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판결이유

AI 요약

주식매매계약서 위조 사건: 묵시적 위임에 따른 무죄 판결

결과 요약

  • 피고인들은 피해자 명의의 주식매매계약서를 위조하여 행사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음.

사실관계

  • 피고인 1은 한라건설 회장, 피고인 2는 한라그룹 기획실장으로, 한라그룹 구조조정 업무를 총괄함.
  • 공소사실 가: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1999. 12. 17.경 피해자(공소외 1)의 한라콘크리트 주식 25,740주를 RH시멘트에 양도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서를 위조하고 행사함.
  • 공소사실 나: 피고인 2는 1999. 12. 7. 피해자의 한라시멘트 주식 710,719주를 안병희, 최순기, 서학수에게 양도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서 3통을 위조하고 행사함.
  • 피고인들은 피해자로부터 사전 승낙이나 위임을 받지 않았으나, 피해자의 아버지(공소외 2, 한라그룹 명예회장)의 지시에 따라 계약서를 작성하였으므로 정당한 권한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함.
  • 피해자 주식 취득 및 관리 경위:
    • 한라시멘트 주식: 1986년 공소외 2의 지시로 공소외 1에게 토지 소유권이 이전되었고, 1988년 공소외 2의 지시로 유상증자 신주 40만 주가 공소외 1에게 배정되었으며, 인수대금은 만도기계 매도 대금으로 납입됨. 이후 무상증자로 710,719주가 됨.
    • 한라콘크리트 주식: 1997년 공소외 2의 지시로 공소외 1의 한라시멘트 주식 배당금으로 22,000주가 공소외 1 앞으로 배정되었고, 이후 주식배당으로 25,740주가 됨.
    • 주식 관리상황: 이 사건 주식들은 그룹 기획실에서 보관 및 관리되었고, 공소외 2의 지시에 따라 처리되었음. 피해자는 주식 배당금을 수령하거나 주주총회에 참석한 적이 없으며, 1995년 그룹 경영에서 물러난 후에도 주식 반환을 요구한 적이 없음.
  • 주식매매계약서 작성 경위:
    • 한라시멘트 주식: IMF 사태로 한라시멘트가 부도나자, 공소외 2의 지시에 따라 소액주주 비난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 명의의 주식을 안병희, 최순기, 서학수에게 명의신탁하는 형식으로 계약서가 작성됨.
    • 한라콘크리트 주식: 한라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RH시멘트가 한라콘크리트를 분리하여 증자하는 과정에서, 증여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공소외 2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 명의의 주식을 RH시멘트에 양도하는 형식으로 계약서가 작성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사문서 위조 및 행사죄의 성립 여부 (묵시적 위임 및 범의 유무)

  • 쟁점: 피고인들이 피해자로부터 사전 승낙이나 동의 없이 주식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음에도, 계약서 작성을 지시한 공소외 2에게 이 사건 주식들에 대한 관리처분권이 묵시적으로 위임되었는지 여부 및 피고인들에게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
  • 법리: 사문서 위조죄는 작성권한 없는 자가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여 문서를 작성하는 경우 성립하며, 문서의 내용이 진실하더라도 작성권한이 없으면 위조에 해당함. 다만, 명의인의 묵시적 승낙이나 위임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조가 아님. 또한, 범의는 고의를 의미하며, 행위자가 자신의 행위가 위법하다는 인식이 없었거나, 그 인식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범의가 부정될 수 있음.
  • 법원의 판단:
    • 묵시적 위임 인정:
      • 이 사건 주식들은 피해자가 재산을 출연하여 매수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인 공소외 2의 배려와 재원으로 이루어졌음.
      • 주식 취득의 목적은 피해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주려는 목적보다는 그룹 회장 개인에게 주식이 집중되는 것을 막고 명의를 분산하려는 목적이 컸음.
      • 한라그룹 계열사 주식은 공소외 2, 피해자, 피고인 1에게 나누어져 있었으나, 보관 및 관리는 그룹 기획실에서 일괄적으로 공소외 2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졌고, 피해자는 이에 반대한 적이 없음.
      • 피해자가 1995년 그룹 경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이 사건 주식들에 대해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거나 반환을 요구한 사실이 없음.
      • 결론: 위와 같은 사정들과 공소외 1과 공소외 2의 인적 관계 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서 작성 당시 명시적으로는 아니지만 적어도 묵시적으로는 공소외 2가 이 사건 주식들에 관하여 관리 및 처분권한을 피해자로부터 위임받아 가지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사회통념상 타당함.
    • 범의 부정:
      • 설령 묵시적 위임이 없었다 하더라도, 피고인들은 공소외 2의 지시에 따라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공소외 2가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주식들에 대한 관리 및 처분권한이 있다고 믿었을 것이며, 그 믿음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범행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음.

검토

  • 본 판결은 사문서 위조죄에 있어서 '작성권한'의 범위를 묵시적 위임의 가능성까지 확장하여 판단한 사례임. 특히 가족 관계 및 기업 지배구조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사회통념상 묵시적 위임이 인정될 수 있음을 보여줌.
  • 또한, 피고인들의 범의 유무 판단에 있어서 지시자의 권한에 대한 피고인들의 신뢰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를 중요하게 고려하여, 고의범의 성립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한 것으로 보임.
  • 이는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법률 문제와 관련된 실무적 판단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함.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검사
최영운
변호인
변호사 ○○○ ○ ○○

주 문

피고인들은 모두 무죄.

이 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 1은 한라건설 주식회사 회장, 피고인 2는 한라그룹 기획실장인 자로서, 1997. 12. 6. 한라그룹이 부도난 이후 피고인 1은 한라그룹 구조조정 업무를 총괄하였고, 피고인 2는 한라그룹정상화추진위원회 기획팀 상무로 재직하면서 위 피고인 1의 지시를 받아 구조조정과 관련된 국내업무를 총괄하였던 자들인바, 가.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1999. 12. 17.경 서울 송파구 신천동 7-19 소재 시그마타워 9층 한라그룹 정상화추진사무실에서, 행사할 목적으로 권한 없이, 피고인 1의 친형인 공소외 1이 소유하고 있던 한라콘크리트 주식회사 주식 25,740주의 처분과 관련, 위 공소외 1로부터 위임 또는 승낙을 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위 정상화추진사무실 직원 이용주로 하여금 컴퓨터를 이용하여 "주식매매계약서"라는 제목으로 " 공소외 1이 소유하고 있는 한라콘크리트 주식회사 보통주식 25,740주를 RH시멘트 주식회사에 매도한다. 1주당 가격은 10원으로 하고, 주식매매대금은 257,400원으로 한다. 주식매매대금은 계약 후 7일 이내에 지급하며 주식실물은 계약과 동시에 양도한다. 매도인 공소외 1"이라고 작성하게 한 후 위 공소외 1의 이름 옆에 소지하고 있던 동인의 인장을 찍어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위 공소외 1 명의의 주식매매계약서 1통을 위조하고, 그 시경 그 정을 모르는 한라콘크리트 주식회사 인사총무팀 담당직원 성명불상에게 위와 같이 위조한 주식매매계약서를 마치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제출하여 이를 행사하고, 나. 피고인 2는, 1999. 12. 7. 위 한라그룹 정상화추진사무실에서, 행사할 목적으로 권한 없이, 위 공소외 1이 소유하고 있던 한라시멘트 주식회사 주식 710,719주의 처분과 관련 위 공소외 1로부터 위임 또는 승낙을 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위 정상화추진사무실 직원 이용주로 하여금 컴퓨터를 이용하여 "주식매매계약서"라는 제목으로 "한라시멘트 주식회사 보통주식 142,219주를 서학수에게 금 163,551,850원에 매도한다. 매도인 공소외 1"이라는 취지로 1통, 같은 방법으로 "한라시멘트 주식회사 보통주식 319,800주를 최순기에게 금 367,770,000원에 매도한다. 매도인 공소외 1"이라는 취지로 1통, "한라시멘트 주식회사 보통주식 248,700주를 안병희에게 금 286,005,000원에 매도한다. 매도인 공소외 1"이라는 취지로 1통 등 3통을 각 작성하게 한 후 위 공소외 1의 각 이름 옆에 소지하고 있던 동인의 인장을 찍어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위 공소외 1 명의의 주식매매계약서 3통을 위조하고, 그 시경 그 정을 모르는 한라시멘트 주식회사 관리부 담당직원 성명불상에게 위와 같이 위조한 주식매매계약서 3통을 마치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제출하여 이를 각 행사하였다. 2. 피고인들의 주장 피고인들은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서들을 작성할 당시 공소외 1로부터 사전 승낙을 받거나 위임을 받은 사실은 없지만, 이 사건 주식들에 관하여 공소외 1로부터 관리처분권을 위임받아 가지고 있던 명예회장이던 공소외 2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으므로 정당한 권한에 의한 것이고,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은 명예회장 공소외 2가 그와 같은 관리처분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신하고 이 사건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으므로 무죄라고 주장한다. 3.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관계 가. 이 사건 주식들을 공소외 1이 취득하게 된 경위와 관리상황 (1) 한라시멘트 주식회사(이하 '한라시멘트'라고 한다)의 주식 기록에 의하면, 한라그룹 명예회장 공소외 2는 1986. 10.경 그룹기획실에 자신 소유의 남양주 덕소 소재 토지 등을 아들인 공소외 1과 피고인 1에게 나누어 주라고 지시하였고, 이에 따라 그룹기획실 박성석 실장은 공소외 1에게 덕소리 95 토지 외 여러 필지의 토지의 소유권을 공소외 1에게 넘겨주었다. 공소외 2는 1988. 12.경 한라시멘트가 유상증자를 할 당시 신주 40만 주를 공소외 1에게 배정할 것을 지시하였고, 그 인수대금은 위와 같이 공소외 1 앞으로 된 덕소 토지 중 일부를 만도기계 주식회사에 매도하고 받은 대금으로 납입하게 하였다. 그 후 그 주식은 1990. 12. 무상증자 과정에서 710,719주(위 공소사실 1의 나의 주식)로 되었다. (2) 한라콘크리트 주식회사(이하 '한라콘크리트'라고 한다)의 주식 1997. 7. 한라콘크리트 유상증자 당시 공소외 2의 지시에 따라 당시 공소외 1의 위 한라시멘트 주식에 대한 배당금을 가지고 22,000주를 공소외 1 앞으로 배정하였다. 그리고 1996. 3. 주식배당으로 25,740주(공소사실 1.의 가.의 주식)가 되었다. (3) 주식의 관리상황 그 동안 이 사건 주식들은 그룹기획실에서 보관하고 있었고, 공소외 2의 지시에 따라 관리되고 있었을 뿐, 명의자인 공소외 1이 그 주식에 대한 배당금을 수령하거나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여 주주로서의 권한을 행사한 바는 없었다. 공소외 1은 1995. 1. 이후 한라그룹의 경영에서 물러났으나 그 이후에도 주식의 반환을 요구한 일이 없고, 이 사건 주식들이 타인에게 양도된 사실도 그로부터 2년이 훨씬 지난 2002. 3.경 세무서로부터 거래사실에 관한 통고서를 받고서야 알게 되었다. 나.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서의 작성경위 (1) 한라시멘트 주식 이른바, IMF 사태를 맞이하여 1997. 12. 6. 한라시멘트가 부도를 내게 되면서 한라그룹은 구조조정을 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한라시멘트의 영업자산을 새로 설립된 RH시멘트에 양도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는데, 당시 대주주 가족인 공소외 1이 그와 같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게 되면 부도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이익을 챙긴다는 비난을 받을 염려가 있다고 판단하여 명예회장인 공소외 2의 지시에 따라 공소외 1이 다른 사람 이름으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명의신탁하기로 하고, 공소외 1의 주식명의를 최헌호로부터 소개받은 안병희, 최순기, 서학수에게 명의신탁하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 1.의 나. 항의 주식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다. (2) 한라콘크리트 주식 한라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RH시멘트는 한라콘크리트를 분리하여 400억 원을 출자하여 증자하기로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당시 한라콘크리트의 주식을 가지고 있던 공소외 2, 공소외 1, 피고인 1의 주식을 그대로 둔 채 증자를 하게 되면 그들에 대하여 증여세가 부과될 것을 염려하여 역시 공소외 2 명예회장의 지시에 따라 위 3인의 주식을 RH시멘트에 양도하기로 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 1.의 가. 항의 주식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다. 4. 판 단 위에서 인정한 바에 따라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서의 작성경위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피고인들이 한라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당시 명예회장이던 공소외 2의 지시에 따라 공소외 1 명의의 주식을 타인에게 양도하는 내용의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다는 것이다. 물론, 고소인 공소외 1은 당시 공소외 2의 건강상태에 비추어 공소외 2의 지시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공소외 2의 자필진정서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여러 자료와 주식양도 당시의 정황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2의 지시에 의하여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서가 작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사실관계라면 피고인들이 주식매매계약서 작성 당시 공소외 1로부터 사전 승낙이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자인하는 이상 이 사건에서 가장 큰 쟁점은 위와 같이 계약서 작성을 지시한 공소외 2에게 피고인들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주식들에 대한 관리처분권이 있거나 그와 같은 권한을 공소외 1로부터 묵시적으로 위임받아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느냐에 있다. 살피건대, 먼저 이 사건 주식들을 공소외 1이 소유하게 된 경위를 보면, 위와 같이 공소외 1이 재산을 출연하여 매수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아버지로서 당시 한라그룹 회장이던 공소외 2의 배려에 따라 동인의 재산을 재원으로 하여 이루어졌으며, 그와 같은 배려는 그 이후의 주식관리상황 등에 비추어 공소외 1에게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게 하거나 동인으로 하여금 이를 처분할 수 있도록 하여 재산상 이익을 주려는 목적보다는 그룹 회장 개인에게 주식이 집중되는 것을 막고 그 명의를 분산하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 상당한 점, 한라그룹 계열사의 주식은 공소외 2와 그 아들인 공소외 1, 피고인 1에게 나누어져 있었는데, 그 보관과 관리는 일괄하여 그룹기획실에서 하였으며, 그룹기획실은 공소외 2의 결정과 지시에 따라서만 처리하였고, 아들인 공소외 1이나 피고인 1로서는 그 결정에 반대한 일도 없고, 반대할 수도 없었던 점, 공소외 1이 1995. 1. 한라그룹의 경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이 사건 주식들에 관하여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거나 그 주식의 반환을 요구한 사실이 없는 점, 그리고 공소외 1과 공소외 2의 인적 관계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서 작성 당시 명시적으로는 아니지만 적어도 묵시적으로는 공소외 2가 이 사건 주식들에 관하여 관리 및 처분권한을 아들인 공소외 1로부터 위임받아 가지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사회통념상 타당한 것으로 판단한다. 가사 그러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지위에 있는 공소외 2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서를 작성한 피고인들로서는 공소외 2가 공소외 1로부터 이 사건 주식들에 대한 관리 및 처분권한이 있다고 믿었을 것이고, 그 또한, 전후 관계에 비추어 믿음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범행의 범의가 있었다고 할 수도 없다. 5. 결 론 이상과 같이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서 작성 당시 이를 지시한 공소외 2에게 이 사건 주식들에 대한 관리, 처분권이 있다고 보거나 피고인들에게 범의가 없다고 볼 것이고, 이와 다른 증거는 찾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공소사실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한다.

판사 김명수

하이라이트

하이라이트된 내용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