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재판요지

주문

판결이유

AI 요약

한국방송공사 직원의 사직서 제출이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

결과 요약

  • 한국방송공사 직원의 사직서 제출은 파면 처분이라는 불이익을 피하기 위한 진의에 따른 의사표시이므로,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지 않음.

사실관계

  • 원고는 한국방송공사 부산방송국 울산출장소장으로 근무 중이던 1976년 12월경, 중앙정보부 울산연락소 소속 수사관들의 과장된 첩보보고로 인해 중앙정보부로부터 엄중 문책 요구를 받음.
  • 피고 공사는 감사 조사를 통해 원고가 20만 원 내지 30만 원 상당의 도박을 4차례 한 사실 외에는 첩보 보고 내용과 같은 비위 사실이 없음을 확인하였음.
  • 피고 공사 중앙인사위원회는 원고에게 감봉 1개월의 징계 처분을 결의하였으나, 당시 피고 공사 사장은 중앙정보부의 문책 요구를 이유로 감봉 처분을 결재하지 않고 원고의 파면을 요구하였음.
  • 중앙인사위원회 위원들은 원고에게 사장의 파면 방침과 배후 사정을 설명하며,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파면될 수 있음을 종용하였고, 원고는 이를 받아들여 사직서를 제출하였음.
  • 피고 공사는 원고의 사직서를 근거로 1977년 3월 14일 원고를 면직 처리하였음.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비진의 의사표시 여부

  • 법리: 의사표시가 비진의 의사표시로 인정되려면 표의자가 진의 아님을 알고 한 것이어야 하며, 상대방이 표의자의 진의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무효가 됨. 그러나 표의자가 어떤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의사표시를 한 경우라도, 그 의사표시가 표의자의 내심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면 비진의 의사표시로 볼 수 없음.
  • 법원의 판단: 원고의 사직서 제출은 사직하지 않을 경우 파면 처분을 당할 수 있다는 불이익을 고려하여 사직의 의사로 행해진 것이므로, 원고의 내심의 의사에 따른 의사표시이며 비진의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음.

검토

  • 본 판결은 비진의 의사표시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제시함. 즉, 표의자가 심리적 강박이나 불이익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의사표시를 한 경우라도, 그 의사표시가 표의자의 진정한 의사에 부합한다면 비진의 의사표시로 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함.
  • 이는 강요에 의한 의사표시와 비진의 의사표시를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됨. 단순히 외부적 압력이나 불이익을 피하기 위한 목적만으로는 비진의 의사표시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함.

판시사항

한국방송공사가 중앙정보부의 제보를 의식하여 그 직원인 원고에게 사직서의 제출을 종용하고 파면처분을 우려한 원고가 그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한 경우 원고의 사직의사표시가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사례

재판요지

한국방송공사 산하 부산방송국 울산출장소장으로 근무하던 원고에게 사감을 품고 있던 중앙정보부 소속 수사관들의 과장된 첩보보고 및 문책요구에 따라 조사결과 드러난 원고의 비위사실(운수업자 등과 합계금 200,000원 내지 300,000원의 판돈을 걸고 속칭 고스톱이라는 도박을 한 사실)에 대하여 위 공사 중앙인사위원회가 원고에게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하기로 결의하였으나 위 공사 사장의 원고에 대한 파면방침과 그 배후사정 등을 설명하면서 사직서제출을 종용함에 따라 원고가 이를 받아들여 사직서를 제출하게 되었다면 이러한 그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할 경우 파면처분을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이익을 고려하여 사직의 의사로써 행하여진 것이라 할 것이므로 원고의 내심의 의사에 따른 의사표시로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민법 제107조

1

원고, 피항소인
원고
피고, 항소인
한국방송공사
원심판결
제1심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89가합8645 판결)

주 문

1. 원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1977.3.14.자 의원면직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 제1호증(인사기록카드), 을 제2호증(감사결과요지), 을 제3호증(보고서), 을 제4호증(자인서), 을 제5호증(사직서)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소외 1, 소외 2, 소외 3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원고가 1973.6.16. 피고공사에 입사하여 피고공사 산하 마산방송국 업무과에서 근무하다가 1975.2.3.부터 부산방송국 울산출장소장으로 근무해 왔는데, 원고가 위 울산출장소장으로 근무중이던 1976.12월경, 그 무렵 원고와 다툰 일로 인하여 원고에게 사감을 품고 있던 당시 중앙정보부 울산연락소 소속 수사관 소외 4, 소외 5 등이 그 직에 있음을 기회로 원고가 억대의 공금을 횡령하여 사채놀이를 하였고, 시청료징수원 및 정식사원채용시 금품을 수수하였으며, 사무실 여직원과 불륜관계를 가졌을 뿐 아니라, 억대의 도박을 하였다는 등의 내용으로 원고에 대한 내무첩보보고를 함으로써, 중앙정보부에서 문화공보부를 통하여 피고공사에 대해 원고에 관한 위 첩보내용을 통보하면서 원고를 엄중문책할 것을 요구한 사실, 그리하여 피고공사는 1977.2.11. 원고에게 부산방송국에서 대기할 것을 명하는 인사명령을 내림과 아울러 당시 피고공사 감사실 검사역 소외 2, 업무국 업무차장 소외 6, 업무국 강남출장소장 소외 7 등으로 감사조를 구성하여 그들로 하여금 원고에게 위와 같은 비위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게 하였는데, 위 감사조에서 같은 달 14일까지 광범위하게 조사를 하여본 결과, 원고가 1975.10월경, 같은 해 12월경, 1976.1월경, 같은 해 11월경 등 네차례에 걸쳐 위 울산출장소가 세들어 있던 건물의 건물주와 그 지방 운수업자 등과 판돈으로 합계 금 200,000원 내지 금 300,000원을 걸고 속칭 "고스톱"이라는 화투놀이를 한 사실이 있기는 하였지만, 그 외에는 위 첩보보고 내용과 같은 비위사실이 전혀 없었음을 밝혀내고 위 감사결과를 피고공사에 보고하였으나, 피고공사에서 다시 한번 더 조사할 것을 지시하여, 조사기간을 같은 달 18.까지 연장하여 재조사를 실시하였으나 역시 위 도박사실 외에는 전혀 비위사실이 없음을 확인하고 다시 그와 같은 내용으로 피고공사에 보고를 한 사실, 그러자 피고공사에서는 같은 달 26. 당시 피고공사 부사장이던 소외 1을 위원장으로, 업무국장이던 소외 3 등을 위원으로 한 중앙인사위원회를 열어 원고의 위 도박사실을 사유로 하여 원고에게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리기로 결의하고 이를 같은 달 28. 원고에게 통보하는 한편(원고는 위 징계처분결의에 불복, 재심을 청구하였다.) 위 징계처분에 관하여 당시 피고공사 사장이던 소외 8에게 결재를 올렸으나, 소외 8이 원고에 대한 문책은 중앙정보부의 첩보통보 및 엄중문책요구에 따른 것이고 그 문책내용을 다시 통보해 주어야 한다는 이유로 위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에 대하여 결재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원고를 파면토록 요구한 사실, 소외 1, 소외 3 등 피고공사 중앙인사위원회 위원들은 원고를 소외 8의 지시대로 파면하는 것은 원고에게 너무나 가혹하다는 것을 감안하여 원고에게 일단 사직서를 제출할 것을 종용해 보기로 하고, 원고의 재심요구에 따라 같은 해 3.14. 다시 열린 중앙인사위원회에서, 위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이 부당하다고 호소하는 원고에게 소외 8의 파면방침 및 그를 둘러싼 위와 같은 배후사정을 설명하면서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하면 파면될지도 모르므로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종용하였고, 이를 받아들여 위와 같은 사정을 헤아린 원고는 사직서(을 제5호증)를 작성, 제출하였으며, 피고공사는 같은 날 원고의 위 사직서를 근거로 원고를 면직처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없다.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서, 그는 실제로는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피고공사 중앙위원회 위원들로부터 당시 피고공사 사장이던 소외 8의 원고에 대한 파면방침과 그에 이르게 된 중앙정보부 주동의 배후사정을 설명들으면서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하면 파면될지도 모르므로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말을 듣고서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므로 이는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고, 또 소외 1, 소외 3 등을 비롯한 피고공사 중앙위원회위원들도 원고의 사직서 제출행위가 진의아닌 의사표시였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원고의 사직서 제출행위는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이고, 따라서 이에 기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1977.3.14.자 의원면직처분은 무효이어서 이의 확인을 구하고자 이 사건 청구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위 사직서 제출행위는 사직의 의사가 없이 행하여진 것이 아니라 그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할 때 피고로부터 당할지도 모를 파면처분에 의한 불이익을 고려하여 사직의 의사로써 행하여진 것이므로 이는 원고의 내심의 의사에 따른 의사표시로서 비진의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고 달리 원고의 위 사직서 제출행위가 비진의 의사표시임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어 기각할 것인바, 원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고 이에 대한 피고의 항소는 이유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여 원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6조, 제89조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진성규(재판장) 곽현수 심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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