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1988. 10. 21. 선고 87노3803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뇌물수수 사건에서 증인 진술의 신빙성 부족으로 인한 무죄 판결
결과 요약
- 원심의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함.
사실관계
- 피고인은 한국전력공사 인천지사 총무부장으로, 1986. 12. 22. 19:00경 인천 중구 경동 배다리 부근 토담집식당 앞 노상에서 서무과장(원심공동피고인)으로부터 서무계장(공소외 1)이 업자들로부터 교부받아 전달한 뇌물 2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됨.
- 해당 금원은 10개 1종 전기 공사업자들의 모임 회장인 공소외 2 등이 한국전력 인천지사의 공사 관련 편의 제공에 대한 사례 및 향후 호의적 처리를 부탁하는 취지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짐.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증인 진술의 신빙성 판단
- 핵심 쟁점: 뇌물 전달자로 지목된 공소외 1 및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이 피고인의 뇌물 수수 사실을 인정할 만큼 신빙성이 있는가.
- 법리: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증명되어야 하며, 증인의 진술은 그 내용의 일관성, 객관적 사실과의 부합 여부, 진술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빙성을 판단해야 함.
- 법원의 판단:
- 진술의 일관성 부족: 공소외 1과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은 수사기관 조사 및 법정 진술 과정에서 수차례 번복되어 일관성이 없음.
- 뇌물 교부 시기 불일치: 공소외 1이 업자들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시기가 증뇌자의 진술과 맞지 않음.
- 직장 내 상하관계에 어긋나는 진술: 뇌물 교부 상황에 대한 진술(액수나 출처를 밝히지 않고 "약소합니다", "연말이어서 공소외 1이 만든 돈입니다"라고 하며 돈을 건넸다는 부분)은 돈의 성격과 직장 내 상하관계에 비추어 믿기 어려움.
- 보안과장실 회합 진술의 신빙성 부족: 뇌물 교부 다음 날 보안과장실에서 피고인이 공소외 1과 원심공동피고인을 불러 돈의 액수를 묻고 나머지 돈 분배를 지시했다는 진술은, 보안과장의 증언과 배치되고, 사리에 맞지 않으며, 진술이 뒤늦게 나타나고 묘사가 지나치게 상세한 점 등으로 신빙성이 없음.
- 결론: 위와 같은 이유로 공소외 1과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으며, 그 외의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뇌물을 수수했다고 인정할 자료가 부족함.
관련 판례 및 법령
-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원심판결 파기 및 자판)
-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증거 불충분 시 무죄 선고)
검토
- 본 판결은 뇌물수수 사건에서 핵심 증인 진술의 신빙성을 엄격하게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사례임.
- 특히, 증인 진술의 일관성, 객관적 사실과의 부합 여부, 직장 내 관계 등 구체적인 정황을 면밀히 검토하여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점이 주목할 만함.
- 이는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증명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증거의 증명력을 판단함에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함.
판시사항
채증법칙위배를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사례재판요지
뇌물을 피고인에게 전달해 주었다는 공소외인 및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은, 그 진술이 수사기관 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수차 번복되어 일관성이 없고 그들이 증뇌자로부터 전하여 받았다는 시기가 증뇌자의 진술과 맞지 아니하며, 뇌물을 교부하기까지의 상황진술이 직장내부에서의 상하관계에 어긋나는 점 등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서울고등법원
제1형사부
판결
원심판결제1심 인천지방법원(87고합393 판결)
이 유
피고인의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은 이 사건 뇌물을 받은 일이 없음에도 원심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신빙성이 없는 원심공동피고인이나 증인 공소외 1의 각 진술을 믿어 피고인이 그 판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뇌물을 수령하였는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뇌물인 금 200만 원이 전달되었다고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로는, 공소외 1에 대한 경찰관직무취급 작성의 제3차 진술조서, 검사 작성의 제1, 2차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같은 사람의 원심 및 당심에서의 증언진술, 원심공동피고인에 대한 경찰관직무취급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 검사 작성의 제2, 3, 5회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 같은 사람의 원심법정에서의 증언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사 작성의 제3회 피의자신문조서 중 공소외 1,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기재부분, 피고인에 대한 경찰관직무취급 작성의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원심공동피고인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을 들 수 있는 바, 피고인은 이건 뇌물을 교부받은 일이 없고 수사기관에서 그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 작성당시에 자백진술한 것은 당시 부하직원이던 공소외 1과 원심공동피고인이 피고인에게 이건 뇌물인 금 2,000,000원을 교부하였다고 진술하고 동 진술을 구실삼은 수사관들의 엄문에 못이겨 위 두사람의 진술에 맞추어 허위로 진술한 것이라고 변소하므로 위 증거들의 신빙성에 관하여 보건대, 이들은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그 신빙성이 없다.
첫째, 공소외 1은, 수사관에 의한 첫 조사시(수사기록 35정 이하의 진술서, 같은 37정 이하의 진술조서)에는 금 5,000,000원을 공소외 2 등 업자들로부터 받아 이를 원심공동피고인에게 전부 주었고 원심공동피고인이 그 돈을 어떻게 하였는지는 모른다고만 진술하다가, 그 2차 조사시(같은 기록 69정 이하)에는 1986.12.22. 저녁 인천 중구 경동 배다리 부근 토담집 식당 앞 노상에서 원심공동피고인이 피고인에게 금 2,000,000원을 교부하였다고 진술하고, 검사 앞에서의 첫 조사시에도 동일한 내용의 진술을 한데 이어 그 두번째 조사시(같은 기록 212정 이하)부터는 위 진술내용에 보태어 위 다음날인 12.23. 17:00경 한전 인천지사 사무실 보안과장실에 공소외 1, 원심공동피고인에 대하여 업자들로부터 받은 돈이 모두 얼마냐고 묻고 피고인이 받은 200만 원의 나머지 돈인 300만 원에 관하여 원심공동피고인에게 그 중 150만 원을 공소외 1에게 나누어 주라고 지시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원심공동피고인 또한 수사관에 의한 첫 조사시(수사기록 43정 이하)에는 공소외 1로부터 전해받은 금 500만 원 전액을 봉투 그대로 피고인에게 전해 주었다고 진술하다가 그 두 번째 조사시(수사기록 55정 이하)에는 그 중 금 300만 원은 자신이 소비하고 금 200만 원을 위 식당 앞길에서 피고인에게 주었다고 진술하고, 검사 앞에서의 첫 조사시(수사기록 136정 이하)에는 위 500만 원을 전부 인천지사장인 공소외 3에게 주었다고 진술을 바꾸고, 그 두 번째 조사시(수사기록 273정 이하)에는 처음에는 전회 진술을 반복하다가 공소외 1과의 대질 이후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는 다시 금 200만 원을 피고인에게 주고 나머지 금 300만 원은 지사장인 공소외 3에게 주었다고 진술하여 공소외 1과 원심공동피고인은 그 진술내용을 수차 번복하고 있으며,
둘째, 공소외 1과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면, 원심공동피고인이 피고인에게 위 식당 앞길에서 위 돈을 전해 줄 때의 정황에 관하여 당일은 피고인이 5주간의 교육을 마친 다음의 첫 출근날이어서 공소외 1, 원심공동피고인이 피고인에게 저녁이나 같이 하자고 제의하여 위 식당에서 회식을 한 후 택시를 타려고 피고인에게 원심공동피고인이 위 돈을 호주머니에 넣어 주면서 [약소합니다][연말이고 하여 공소외 1이 마련한 돈입니다]라고 얘기했다는 것이고 위 두사람의 진술내용에는 당일 사무실에서나 위 식당에서 돈의 출처나 액수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는 내용은 전혀 없는 바, 기록에 의하면 업자들로부터 공소외 1이 받은 금 500만 원은, 한국전력 인천지사 관내에서 1종 전기공사면허를 가지고 있는 공소외 2 등 10개 업체주들이 인천지사에서 시행 발주하는 500만 원 이하 공사에 관한 1987년도분의 공량단가에 의한 사전 일괄계약에 관하여 업주들간의 사실상의 담합에 의한 입찰을 위 인천지사가 묵인해 주고 실제 공사에 있어서의 준공검사나 그 대금지급에 관한 편의를 청탁하기 위하여 위 10개 업주들이 50만 원씩 거두어 500만 원을 서무과 계약담당계장인 공소외 1에게 윗분들에게 전해 주라고 교부하고 공소외 1은 서무과장인 원심공동피고인에게 전해 주었다는 것인데, 공소외 1, 원심공동피고인 등이 그 직속상관인 총무부장인 피고인에게 1986.12.22. 당일 사무실에서나 저녁식사때까지도 위 돈에 관하여 아무런 말도 하지 않다가 저녁을 마치고 헤어질 때에야 비로소 액수나 출처도 밝히지 아니하고 200만 원이나 되는 돈을 피고인에게 「약소합니다」 「연말이어서 공소외 1이 만든 돈입니다」고 하며 주었다는 진술은 위 돈의 성격이나 직장내부에서의 위 3사람의 신분관계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셋째, 피고인에게 위 돈을 교부한 다음날인 1986.12.23. 17:00경 위 지사사무실의 보안과장실에 공소외 1, 원심공동피고인을 피고인이 불러 모아 그들이 받은 돈의 액수를 묻고 피고인이 받은 돈을 제한 나머지인 300만 원에 관하여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에 대하여 그 중 150만 원을 공소외 1에게 나누어 주라고 지시하였다는 진술부분도 위 지사보안과장인 공소외 4의 당심에서의 증언에 의하면 위 일시에 위 3인이 보안과장실에 모인 일이 없다고 할 뿐 아니라, 그와 같은 내용의 얘기를 하루종일 기다렸다가 별실에서 따로 얘기해야 할 만한 사정이 엿보이지 아니하고, 또한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위 돈의 성질로 보아 이를 지사장등 상급자들에게 보고하지도 아니한 상태로 나머지 돈 300만 원 중 150만 원을 공소외 1에게 나누어 주라는 얘기는 사리에 맞지 아니하고, 보안과장실에서의 회합사실도 공소외 1이 검사 제2회 조사시에 비로소 진술하였고 원심공동피고인도 검사 제2회 신문에서 공소외 1의 진술을 들은 후에야 진술하기 시작하였으며 그 회합내용에 관한 공소외 1의 묘사가 「과장( 원심공동피고인)은 자기가 부장보다 더 많은 돈을 가졌기 때문에 쑥스러운지 담배만 피우며 아무 대답도 안하였다」라는 등 지나치게 상세하며,
넷째, 공소외 1의 진술에 의하면 그가 공소외 2 등 업자들로부터 1986.12.18. 11:00에 위 돈 500만 원을 받아 그날 원심공동피고인에게 전해 주고, 원심공동피고인은 그중 200만 원을 같은 달 22. 저녁 피고인에게 주었다는 것인데, 공소외 2의 당심에서의 증언과 공판기록에 편철된 공소외 2 및 공소외 5 작성의 각 확인서의 각 기재 및 원심공동피고인의 원심법정에서의 변호인 방옥성의 신문에 대한 진술(공판기록 50, 51정)에 의하면 공소외 2 등이 공소외 1에게 위 돈을 준 일자는 같은 해 12.18.이 아닌 같은 해 12.9.경이라는 것이어서 공소외 1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그밖에 위에서 신빙성이 없다고 배척한 이외의 이 사건에 나타난 나머지 증거들은 공소외 2등 업주들이 공소외 1에게 금원을 교부하였다는 것이거나 아니면 피고인에 대한 이건 공소사실과는 무관한 것이어서 피고인이 이건 뇌물인 금 200만 원을 받았다고 인정할 자료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이건 공소범행을 저질렀다고 인정하여 유죄로 다스린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였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므로 항소논지는 이유 있다.
이에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본원은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한국전력공사 인천지사의 총무부장으로서, 동 지사 관내에 있는 10개 1종 전기 공사업자들의 모임인 친목회의 회장 공소외 2가 동 지사에서 매년 실시하는 배전공사 등에 관한 제한 경쟁입찰과정에서 10개 전기공사업자 상호간의 담합행위를 묵인하여 주는 등 각종 공사체결 및 낙찰된 10개 전기공사업자가 동 지사 관내 10개 지역에서 1년간 수시로 실시하는 각종 전기공사와 관련된 업자전반에 대하여 편의를 보아 준 것에 대한 사례의 취지 및 앞으로도 계속 호의적인 처리를 부탁한다는 취지로 제공하는 금원을 그 취지를 알면서, 1986.12.22. 19:00경 인천 중구 경동 배다리 부근 토담집식당 앞 노상에서 동 지사 서무과장 원심공동피고인으로부터 서무계장 공소외 1이 공소외 2 등으로 부터 교부받아 원심공동피고인에게 전해 준 금 500만 원 중 200만 원을 교부 받아 취득하여 피고인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는 바, 앞의 파기이유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 사건에 나타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으로부터 위 돈 200만 원을 교부 받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는 것이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판사 이일영(재판장) 서태영 윤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