원고일부승
주문
판결이유
AI 요약
서울중앙지방법원
결정
* 풋옵션 : 장래의 일정 시기에 계약금액을 행사환율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
* 콜옵션 : 장래의 일정 시기에 계약금액을 행사환율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
* 행사환율 : 옵션 행사시 계약금액에 대하여 적용되는 환율 조건
* KI(넉인) 조건 : 기초자산의 가격, 즉 환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권리가 발생하는 조건
* KO(넉아웃) 조건 : 기초자산의 가격, 즉 환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권리가 소멸하는 조건
* Anytime KO(애니타임 넉아웃) : 시장환율이 관찰기간 동안 1회라도 KO환율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 해당 구간과 그 이후의 구간에 관한 계약이 모두 실효되는 것
나. 신청인은 2008. 1. 25. 피신청인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이하 ‘피신청인 외환은행’이라고 한다)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통화옵션계약(이하 ‘제2계약’이라 하고, 위 제1, 2계약 모두를 가리킬 때에는 ‘이 사건 각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이 사건 각 계약 체결 이후 환율이 계속 상승하여 한 때 1,500원에 육박하였다가 현재 환율은 1,300원 내지 1,400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라. 신청인이 2009. 3. 25.(환율 : 1,365원) 현재 이 사건 각 계약으로 인해 입은 손실은, 제1계약에 기해 약 28억 원(실현손실 약 13억 원, 평가손실 약 15억 원), 제2계약에 기해 약 45억 원(실현손실 약 15억 원, 평가손실 약 30억 원)이다.
2.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
가. 신청인의 주장
신청인은 이 사건 각 계약은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고 한다)에 위반되는 약관조항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무효라고 주장한다.
나. 약관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러므로 먼저 이 사건 각 계약 조항에약관규제법의 적용대상인 약관조항이 들어있는지를 보건대, 약관이라 함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를 불문하고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다수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을 말한다(약관규제법 제2조 제1항). 따라서 구체적인 계약에서 일방 당사자와 상대방 사이에 교섭이 이루어져 계약의 내용으로 된 조항은 작성상의 일방성이 없으므로약관규제법의 규제 대상인 약관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8. 2. 1. 선고 2005다74863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각 계약의 내용 중 주요 계약조건인 계약금액, 행사환율, 옵션행사의 조건이 되는 환율(넉인환율, 넉아웃환율)[1] 레버리지, 계약기간 등은 그 구체적인 내용을 신청인과 피신청인들이 개별적 교섭에 의해 결정한 사실이 소명되므로 이 사건 각 계약 조항이 전체적으로 약관에 해당한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소명되는 이 사건 각 계약의 기본구조에 관한 조항, 즉 ① 기업이 은행으로부터 풋옵션을 매수하면서, 그 대가(프리미엄)를 현금이 아닌 옵션의 매도로[2] 지급하여 제로코스트(Zero Cost)를 실현하는 구조, ② 은행이 취득하는 옵션의 이론적 가격(이하 ‘이론가’라고 한다)을 기업이 취득하는 옵션의 이론가에 비해 크게 설계하여 그 차액 상당을 은행이 마진으로 수취하는 구조(따라서 제로코스트라는 것은 은행과 기업이 취득하는 옵션들의 이론가가 동일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마진이 반영된 옵션들의 대고객 가격이 동일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③ 계약기간 동안 주로 1개[3] 단위로 만기가 도래하는 수 개의 풋옵션과 콜옵션의 묶음으로 이루어진 구조, ④ 환율이 하락하는 경우 은행의 손실범위는 일정액으로 제한되는 반면(넉아웃 조건, Put Spread 형태[4] 계약, EI[5] 조기종결조건), 환율이 상승하는 경우 기업의 손실범위에 대하여는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는 구조 등에 관한 조항은 피신청인들이 다수의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에 의해 미리 마련해 놓은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는 약관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계약 중 약관에 해당하는 조항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경우에 해당하면 무효이고, 특히 그 조항이 기업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하거나, 거래형태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기업이 예상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계약에 따르는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경우에는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할 것이다(약관규제법 제6조).
다. 계약구조에 관한 조항이약관규제법에 위반되는 것인지 여부
1) 이에 약관에 해당하는 이 사건 각 계약의 구조에 관한 조항을 살피건대, ① 환율하락에 따른 피신청인들의 손실은 제한된 반면(신청인의 각 풋옵션에는 모두 넉아웃 조건이 붙어있기 때문이다), 환율상승에 따른 신청인의 손실은 무한대로 확대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점, ② 이 사건 각 계약은 피신청인들이 취득하는 옵션의 이론가를 신청인이 취득하는 옵션의 이론가에 비해 크게 설계하여 그 차액 상당을 피신청인들이 마진으로 수취하는 구조로 되어 있음에도 마치 옵션거래의 대가 지급은 전혀 없는 것 같은 외관으로 되어 있는 점, ③ 시장환율이 일정 환율(넉아웃환율) 아래로 하락하는 경우 신청인이 환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환위험 회피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점 등은 그 구조 자체가 신청인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하거나 계약의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보일 정도로 신청인의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어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2) 그러나 다른 한편, 어느 약관조항이 공정을 잃은 것인지의 여부는 약관조항 자체의 내용뿐 아니라 동일한 계약에 포함된 개별약정의 내용 및 다른 약관조항과의 상호 연관성 등 전체적인 계약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것이고, 특히 이 사건 각 계약처럼 계약당사자의 손익이 장래의 환율변동과 같은 불확정적 요소에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고, 계약의 내용인 대가관계가 그러한 유동적 요소에 대한 예측과 확률 및 위험인수의 개연성을 고려한 총체적 평가에 달려있는 경우에는 사후적으로 실현된 상황을 기준으로 소급하여 계약의 공정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고, 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계약조건이 합리적으로 구성되었는지를 가려야 할 것이다.
3) 그런데 이 사건 각 계약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신청인에게 불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구조에도 불구하고 아래와 같은 점에 비추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① 이 사건 각 계약의 구조는, 신청인과 피신청인들에게 이론적으로 발생 가능한 모든 손익을 대등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환율변동의 확률적 분포를 고려하여 양자의 기대이익을 대등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환율변동의 확률적 분포에 대한 판단이 부적절하여 양자의 기대이익에 현저한 불균형이 생겼다는 이유로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가 됨은 별론으로 하고, 위와 같은 계약의 구조 자체가 신청인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신청인들은 이 사건 각 계약에 따라 시장리스크 관리비용(헤지비용) 및 신청인에 대한 신용리스크 관리비용 등을 부담하게 되는 사실이 소명되고, 한편 피신청인들도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인 이상 이 사건 각 계약 체결을 통해 일정한 수익을 얻는 것은 당연하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신청인들이 수취하는 마진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위 각 계약이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가 됨은 별론으로 하고,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은행이 마진을 취득하도록 한 구조 자체가 신청인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시장환율이 일정 환율 아래로 하락하는 경우 신청인이 환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사실이나, 이 사건 각 계약의 목적이 환율하락에 따른 모든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신청인이 옵션의 행사환율 등 계약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를 감안하여 발생 가능성이 낮은 범위의 환위험은 스스로 감당하기로 하고 가능성이 높은 범주의 위험에 한정하여 환헤지가 가능하도록 하거나, 전체 계약기간을 A/B파트 등으로 구분하여 구간별 위험인수의 대가를 일정부분 상호 교환하는 구조로 설정한 것이므로, 위와 같이 이 사건 각 계약의 구조가 환율변동 상황에 따라 환헤지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는 부분이 있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그 계약조항이 신청인의 본질적 권리를 제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4) 따라서 신청인의약관규제법 위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민법 제104조 위반 여부
가. 신청인의 주장
신청인은 이 사건 각 계약이 신청인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여서 무효라고 주장한다.
나. 판 단
1) 이 사건 각 계약이민법 제104조에 규정된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먼저 객관적으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여야 한다. 이 사건 계약에서 신청인과 피신청인들이 주고 받은 것은 옵션이므로, 양자가 취득한 옵션의 가치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는지 본다(신청인은, 양자가 입었거나 입을 수 있는 손실/이익의 규모를 비교하여 불공정성을 판단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계약의 급부 목적물은 옵션 행사에 따라 발생 가능한 손실이나 이익이 아니라, 옵션 그 자체라고 할 것이므로, 신청인의 위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2) 이 사건 각 계약에서 피신청인들이 취득하는 옵션의 이론가가 신청인이 취득하는 옵션의 이론가에 비해 크게 설계된 점, 그 차액 상당이 피신청인들이 수취하는 마진인 점은 앞서 본 것과 같고, 피신청인 외환은행은 제2계약과 같은 통화옵션계약에서 수취하는 마진의 규모가 자신이 갖는 옵션의 계약금액 총액 대비 0.2% 내지 0.6%(평균 0.33%)라는 점은 자인하고 있다(피신청인 신한은행은 마진의 규모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이 없으나, 제출된 자료 및 심문 전체의 취지, 특히 계약 당시 여러 은행이 이 사건 각 계약과 같은 통화옵션계약의 성사를 위하여 경합하였던 사정 등에 비추어 피신청인 신한은행도 일응 피신청인 외환은행과 비슷한 규모의 마진을 수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3) 신청인은, 신청인이 취득하는 옵션의 이론가와 피신청인들이 취득하는 옵션의 이론가의 차이가 위 비율 정도(피신청인들이 취득하는 옵션의 계약금액 총액 대비 0.2% 내지 0.6%)를 훨씬 초과한다고 주장하나, 양자의 옵션이 위 범위 이상으로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4) 이에 앞서 인정한 정도의 차이만으로도 당사자들의 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피신청인들의 콜옵션 계약금액은 개별 옵션만을 놓고 보면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계약기간이 장기간이어서 그 총액은 상당한바, 신청인과 피신청인들이 취득한 옵션의 이론가의 차이가 위 총액의 0.2% 내지 0.6%라고 한다면 적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은행이 수취하는 마진은, 기업이 계약을 불이행하는 신용위험에 대한 대가 부분으로 기업의 신용도 등에 따라 달라지는 신용스프레드, 계약의 만기가 길어질수록 증가되는 리스크에 대한 대가인 만기스프레드, 파생상품 설계, 교섭, 판매, 사후관리 및 이에 수반되는 인적·물적 자원의 사용에 대한 대가인 업무원가, 은행의 순수이익에 해당하는 순수마진 등을 고려하여 결정되는 점이 소명되는바, 위와 같은 점을 종합하면 신청인과 피신청인들이 취득한 각 옵션의 이론가가 위와 같이 차이가 난다는 사정만으로 양자의 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 점을 소명할 자료가 없다.
다. 따라서 신청인의민법 제104조 위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다만, 피신청인들이 신청인에게 위와 같은 마진의 발생구조 등에 대하여 제대로 고지하지 않으면서 제로코스트라는 점만 강조한 것은 뒤에서 보는 것과 같이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근거가 될 수 있다).
4. 취소권 발생 여부
가. 신청인의 주장
신청인은, 이 사건 각 계약의 체결 과정에서 그 계약 내용이 환위험 회피에 적합하지 아니하고, 환율상승시 신청인이 많은 손실을 볼 수 있으며, 추후 환율이 상승할 것이고, 피신청인들이 취득하는 옵션의 가치가 신청인이 취득하는 옵션의 가치에 비해 현저히 크다는 점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피신청인들이 신청인을 기망하였거나, 신청인이 위 각 사항에 관하여 착오가 있었으므로, 신청인은 이 사건 각 계약을 취소할 수 있고, 실제로 피신청인들에게 취소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계약은 그 효력이 상실되었다고 주장한다.
나. 환위험 회피에 대한 적합성에 관한 사기 또는 착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신청인이 이 사건 각 계약 체결 당시 자신의 풋옵션에 넉아웃 조건이 붙어 있는 점, B파트에서는 신청인의 권리가 현저히 축소되는 점 등을 알고 있었지만 그 대가로 행사환율 등 다른 계약조건들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변경 조정한 사정이 소명된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계약이 환위험 회피에 일부 적합하지 않은 면(환율이 넉아웃환율 이하로 떨어질 경우 기업은 환위험에 노출됨)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계약의 체결이 피신청인들의 사기 또는 신청인의 착오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 환율상승시 손실발생 위험에 관한 사기 또는 착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신청인이 이 사건 각 계약 체결 당시 환율상승에 따라 상당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특히 B파트의 경우 피신청인들이 갖는 콜옵션의 계약금액이 신청인이 A파트에서 갖는 풋옵션 계약금액의 2배여서 신청인의 손실범위가 더욱 커지게 된다)을 알았지만 그러한 환율상승의 확률이 매우 낮다고 판단하여 신청인이 그 위험을 인수한 것으로 보이고, 특히 수출기업에게는 환율하락이 회피의 대상인 환위험이고 환율상승은 오히려 수출기업에게 유리한 면이 있으므로 계약금액이 합당한 범위를 초과하지 않는 이상 기업에게 무제한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계약의 외관상 환율상승시 신청인에게 무제한의 손실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러한 계약을 체결한 것이 피신청인들의 사기 또는 신청인의 착오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라. 환율상승에 관한 사기 또는 착오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피신청인들이 앞으로 환율이 상승할 것을 예견하였으면서도 이를 숨긴 채 신청인으로 하여금 이 사건 각 계약을 체결하게 하였다는 점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므로, 신청인이 피신청인들로부터 장래의 환율에 대한 기망을 당하여 이 사건 각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각 계약 체결 당시 신청인은 원/달러 환율이 계약기간 동안 하락하거나 일정한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변동할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그 이후 실제 상황과 같이 환율이 급등하는 경우에 엄청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까지는 구체적으로 예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착오는 계약의 동기에 관한 착오라 할 것인데, 동기의 착오를 이유로 의사표시를 취소하기 위하여는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을 것을 상대방에게 표시하여 그것이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환율이 일정한 범위 내에서만 변동하는 것을 전제로 이 사건 각 계약을 체결한다는 동기가 피신청인들에게 표시되었다거나, 의사표시의 해석상 그러한 동기가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우므로, 설사 신청인에게 환율변동에 대한 착오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 옵션가치의 불균형에 관한 사기 또는 착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각 계약에 의하여 피신청인들이 취득한 옵션의 객관적인 가치(이론가)에 비하여 신청인이 취득한 옵션의 객관적인 가치(이론가)가 낮고 그 차액에 상응하는 마진이 드러나지 않게 계약 내용에 반영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신청인들은 쌍방의 옵션 가치가 대등하게 구성되어 있고 따라서 프리미엄의 지급 없이 환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의 상품이라는 취지로 신청인에게 계약 체결을 권유한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각 계약 체결 당시의 시점에서 장래의 환율변동 방향과 위험 발생의 가능성, 넉아웃이나 넉인 조건의 도입, 옵션 행사환율의 수치, 레버리지의 설정 및 금액 등 제반 요소를 종합한 옵션의 객관적 이론가가 합리성을 인정할 수 없을 만큼 불균형이라거나 피신청인들이 이 사건 각 계약에 의한 거래를 통하여 취득하게 되는 마진이 일반적인 파생상품 거래의 틀에서 현저히 벗어난 정도로 과도하게 반영되어 있다는 점은 이를 인정할 소명자료가 부족하다. 오히려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각 계약과 같은 환위험 회피를 위한 통화옵션상품의 거래에서 은행이 취득하는 마진은 대개 계약금액의 0.2% 내지 0.6% 정도인 것으로 보이고, 이에 비추어 이 사건 각 계약의 마진율이 계약 체결 여부에 관한 의사결정을 번복하게 할 만큼 통상적인 범주에서 현저히 일탈된 정도는 아니라고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계약의 체결 과정에서 피신청인들이 옵션의 객관적 가치(이론가)와 대고객 가격을 구분하여 제시하지 아니하고 마치 계약서에 기재된 가격이 이론가인 것처럼 가장한 점은 인정되지만, 그것이 계약 전체를 기망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하여 취소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렵고, 계약의 중요부분에 관한 착오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한 신청인의 취소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해지권 발생 여부
가. 신청인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각 계약은 계속적 계약으로서, 그 계약 체결의 기초가 되었던 원/달러 환율의 내재변동성(implie[6] volatility)이 계약 성립 이후 현저히 변경되었고, 이러한 사정의 변경은 당사자가 예견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당사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생겼으며, 계약 내용대로 구속력을 인정한다면 남은 계약기간 동안 신청인에게 약 45억 원 상당의 거래손실이 예상되어 신의칙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가 된다. 또한, 이 사건 각 계약에는 위와 같은 사정변경을 고려하여 계약조건을 변경하거나 계약을 조기에 종결하여 환율의 변동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결여되어 있다. 이러한 여러 사정에 비추어 신청인은 신의칙에 의하여 장래를 향하여 이 사건 각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실제로 피신청인들에게 해지통고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계약은 모두 적법하게 해지되었다.
나. 판 단
1) 기록에 의하면, 신청인은 아직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구간의 옵션에 대해서는 청산금을 지급하면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으[7] 보이므로, 신청인이 이 사건에서 주장하는 해지권은 위와 같은 청산금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 해지권이라고 보고 판단한다.
2)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신청인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각 계약 이후 원/달러 환율의 내재변동성이 증가된 점, 이러한 사정의 변경이 당사자가 예견할 수 없었고, 당사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생긴 점, 계약 내용대로의 구속력을 인정할 경우 향후 환율이 하락하지 않는다면 남은 계약기간 동안 신청인 주장과 같이 많은 거래손실이 예상되는 점 등은 인정된다.
3) 그러나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는 계약의 구속력을 배제하고 신청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해지권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① 이 사건 각 계약의 구조상 신청인이 취득하는 옵션가치의 총합과 피신청인들이 취득하는 옵션가치의 총합은 일견 대등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신청인이 취득하는 옵션은 각 계약 초기 혹은 A파트에 속한 것이 가치가 높은 반면(제2계약의 경우 A파트에서는 신청인만 권리를 갖게 되어 있고, 제1계약의 경우에도 신청인의 풋옵션의 가치는 뒤로 갈수록 줄어들게 되어 있다), 피신청인들이 취득하는 옵션은 각 계약의 후반부 혹은 B파트에 속한 것이 가치가 높게 설정되어 있어 전체 계약기간에 걸쳐 정상적으로 계약관계가 지속되는 것을 전제로 거래대상인 양쪽 옵션의 균형이 맞춰지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계약기간이 진행중인 현시점에서 신청인에게 해지권을 인정하여 장래에 향하여 계약의 효력을 소멸시킬 수 있도록 하면, 전체 계약기간에 걸쳐 양자의 옵션가치의 합이 동일하도록 설계된 이 사건 각 계약의 등가성이 깨어지게 된다.
② 향후 계약기간 동안 환율변동의 방향과 폭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현재시점의 환율이 계약 체결 당시의 예측치를 크게 상회한다고 하여 장래에도 그 상태가 지속 또는 악화되리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데, 현재 환율의 수준만을 기준으로 장래기간의 계약 전체의 효력을 소멸시키는 것은 합리성이 없다.
③ 수출기업에게는 환율하락이 회피의 대상인 환위험이고 환율상승은 오히려 유리한 면이 있다. 따라서 기업이 적절한 범위(월별 평균 외화수입 총액에서 외화지출 총액을 뺀 잔액의 범위) 내의 금액을 한도로 통화옵션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환율이 상승하더라도 은행의 콜옵션 가액에 상응한 환차익{= 콜옵션 계약금액 × (시장환율 - 행사환율)}을 얻지 못하게 될 뿐이고 콜옵션 계약금액을 초과하여 보유하게 된 외화수입액에 대해서는 오히려 직접적인 환차익을 누리게 된다. 따라서 기업회계 전체로는 시장환율과 행사환율의 차이에 해당하는 부분 전부가 현실적인 손실이 되는 것은 아니고, 환차익을 얻는 규모가 콜옵션 계약금액을 초과하는 외화보유액으로 줄어들 뿐이다. 이에 비추어 환율상승이라는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하여 당연히 이 사건 각 계약의 효력을 유지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기업이 수출대금 등 외화 예상수입액과 대비하여 레버리지까지 고려한 적정범위를 초과한 금액으로 콜옵션을 매도한 경우(이른바 ‘오버헤지’의 경우) 또는 계약 이후 수출실적의 급격한 저하 등으로 외화수입 예측 자체가 빗나간 경우에는 이 사건 각 계약과 같은 통화옵션계약을 이행하려면 외화보유액을 초과하는 옵션 금액에 상응하는 현실적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지만, 이는 환율변동이라는 사정변경이 원인이 아니라 옵션규모를 과도하게 책정하여 계약을 체결한 점 또는 수출시장의 환경변화에 기인한 것이므로 이런 경우에까지 통화옵션계약의 해지권을 인정할 수는 없다. 신청인의 경우에도 이 사건 각 계약 체결 당시 수출 등으로 인한 외화수입액이 월평균 약 100만 달러(수입거래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주장이 없으나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도로서 피신청인들의 콜옵션 계약금액 합계액과 비슷한 수준이므로 계약금액의 규모 자체로 해지권을 인정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신청인 스스로도 최근 세계 반도체 경기의 침체로 수출이 줄어 외화수급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하므로, 결국 환율상승보다는 수출시장의 경기악화가 신청인이 입게 된 손실의 직접적 원인이라 할 것이니, 이러한 사정변경을 이유로 이 사건 각 계약의 해지권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④ 피신청인들은 신청인과 이 사건 각 계약을 체결한 이후 위 계약에 따라 부담하게 되는 위험을 회피하기 위하여 반대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다만, 반대거래가 개별 통화옵션거래마다 그에 상응하여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피신청인들 내부에서 각각의 반대되는 위험이 상쇄되고 남은 범위에서 반대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만일 이 사건 각 계약에 대한 아무런 청산 없는 해지를 인정하게 될 경우, 피신청인들로서는 신청인에게 이 사건 각 계약에 따른 권리는 행사하지 못하는 반면, 반대거래의 당사자에게 반대거래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므로 피신청인들이 일방적인 손실을 입게 된다. 즉, 이 사건 계약의 이행으로 신청인이 거래손실을 입는다고 하여 그것이 곧바로 피신청인들의 이득으로 귀결되지는 아니하는 구조이므로 계약 내용대로 구속력을 인정한다고 하여 피신청인들이 부당한 이득을 얻는다고 볼 수는 없다.
6. 적합성 원칙 또는 설명의무 위반 여부
가. 신청인의 주장
신청인은 피신청인들이 이 사건 각 계약 체결 과정에서 적합성 원칙 및 설명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비록 신청인과 피신청인들 사이에 형식적으로 계약이 체결되었다 하더라도 그러한 계약의 실질이 신청인의 신뢰에 반하는 것이어서 위 각 계약에 따른 피신청인들의 권리행사는 신의칙에 기해 부정되어야 한다거나, 이 사건 각 계약이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적합성 원칙 위반
1) 통화옵션계약에서의 적합성 원칙
가) 장외 파생상품시장에서 거래되는 이 사건 각 계약과 같은 통화옵션계약은 외환시장의 거래원리, 환율변동의 전망, 옵션가치의 평가 등 다양한 정보와 전문지식을 활용한 고도의 첨단 금융기법에 의해 개발된 새로운 형태의 계약으로서, 금융 비전문가인 기업으로서는 계약의 내용, 구조, 위험 등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전문가인 은행은 신의칙에 기한 계약상의 부수의무로서, 거래상대방인 기업의 영업속성, 재무상황, 금융거래 수준, 당해 거래의 목적, 상품에 대한 이해 정도, 위험관리 능력, 상품의 종류 등을 고려하여 적합한 거래를 제안하여야 하고, 만일 기업이 적합하지 않은 거래조건을 요구할 경우 그 위험을 명확히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이하에서는 이를 ‘적합성 원칙’이라[8] 한다).
나) 특히, 이 사건 각 계약은 제로코스트라는 구조로 인해 당장 현금으로 거래 대가(프리미엄)를 지급해야 하는 부담이 없기 때문에 첨단 금융거래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이 은행에 비해 부족한 기업으로서는 자신이 취득하는 풋옵션의 조건을 유리하게 받는 것, 특히 풋옵션의 행사환율을 높이는 데에만 집착한 나머지, 풋옵션 행사조건의 실현가능성이나 은행이 취득하는 콜옵션에 따른 부담의 정도와 위험 등에 대해서는 신중한 고려를 하지 못하고 간과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기록과 심문 전체의 취지에 나타난 이 사건 각 계약과 같은 통화옵션계약의 실제 체결 과정을 보더라도, 기업은 향후의 환율 ‘하락’에 대비한 환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거래를 도모하기 때문에 그러한 환율 ‘하락 상황’에서 작동되는 풋옵션의 행사환율을 높여 이익을 키우는 데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환율상승 등 반대상황에 대해서는 진지한 고려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계약의 본래 목적인 환위험의 회피라는 관점에서 보면 풋옵션의 행사조건이 실현될 수 있는 개연성이 너무 낮게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계약조건의 타당성 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를 하지 아니하고, 나아가 기업이 취득하는 풋옵션에 대한 대가로서 은행에 매도하는 콜옵션의 행사조건과 그로 인해 부담하게 되는 위험의 정도에 대해서도 별로 주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에 이른 데에는 기업의 경솔함이나 판단 잘못도 있지만, 은행 측 담당자들이 단순 선물환거래에 비해 높은 영업수익 실적을 올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기업에 대하여 제로코스트 거래 구조라는 점은 집중 강조하면서도 발생 가능한 위험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외면하는 등 일부 조장한 측면도 있다고 판단된다.
다) 따라서 은행은 기업에게, 은행이 갖는 콜옵션의 최대 계약금액이 기업의 평균적인 외화 순유입액(외화수입액 - 외화지출액) 또는 기업이 감수할 수 있는 범위를 넘지 않도록 제안하여야 하고, 기업이 자신의 외화수급 현황을 예측할 수 있는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계약기간을 제안하여야 하며, 계약의 구조 자체(특히 A/B파트 구조)에서 환투기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환위험 회피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제안하여야 한다.
2) 이 사건의 경우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각 계약의 계약금액은 계약 당시 신청인의 월 수출액이 100만 달러를 상회하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특별히 과다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나, 계약기간이 모두 2년으로서 장기간인데, 그 기간 동안의 수출시장 전망이나 외화수급 현황이 안정적 기조로 유지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는 특별한 사정에 대한 소명이 없다. 또한, 위 각 계약은 모두 A/B파트 구조로 되어 있는바, 신청인은 주로 A파트에서만 환위험을 회피할 수 있을 뿐 B파트에서는 행사환율과 넉아웃환율 사이의 간격이 10원 또는 2원에 불과하여 환위험 회피의 효과는 거의 달성할 수 없는 반면, B파트에서의 피신청인들의 콜옵션 계약금액은 A파트에서의 신청인의 풋옵션 계약금액의 각 2배이고, 제2계약의 경우 계약기간이 A파트는 8개월인데 B파트는 16개월이나 되어 환율상승시 신청인의 손실이 크게 확대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위와 같이 이 사건 각 계약은 신청인과 같이 환위험 관리능력이 부족한 중소 수출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거래손실의 위험성을 안고 있으면서도 그러한 위험을 간과할 개연성이 높은 구조적 특징으로 인하여 신청인의 거래목적에 적합하지 아니한 측면이 있음에도, 피신청인들은 그 위험성을 명확히 고지하였다기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인 판촉활동 등을 통하여 신청인의 계약 체결을 조장하였다는 점에서 적합성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설명의무 위반
1) 통화옵션계약에서의 설명의무
가) 은행이 일반 기업 고객과 환헤지 상품이나 장외 파생상품 등 전문적인 지식과 분석능력이 요구되는 금융거래를 할 때에는 상대방이 그 거래의 구조 및 리스크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거래에 내재된 위험요소 및 잠재적 손실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인자 등 거래상의 주요 정보를 적합한 방법으로 고지할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다.
나) 특히, 이 사건 각 계약처럼 넉인, 넉아웃 조건 등 복잡한 부가조건이 붙은 통화옵션계약은 통상적인 금융거래나 외환 선물거래의 경우와 다른 여러 가지 특수성이 있다. 즉, ① 본질적으로 수익을 얻기 위한 투자계약이 아니라 수출기업의 환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보수적인 성격의 계약이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업으로서는 그 계약을 통해 적극적인 위험인수를 할 의사는 없다고 할 것이지만, 계약조건을 구성하기에 따라서는 자칫 투기적인 모험으로 흐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 ② 계약의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비정형적이어서 일반 수출기업이 모든 계약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고, 심지어 그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은행의 담당자들조차도 계약의 구조와 내재된 위험요소를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사전 인지교육이 필요하다. ③ 은행이 취득하는 콜옵션의 계약금액이 상당히 크고, 계약기간 또한 2년 내지 3년으로 장기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계약조건을 잘못 설정할 경우(콜옵션 계약금액이 기업의 예상 외화 순유입액을 초과하는 경우 등) 기업이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으므로, 기업에게 자신의 향후 경영상황을 신중하게 판단한 후 계약조건을 결정할 수 있도록 주지시켜야 할 필요성이 크다. ④ 기업은 그 계약으로 환위험을 회피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더 큰 환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음에도, 제로코스트라는 계약 구조상 당장의 비용 지출이 없어 장래에 부담하게 될 의무나 위험을 간과하거나 과소평가하게 될 개연성이 높다.
다) 따라서 은행은 이 사건 각 계약과 같은 통화옵션계약을 체결하려면 계약 체결 이전에 기업에게 다음과 같은 사항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충실하게 설명하고 이해시킬 의무가 있다.
① 통화옵션계약의 기본 구조 : 옵션의 의미, 기업과 은행이 취득하게 될 옵션의 내용(특히 은행의 콜옵션 행사에 의해 기업이 어떠한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지), 양자가 취득한 옵션가치의 총합이 동일하게 설계되었다는 것의 의미, 각 옵션에 부가된 조건(넉아웃 조건, 넉인 조건, 애니타임 넉아웃 조건, EIV 조기종결조건, 레버리지 등)의 정확한 의미, A/B파트로 나뉘어져 있는 경우 각 구간별 계약조건, 상품구조가 환위험 회피라는 본래의 목적에 어느 범위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어느 범위에서 취약성을 가지는지 등을 설명하여야 한다.
② 통화옵션계약에 의하여 회피되는 환위험의 범위 : 환위험이 회피되는 환율구간(넉아웃 조건이 있는 경우나 풋 스프레드 형태의 경우에는, 넉아웃환율과 행사환율 사이의 구간에 대해서만 환위험이 회피되고, 넉아웃환율 아래의 구간에 대해서는 환위험이 회피되지 않거나 제한된 금액만을 지급받게 된다는 점) 및 금액범위(EIV 조기종결조건이 있는 경우에는 기업이 통화옵션계약에 기해 취득한 이익이 일정금액에 이르면 계약이 조기에 종결되어 그 이후에는 환위험을 회피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 대하여 설명하여야 한다.
③ 기업이 계약 체결로 인하여 새롭게 부담하게 되는 위험의 발생 가능성 및 정도 : 기업이 환위험 회피의 대가로 새로운 위험을 부담하게 되고 그 위험의 정도가 회사 재정에 결정적인 부담을 지울 수도 있다는 사정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향후 환율이 상승하는 경우에는 기업에게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계약금액이 기업의 평균적 외화 순유입액을 초과할 경우(소위 ‘오버헤지’의 경우)에는 그 손실범위가 무제한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설명하고 인식시켜야 한다.
④ 계약관계에서 탈퇴하는 방법 : 계약기간이 대부분 장기간이므로, 기업이 계약기간 중간에 계약에서 탈퇴할 수 있는지 여부, 탈퇴하고자 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탈퇴해야 하는지, 탈퇴 후 어떠한 권리·의무를 부담하는지, 특히 잔여기간에 대한 청산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청산금은 어느 정도로 부담하게 되는지를 설명하여야 한다.
⑤ 옵션에 관한 가격정보 : 이 사건 각 계약과 같은 통화옵션계약은 본질적으로 옵션의 상호매매의 성질을 가지므로 그 거래목적물의 가격구조, 즉 기업과 은행이 취득하는 개별 옵션의 평가가격에 관한 구조와 은행이 취득하는 마진이 그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는 점 및 마진의 기본적인 산정방식(은행이 취득하는 옵션의 계약금액 총액에 일정 범위의 마진율을 곱하여 산출된다는 점 등)을 알려 주어야 한다(실제로 기업들은 환율이 상승하여 은행이 콜옵션을 행사한 경우에야 비로소 은행이 마진을 취득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은행은 전혀 수익이 없거나 환전 수수료 정도의 마진만을 취득한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라) 한편, 위와 같은 내용을 설명하는 방식도 다음과 같은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① 설명의 시기는 계약 체결 이전이어야 한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간단한 설명과 함께 전화통화로 계약을 체결한 후 거래확인서나 위험고지서를 팩스로 보내는 정도로는 위 계약에 의해 기업이 부담하는 의무의 정도나 기간에 비추어 부적절하다. ② 설명의 형식은 관계자를 대면하거나 서면, 전자우편 등 정식의 문서 형태에 의해야 하고,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끔 충분히 알려주어야 하며, 전화상담 형식으로 기업측에서 궁금해 하는 사항에 대해서 답변하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또한, 외국어로 되어 있거나 알기 어려운 투자관련 전문용어로 되어 있는 문서를 교부하는 것만으로는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 ③ 환헤지 상품에 관한 기업의 종전 거래경험, 기업규모와 인적 구성 등에 비추어 본 환거래의 위험에 대한 인식 정도, 기업의 일반적인 재무상황 및 수출전망 등을 고려하여 설명의 정도를 달리하여야 한다.
2) 이 사건의 경우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이 소명된다.
가) 제1계약의 경우
① 제1계약의 기본계약인 통화옵션거래약정서(소갑 제1호증)에는 각종 용어의 정의, 옵션거래 이행 방법과 지급 방법, 채무불이행 관련 규정, 계약의 해지와 정산, 통화옵션거래의 체결방식, 상계 등 계약의 주요 내용이 모두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그 약정 체결 과정에서 위 피신청인이 신청인에게 위 주요 사항들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설명하고 상대방이 충분히 이해하였는지를 확인한 바는 없고, 단지 서류상 필요한 부분에 신청인의 날인만 형식적으로 받은 것으로 보인다(위 거래약정서에는 신청인의 법인 인감이 3회 날인되어 있기는 하나, 날인이 필요한 곳에 사선을 그어 표시를 한 양식을 제시하고 일괄하여 날인만 받은 것으로 보인다).
② 신청인과 피신청인 신한은행이 제1계약 체결 후 작성한 통화옵션거래 확인서(소갑 제2호증)에는 기본적인 거래조건 및 거래대상인 옵션의 대고객 가격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신청인이 위 계약의 체결로 인하여 새롭게 부담하는 위험(환율상승시 손실이 무제한 확대될 수 있다는 점, 기업의 외화 순유입액이 계약금액에 이르지 못할 경우 실질적인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 계약기간이 장기간이어서 향후 수출입 전망이 불투명할 경우 더 큰 위험을 부담하게 된다는 점 등)에 관하여 아무런 고지가 없고, 피신청인 신한은행이 위 계약에 의해 취득하는 마진의 구조 등에 관하여도 아무런 설명이 없다.
③ 피신청인 신한은행이 신청인에게 제공한 장외파생상품거래 위험고지서(소을가 제10호증의 2)는, 그 수령확인서(소을가 제10호증의 3)가 2007. 11. 30. 작성된 것에 비추어, 제1계약 체결 후에 교부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위 위험고지서의 내용은 장외파생상품에 관한 일반적인 위험에 관한 것이어서, 제1계약에 내재한 개별적 위험을 고지하는 서류가 되지 못한다.
④ 피신청인 신한은행은 제1계약 체결 무렵 ‘USD매도 헤지전략’(소을가 제15호증의 1), ‘환위험관리의 개념 및 필요성’(소을가 제15호증의 2) 등 서류도 신청인에게 제공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피신청인이 주장하는 시기에 위 서류를 제공한 사실을 소명할 아무런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서류의 내용만으로 제1계약에 내재한 위험을 고지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⑤ 오히려 피신청인 신한은행은 제1계약 체결일인 2007. 11. 6. 신청인에게, ‘700원대 환율도 멀지 않았다’는 제목의 서류(소갑 제15호증)를 제시하며, 환율하락에 대한 낙관적 예측만을 강조하여 신청인으로 하여금 환율상승에 따른 위험을 간과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나) 제2계약의 경우
① 제2계약과 관련하여 작성된 서류들인 거래제안서(소을나 제1호증), 통화옵션거래 약정서(소갑 제3호증), 통화옵션거래 계약서(소을나 제4호증의 1), 통화옵션 텀 쉬트(Term Sheet, 소갑 제4호증)는 모두 팩스로 전송하여 작성되었으며, 이에 비추어 사전에 계약조건에 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을 하고 상대방이 정확하게 이해하였는지를 확인하는 조치는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② 위 서류들 중 거래제안서(소을나 제1호증)에는 제2계약의 위험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그 역시 제2계약 체결(제2계약은 소을나 제3호증 녹취록의 기재에 의할 때, 같은 날 11:33경 전화통화로 체결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 교부된 것으로 보이므로 계약 체결 전 위험고지라고 보기는 어렵다. 즉, 위 제안서의 날짜(date)란에는 “08. 1. 23.”로 기재되어 있어 일응 제2계약 체결 이전에 고지된 것처럼 되어 있지만, 같은 서류에 표시된 팩스 전송시각을 보면, 피신청인 외환은행이 신청인에게 위 서류를 보낸 것은 2008. 1. 25. 16:46경이고 신청인이 거기에 서명날인을 하여 회송한 것은 1. 28. 10:48경으로, 모두 계약 체결 이후에 사후적인 서류 구비절차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 그 이전에 그 제안서에 기재된 고지사항의 내용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이해시켰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③ 또한, 위 거래제안서(소을나 제1호증)에 기재된 위험고지만으로는 제2계약에 의해 신청인이 새롭게 부담하는 위험과 관련한 충분한 설명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 내용 자체로 환율상승시 손실이 무제한 확대될 수 있다는 점, 기업의 외화 순유입액이 계약금액에 이르지 못할 경우 실질적인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 계약기간이 장기간이어서 향후 수출·입 전망이 불투명할 경우 더 큰 위험을 부담하게 된다는 점 등에 대한 아무런 구체적인 설명이 없고, 다른 방식으로 그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졌다는 소명도 없다.
다) 피신청인들의 설명의무 위반
위 가),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신청인들은 이 사건 각 계약의 구조와 특성, 신청인이 부담할 위험의 내용과 정도 등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개별적으로 사전에 상대방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신청인은 이 사건 각 계약 체결 이전에 통화옵션거래의 경험이 많지 않았고(피신청인 신한은행과 사이에 3건 정도 통화옵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각 계약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한 신청인 대표이사 예태환도 본건과 같은 장외 파생상품에 관한 전문성이나 사전 지식이 많지는 않았던 점이 인정되므로,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각 계약의 체결 과정에서 피신청인들은 전문 금융기관으로서 해야 할 설명의무를 다 했다고 보기 어렵다.
라. 적합성 원칙 및 설명의무 위반의 효과
이상에서 본 것과 같이 피신청인들이 이 사건 각 계약의 체결 과정에서 적합성 원칙 및 설명의무를 위반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각 계약의 전체 구조로 볼 때 환헤지 상품으로서는 전혀 부적합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단지 상품구성에 있어서 본래의 계약 목적에 좀 더 충실할 수 있는 거래조건에 대한 고려를 소홀히 한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며, 여러 가지 면에서 설명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점은 계약 체결 과정의 부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그 때문에 계약의 효력 자체를 부인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되므로 위와 같은 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각 계약이 무효가 된다거나 피신청인들의 권리행사가 신의칙에 기해 부정되어야 한다는 신청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만, 피신청인들의 위 각 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신청인이 입은 손해에 대해서는 피신청인들이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바, 그 구체적인 책임범위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다.
7. 피보전권리에 관한 결론
가.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계약이 무효라거나, 취소·해지로써 실효되었다는 신청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지만, 피신청인들이 계약 체결 과정에서 신의칙상 인정되는 적합성 원칙 및 설명의무를 위반한 점은 소명된다. 또한, 이 사건 각 계약 체결 이후 신청인의 기대와 반대로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함으로써 피신청인들이 취득한 옵션의 행사조건이 성취되고 그로 인하여 신청인은 당초 예상한 범위를 훨씬 상회하는 채무를 부담하게 되었는바, 만일 피신청인들이 적합성 원칙 내지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였더라면 신청인으로서는 적어도 행사환율이 다소 낮아지는 등의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환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폭등하는 경우에 대비한 손실제한 장치를 마련했으리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신청인의 채무 중 일부는 피신청인들의 위와 같은 적합성 원칙 및 설명의무 위반과 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로 볼 수 있다.
나. 한편, 이 사건에서 신청인은 피신청인들의 위와 같은 적합성 원칙 및 설명의무 위반 등을 근거로 피신청인들의 옵션채무 이행청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그와 관련한 권리관계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고, 그러한 다툼은 이 사건 각 계약에서 정한 매 단위 구간(tranche) 종료시마다 계속적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신청인과 피신청인들의 권리의무의 범위가 확정될 때까지 이 사건 각 계약과 관련한 권리관계에 관한 임시의 지위를 정해 줄 것을 청구할 수 있는 신청인의 피보전권리는 인정이 된다.
다. 다만, 신청인이 취득하는 손해배상채권은 이 사건 각 계약의 체결 목적과 구조에 비추어 피신청인들이 취득한 콜옵션 행사에 의한 채무 전부에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비록 피신청인들에게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위반의 사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계약 이후 환율이 하락하여 신청인이 이익을 얻었다면 그로 인한 손해는 없는 것이고, 또한 환율상승으로 피신청인들이 콜옵션을 행사하였더라도 계약 당시 예측할 수 있었거나 계약 내용상 감당할 것이 당연히 예정된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환율변동으로 인한 손해는 위 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신청인들의 적합성 원칙 또는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신청인이 입게 된 손해는 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신청인도 감수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 환율상승의 상한(이하 ‘한계환율’이라고 한다)을 초과한 부분에 상응하는 거래 손실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이 사건 각 계약에서 정한 각 단위 구간(tranche)의 만기일에 피신청인들이 콜옵션을 행사하고, 결제일의 최초 대고객 전신환 매도율(이하 ‘결제환율’이라[9] 한다)이 한계환율을 초과할 경우에 한하여 손해가 발생한다고 볼 것이며, 그 손해액은 “계약금액 × (결제환율 - 한계환율)”의 산식으로 산출한 금액이 되고, 그 중 신청인의 과실 비율만큼을 공제한 나머지가 최종 손해배상채권 금액이 될 것이다.
라. 위 한계환율과 과실상계의 비율은 최종적으로 본안 재판에서 가려져야 할 것이지만, 보전소송 과정에서 제출된 자료와 심문을 통하여 나타난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신청인도 이 사건 각 계약을 체결할 당시의 환율을 기준으로 일응 130% 정도까지는 그 위험을 감내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기준을 초과하는 환율상승에 따른 손실은 피신청인들의 적합성 원칙 및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의 범주에 속한다고 할 것이니 그 범위에서 이 사건 신청은 피보전권리가 인정된다(과실상계의 비율은 보전소송에서 쟁점으로 다투어지거나 심리된 바가 없는 사항이므로 일응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되는 손해액 전부에 대하여 피보전권리를 인정한다).
8. 보전의 필요성
가. 판단 기준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은 다툼 있는 권리관계에 관하여 그것이 본안소송에 의하여 확정되기까지 사이에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가 있을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는 응급적·잠정적인 처분이고, 이러한 가처분이 필요한지는 당해 가처분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른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 관계, 본안소송의 승패의 예상, 기타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법원의 재량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 10. 14.자 97마1473 결정 등 참조).
이 사건 각 계약과 같은 경우, 보전의 필요성은 ① 본안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매 단위 구간이 만료될 때마다 발생하는 옵션채무의 전액을 지급하게 하고 손해배상은 차후에 정산하게 하는 것이, 기업의 재무 상황 및 외화수급 현황에 비추어 기업에게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을 초래하는지 여부, ② 은행의 의무 위반 정도(은행에게 적합성 원칙이나 설명의무 위반의 점이 일부 소명된다 하더라도, 그 위반 정도가 경미하여 이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를 인정하기 힘들거나 기업에게 아주 적은 금액의 손해배상채권만이 인정될 것으로 보이는 사건에서는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울 것이다), ③ 계약의 잔여기간, ④ 기업에게 패스트트[10] 프로그램 등 금융 지원이 가능한지 여부 및 그 규모, ⑤ 계약 당시 상황에 비추어 기업이 예상할 수 있었던 인수 위험의 범위, ⑥ 이 사건 각 계약의 이행 정도(이 사건 각 계약에 따라 이미 발생한 의무 중 기업이 이행한 부분과 이행하지 않은 부분), ⑦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은행이 반대거래로 인하여 입게 되는 손실, ⑧ 위험 증가나 손해 확대에 대한 기업의 책임 정도, ⑨ 은행의 사후적 손실 확대 방지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것이고, 그러한 보전의 필요성의 정도에 따라 가처분신청의 인용 여부 및 범위가 정해지게 된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의 경우
기록에 의하면 신청인은 반도체 경기 악화,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최대 수출처인 미국 베리안 사의 주문량이 줄어드는 등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바(사단법인 한국무역협회장 명의의 수출실적의 확인 및 증명발급신청서에 의하면, 2007년 수출액은 약 1,215만 달러였으나, 2008년 11월까지 수출액은 약 339만 달러로 급감하였다), 현재의 시장환율이 1,300원 이상인 상황에서 이 사건 각 계약에 따라 매월 100만 달러를 900원 내지 932원에 매도할 의무를 이행하려면, 수출에 의한 외화유입액을 훨씬 초과하는 금액의 달러를 별도 확보하는 데 매월 수억 원의 현실적인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고, 이러한 손실은 신청인의 영업 규모(신청인의 2007년 영업이익은 약 7억 원, 2008년 영업이익은 약 4억 원에 불과하다)나 재무상황(신청인은 2008. 12. 31.을 기준으로 유동성 비율이 75.16%에 불과하고, 부채비율이 225.3%에 이른다) 등에 비추어 견디기 힘든 정도로 과다한 것으로 보이며, 이 사건 각 계약의 잔여기간이 8개월, 10개월로 짧지 않다는 점도 고려할 요소이다.
아울러 이 사건 각 계약 체결 당시 신청인에게 환투기의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반면, 앞서 본 것과 같이 피신청인들의 적합성 원칙 및 설명의무 위반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피신청인들이 신청인의 손실 확대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
이에 비추어 일응 이 사건 각 계약에 따른 피신청인들의 신청인에 대한 권리행사를 제한할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이 되나, 앞서 본 피보전권리의 범위 및 반대거래를 행한 피신청인들의 이익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피신청인들의 콜옵션 행사에 의한 권리행사는 한계환율(이 사건 각 계약의 체결 당시 환율의 130%) 이하 부분에 대해서는 계약 내용대로 인정하고, 그 환율을 초과하는 부분의 옵션채권 부분에 대해서는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권리행사를 정지함이 상당하다(결국, 결제환율이 한계환율을 넘지 않는 경우에는 신청인은 이 사건 각 계약상 의무를 모두 이행하여야 하며, 결제환율이 한계환율을 넘는 경우에도 한계환율까지의 의무는 이행하여야 한다).
따라서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이 사건 각 계약에서 각 단위 구간의 만기일에 피신청인들이 콜옵션을 행사하고, 결제환율(결제일 최초 대고객 전신환 매도율)이 각 한계환율(제1계약의 경우 1,180.14원, 제2계약의 경[11] 1,230.45원)을 초과한 경우, 피신청인들은 위 콜옵션 행사에 따른 신청인의 의무 중, 결제환율이 한계환율을 초과함에 따라 발생한 채무 부분{원화 표시로는 “계약금액 × (결제환율 - 한계환율)”에 해당하는 금액, 달러 표시로는 “계약금액 × (결제환율 - 한계환율) ÷ 결제환율”에 해당하는 달러}에 대한 이행을 청구하여서는 아니 되며, 그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가압류 등 보전처분, 상계권 행사, 신용등급조정, 신용불량자 등재 기타 신청인에게 불이익한 일체의 처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9. 결 론
그렇다면 신청인의 이 사건 신청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담보제공을 조건으로 인용하고, 나머지 신청은 이유 없어 기각한다판사 박병대(재판장) 이국현 임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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