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판결이유

AI 요약

운송인의 법인격 부인 및 책임제한 배제

결과 요약

  • 피고는 원고에게 미화 27,697.37달러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함.
  • 제1심 판결을 변경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함.

사실관계

  • 원고는 엘지전선과 해상운송계약을 체결하고, 다시 데인트 쉽핑과 이 사건 수출화물 운송계약을 체결함.
  • 데인트 쉽핑은 원고의 요청으로 선하증권을 발행하지 않는 Surrender 화물로 처리하기로 합의하고, Surrender 문언이 표시된 선하증권 앞면 사본을 원고에게 교부함.
  • 이 사건 수출화물은 피고 소유 선박에 선적되어 운송 중 로우어 쉘 1상자에서 침수로 인한 손상이 발견됨.
  • 손상된 로우어 쉘은 갑판적으로 운송되었고, 이로 인해 해수가 침투하여 손상된 것으로 밝혀짐.
  • 엘지전선은 갑판적 운송으로 인해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했고, 원고는 엘지전선에게 손해배상금 미화 27,697.37달러를 지급함.
  • 데인트 쉽핑은 피고와 실질적으로 동일하게 운영되는 지면회사로 판단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법인격 부인론 적용 여부

  • 회사가 외형상 법인의 형식을 갖추었으나 실질적으로 배후자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법률 적용 회피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배후자에게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음.
  • 데인트 쉽핑은 피고가 운송인의 책임을 회피할 목적으로 형식상 설립한 지면회사로, 피고와 동일한 법인격처럼 운영되었음.
  • 따라서 피고는 데인트 쉽핑과 별개의 법인격임을 주장하며 이 사건 제2운송계약에 따른 채무가 데인트 쉽핑에만 귀속된다고 주장할 수 없으며, 피고 역시 채무를 부담함.
  • 가사 별개의 법인격이라 하더라도, 피고는 데인트 쉽핑과 공동으로 운송업을 영위하므로 연대하여 채무를 이행할 의무가 있음.

관련 판례 및 법령

  • 대법원 2001. 1. 19. 선고 97다21604 판결

갑판적 합의 및 포장 불충분 주장

  • 피고는 이 사건 제2운송계약 당시 갑판적 운송 합의가 있었고, 원고의 포장 불충분으로 손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함.
  • 갑판적 합의가 있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며, 오히려 로우어 쉘 1상자만 갑판적으로 운송되었고, 화주는 선창 내 선적을 예상하고 보험에 가입했으나 갑판적 운송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한 사실이 인정됨.
  • 컨테이너에 적입할 수 없는 살화물의 경우 화주의 동의가 없는 한 선창 내 선적이 통상적인 관행이며, 갑판적 합의 시 선하증권에 표시되어야 하나 이 사건 선하증권에는 기재되지 않음.
  • 로우어 쉘 1상자의 포장이 선창 내 선적에 부적합했다는 증거도 없음.
  • 따라서 피고의 갑판적 합의 및 포장 불충분 주장은 이유 없음.

선하증권 이면약관의 적용 여부

  • 피고는 선하증권 이면약관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이 미화 500달러로 제한된다고 주장함.
  • 이 사건 제2운송계약 당시 Surrender 화물로 처리하기로 합의하여 선하증권이 발행되지 않았고, 단지 선하증권 앞면 사본만이 교부되었으므로, 선하증권 발행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음.
  • 묵시적 약정이 있었다는 주장도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어 이유 없음.

상법 제789조의2 책임제한 적용 여부

  • 피고는 상법 제789조의2 제1항 본문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이 포장당 500 SDR로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함.
  • 상법 제789조의2 제1항 단서에 의하면 운송물 손해가 운송인 자신의 고의 또는 무모한 작위/부작위로 생긴 경우 책임제한이 허용되지 않음.
  • 운송인 자신은 운송인 본인만을 의미하나, 회사가 운송인인 경우 대표이사나 이사뿐만 아니라 고급사용인의 고의·중과실까지 회사의 귀책사유로 보아 대표기관 내지 이에 준하는 권한을 가진 자의 행위를 운송인 자신으로 보아야 함.
  • 피고의 직원인 소외 1, 3의 판단 및 지시에 따라 로우어 쉘 1상자의 갑판적이 이루어졌고, 이들은 데인트 쉽핑의 직무분장에 의해 회사의 의사결정 등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 대표기관에 준하는 지위에 있었음.
  • 갑판적 운송은 선창 내 선적에 비해 위험이 크고, 이 사건 수출화물은 나무상자로 포장된 로우어 쉘을 6일 동안 갑판적으로 운송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모한 행위로 평가됨.
  • 따라서 이 사건 수출화물 중 로우어 쉘의 갑판적 운송은 운송인 자신의 무모한 행위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상법 제789조의2 제1항 본문에 의한 손해배상 제한을 받을 수 없음.

관련 판례 및 법령

  • 상법 제789조의2 제1항 본문: 해상운송인이 운송물의 수령, 선적, 적부, 운송 등과 관련하여 부담하는 손해배상책임은 당해 운송물의 매 포장당 500 SDR을 한도로 제한할 수 있음.
  • 상법 제789조의2 제1항 단서: 운송물에 관한 손해가 운송인 자신의 고의 또는 그 손해가 생길 염려가 있음을 인식하면서 무모하게 한 작위 또는 부작위로 인하여 생긴 것인 때에는 이러한 책임의 제한을 허용하지 않음.

검토

  • 본 판결은 운송인의 법인격 부인 및 책임제한 배제에 대한 중요한 판단 기준을 제시함.
  • 특히, 회사의 운송계약과 관련하여 대표기관에 준하는 지위에 있는 고급사용인의 행위도 운송인 자신의 행위로 보아 책임제한 배제 규정을 적용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함으로써, 운송인의 책임 회피를 방지하고 피해자 보호를 강화함.
  • 갑판적 운송의 위험성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모하게 갑판적 운송을 강행한 경우 운송인의 책임제한이 배제될 수 있음을 확인함.

원고, 항소인 겸 피항소인
천지해운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평양 담당변호사 ○○○○ ○○)
피고, 피항소인 겸 항소인
쎄븐마운틴해운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국제 담당변호사 ○○○○ ○○)
변론종결
2004. 4. 20.

주 문

1.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미화 27,697.37달러 및 이에 대하여 2001. 8. 20.부터 갚는 날까지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 총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3. 제1항 중 지급을 명하는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고: 제1심 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주문 제1항 중 지급을 명하는 부분과 같은 판결을 구하다. 피고: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 3호증, 갑 제4호증의 1 내지 4,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6호증, 갑 제7호증의 1, 2, 갑 제8 내지 13호증, 갑 제14호증의 1 내지 5, 갑 제15호증, 갑 제16호증의 1 내지 4, 갑 제17, 18호증, 을 제1, 2호증, 을 제5, 6호증의 각 1, 2, 을 제8, 9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소외 2, 3의 각 증언(단, 소외 3의 증언은 뒤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복합운송주선업을 운영하는 회사인 원고는 2001. 2. 22. 엘지전선 주식회사(이하 ‘엘지전선’이라 한다)와 사이에 별지 목록 기재 흡수식 냉각기 수출화물(이하 ‘이 사건 수출화물’이라 한다)을 부산항에서 타이완의 킬릉(Keeling)항까지 운송하기로 하는 해상운송계약(이하 ‘이 사건 제1운송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후 이를 직접 운송하지 않고, 그 무렵 다시 원수운송인으로서 하수운송인인 데인트 쉽핑 엔터프라이즈 리미티드(Dainty Shipping Ent. Ltd, 이하 ‘데인트 쉽핑’이라 한다)와 사이에 이 사건 수출화물을 부산항에서 위 킬릉항까지 운송하기로 하는 해상운송계약(이하 ‘이 사건 제2운송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제2운송계약은 당시 원고의 직원으로서 운송영업을 담당했던 차장 소외 2와 데인트 쉽핑의 직원으로서 운송영업을 담당하였던 대리 소외 3, 차장 소외 1 사이에 직접적인 협상을 통하여 운임, 운송조건 등에 관한 결정이 이루어졌다. 나. 원고는 2001. 3. 5. 엘지전선에게 송하인을 엘지전선, 수하인을 이 사건 수출화물의 타이완 수입사인 소외 에너텍 엔지니어링 컴퍼니 리미티드(Enertech Engineering Co., Ltd, 이하 ‘에너텍’이라 한다)로 하는 선하증권을 발행하였고, 데인트 쉽핑은 원고의 요청으로 원고와 이 사건 수출화물에 대하여 선하증권을 발행하지 않는 이른바 Surrender 화물로 처리하기로 합의한 후 이에 따라 송하인이 원고, 원고의 타이완 대리점으로서 타이완 현지에서 원고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수출화물을 수령하여 이를 에너텍에게 인도하는 업무를 담당하기로 된 씨웰쓰 인터내셔널 컴퍼니 리미티드(Seawealth International Co., Ltd, 이하 ‘씨웰쓰’라 한다)가 수하인으로 되어 있고 Surrender 화물임을 나타내는 “SURRENDER” 문언이 표시된 선하증권 앞면만을 복사한 후 이를 원고에게 교부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제2운송계약에 따라 2001. 3. 5. 데인트 쉽핑의 요청으로 운임 미화 3,162.15달러를 피고에게 지급하였고, 이에 대하여 데인트 쉽핑으로부터 피고 명의로 작성된 영수증을 교부받았다. 다. 이 사건 수출화물은 2001. 3. 5. 부산항에서 피고 소유의 선박인 엠브이 엠프레스(MV EMPRESS)호에 선적되었다. 위 선박은 2001. 3. 11. 타이완 킬릉항에 도착하였는데 2001. 3. 14. 통관절차를 거치면서 이 사건 수출화물 중 로우어 쉘(Lower Shell) 1상자에서 침수로 인한 손상이 발견되었다. 이에 대하여 위 에너텍이 인터텍 테스팅 서비스 타이완 리미티드(Intertek Testing Service Taiwan Ltd)를 통하여 그 내역 및 원인을 조사한 결과, 이 사건 수출화물 중 로우어 쉘 1상자에 들어있던 증기제어판, 제어박스 예비부품, 증기제어벨브, 모터, 유회전펌프, 진공계, 모터펌프 등이 손상되었고, 이는 로우어 쉘 1상자가 나머지 이 사건 수출화물이 선창 내에 선적된 것과는 달리 갑판적(갑판적)으로 운송되었고, 이 때문에 나무상자로 포장된 로우어 쉘에 해수가 침투된 결과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라. 이 사건 수출화물의 화주인 엘지전선은 보험회사에 보험사고의 발생을 통지하고 수출화물의 손상으로 인한 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화물이 갑판적으로 운송되었다는 이유로 보험금지급을 거절당하였다. 그 후 원고는 이 사건 제1운송계약의 수하인인 에너텍이 운송인인 원고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이를 가지고 다시 수출사인 엘지전선에게 손상부품의 교체, 수리비를 지급하게 되는 절차를 간소하게 하기 위하여 원고, 에너텍, 엘지전선 사이의 합의 아래 2001. 8. 20. 직접 이 사건 수출화물의 화주이자 에너텍으로부터 위 손상화물에 관한 권리를 양수한 엘지전선에게 위 로우어 쉘 1상자의 손상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미화 27,697.37달러(=부품비용 미화 18,979.93달러+부품운송비 미화 2,521.16달러+수리작업비 미화 2,948.91달러+출장감독비 미화 3,247.37달러)를 지급하였다. 마. 한편, 데인트 쉽핑은 브리티쉬 버진 아일랜드(British Virgin Islands)에 설립된 상사법인인데, 국내에서 주식회사 진수해운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사무실은 피고의 주소와 동일한 서울 중구 장교동 1번지(장교빌딩 16층)에 있고, 직원들의 이메일주소에서도 피고를 의미하는 ‘sevenmt.co.kr’라는 도메인이름을 사용하고 있으며, 또한 직원들의 월급급여명세서 및 근로소득원천징수증명서의 사업자 명의도 피고이고, 피고의 명칭 내지 데인트 쉽핑의 명칭을 기재한 용지에 지급계좌는 피고 명의로, 서명란에는 데인트 쉽핑 명의로 된 운임청구서를 사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표자 역시 피고의 대표이사인 소외 임병석이 맡고 있는 등 실질적으로 피고와 같이 운영되었다. 2. 당사자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1) 앞서 인정한 사실 및 피고가 이 사건 소송에서 데인트 쉽핑은 피고 소유의 위 엠브이 엠프레스호를 정기 용선하였고 피고는 데인트 쉽핑의 국내 대리점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데인트 쉽핑은 해상운송에서 운송인의 책임을 부당하게 회피할 목적으로 피고와 영업상 실질이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형식상으로만 브리티쉬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한 소위 지면회사(paper company)로 피고와 동일한 법인격처럼 운영되어 왔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이는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실질에 있어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쓰이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1. 1. 19. 선고 97다21604 판결 참조). 사정이 이러하다면, 이 사건 제2운송계약이 외견상 원고와 데인트 쉽핑 사이에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데인트 쉽핑의 배후자인 피고는 데인트 쉽핑과 별개의 법인격임을 주장하며 이 사건 제2운송계약에 따른 채무가 데인트 쉽핑에만 귀속된다고 주장할 수는 없고, 피고 역시 이 사건 제2운송계약에 따른 채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가사, 피고가 데인트 쉽핑과 별개의 법인격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제반 사정에 비추어 피고는 데인트 쉽핑과 공동으로 운송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데인트 쉽핑과 연대하여 이 사건 제2운송계약에 따른 채무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2) 그리고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제2운송계약에 따라 이 사건 수출화물을 안전하게 선적하여 보존ㆍ관리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하여 이 사건 수출화물 중 로우어 쉘 1상자를 갑판적으로 운송함으로써 화물의 손상을 야기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수출화물의 화주에게 손해배상을 하는 손해를 입게 하였다고 할 것이고, 원고가 엘지전선에 지급한 부품비용 및 수리비 등은 운송인이 운송물의 손상으로 하여야 할 손해배상의 기준인 인도한 날의 도착지 가격의 범위 내에 속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는 운송계약의 당사자인 원고가 입은 이러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갑판적 합의 또는 포장불충분 여부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제2운송계약 당시 이 사건 수출화물을 갑판적으로 운송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으므로 피고는 위 운송계약에 따른 운송인의 주의의무를 해태하지 않았고, 또한 이 사건 수출화물의 손상은 갑판적 합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이에 대비하여 수밀성 포장재를 사용하는 등 적절한 포장을 하지 않은 과실에 기인한 것이며, 그리고 갑판적 합의를 한 이상 이는 운송 도중 발생할 위험에 대하여 원고가 모든 책임을 부담하고 피고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우선, 갑판적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에 부합하는 듯한 을 제4호증,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소외 3의 일부 증언은 믿기 어렵고, 을 제5, 6호증의 각 1, 2, 을 제7호증, 을 제8, 9호증의 각 1, 2, 을 제10호증,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이 사건 수출화물 중 오로지 로우어 쉘 1상자만이 갑판적으로 운송되었고 나머지는 선창 내 선적으로 운송된 사실, 화주인 엘지전선은 이 사건 수출화물 전체가 선창 내에 선적되어 운송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보험에 가입하였다가 갑판적 운송이 이루어졌음을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었던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갑 제7호증의 1, 갑 제18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및 제1심 증인 소외 2의 증언에 의하면, 이 사건 수출화물과 같이 컨테이너에 적입할 수 없거나 적입하지 않은 살화물(살화물, break bulk cargo)의 경우 해당 화주의 동의가 없는 한 선창 내에 선적하는 것이 해상운송업계의 통상적인 관행이고, 갑판적 합의가 있는 경우 이는 운송인의 책임이나 해상적하보험부보와 관련된 중요한 사항이므로 선하증권 상에 갑판적임을 표시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가 교부받은 선하증권 앞면 사본에는 이러한 내용이 기재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 다음으로, 이 사건 수출화물 중 로우어 쉘 1상자의 포장이 갑판적이 아니라 선창내 선적으로 운송되기에도 적합하지 않은 상태에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선창에 선적한 화물에는 손상이 없었다),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다. 선하증권 이면약관의 적용 여부 피고는 이 사건 제2운송계약 당시 발행된 선하증권의 이면약관 제24조에 따라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은 미화 500달러로 제한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제2운송계약 당시 이 사건 수출화물에 대하여 선하증권을 발행하지 않는 이른바 Surrender 화물로 처리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져 선하증권이 발행되지 않았고, 단지, 이러한 취지를 나타내는 “SURRENDER” 문언이 표시된 선하증권 앞면 사본만이 원고에게 교부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선하증권의 발행을 전제로 한 피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제2운송계약 이전에도 여러 차례 선하증권 이면약관에 따라 운송계약이 이루어진 바 있으므로 이 사건의 경우 Surrender 화물로 처리하기로 합의되어 선하증권이 발행되지 않았어도 묵시적으로는 위 약관내용에 따르기로 약정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 주장과 같은 묵시적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상법 제789조의2 책임제한 적용 여부 피고는 상법 제789조의2 제1항 본문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은 포장당 500 SDR(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로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상법상 포장당 책임제한은 운송인 자신에게 고의 또는 무모한 행위가 없음을 전제로 인정되는 것인데, 피고는 갑판적에 적합하지 않은 이 사건 수출화물에 대하여 갑판적 합의도 없이 처음부터 갑판적의 의사를 갖고 이 사건 제2운송계약을 체결한 후 갑판적으로 운송하였으므로,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운송인 자신의 고의 내지 무모한 행위에 해당하여 상법 제789조의2 제1항 단서 규정에 의하여 위 책임제한 규정의 적용이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상법 제789조의2의 제1항 본문에 의하면 해상운송인이 운송물의 수령, 선적, 적부, 운송 등과 관련하여 부담하는 손해배상책임은 당해 운송물의 매 포장당 500 SDR을 한도로 제한할 수 있는 것으로 하고 있으나, 한편, 같은 항 단서에 의하면 운송물에 관한 손해가 운송인 자신의 고의 또는 그 손해가 생길 염려가 있음을 인식하면서 무모하게 한 작위 또는 부작위로 인하여 생긴 것인 때에는 이러한 책임의 제한을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하고 있다. 물론, 위 단서에서 말하는 ‘운송인 자신’은 운송인 본인만을 의미하고, 운송인의 피용자나 대리인 등의 이행보조자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는 위 단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그 문언적인 해석으로 타당할 것이나, 회사가 운송인인 경우에는 대표기관인 대표이사나 이사의 고의, 무모한 행위만이 회사의 고의, 무모한 행위로 될 수 있다고 한정하면 상법상의 위 책임제한배제에 관한 법규정이 적용될 영역이 지나치게 좁게 될 것이므로, 회사의 대표이사나 이사뿐만 아니라 고급사용인의 고의·중과실까지 회사의 귀책사유로 포함시켜서 대표기관 내지 이에 준하는 권한을 가진 자의 행위를 운송인인 회사 자신의 행위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우선, 갑 제18호증,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소외 2, 3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아 보면, 피고의 직원인 소외 1, 3의 판단 및 지시에 따라 이 사건 수출화물 중 로우어 쉘 1상자의 갑판적이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소외 1, 3은 이 사건 제2운송계약에 관한 의사결정을 한 데인트 쉽핑의 담당직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에 이 사건 제2운송계약에 관한 데인트 쉽핑의 의사결정에 관여한 자로서 소외 1보다 상급직위에 있는 인물을 찾아볼 수 없는 점, 회사가 체결한 운송계약에 관하여 대표기관이 아니라도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한 인물을 운송인 자신과 동일하게 다루지 아니하면 결국 당해 운송계약에 관하여는 의사결정을 한 바 없어서 구체적인 관련성이 결여된 대표기관 외에는 운송인 자신과 동일하게 볼 인물이 사실상 없게 되어서 이는 개인이 운송인이 되어 운송계약에 관한 구체적인 의사결정을 한 경우와 법의 적용에 있어서 균형이 맞지 않는 점, 회사의 운송계약에 구체적으로 관여하지 않은 대표기관을 그 지위라는 우연한 사정만으로 다른 인물들과 취급을 달리하여 운송인의 책임제한에 대한 예외로 하는 것이 운송계약의 특성에 비추어 적절한 것인지에 관하여 의문이 있는 점을 더하여 보면, 소외 1과 소외 3은 대외적인 대표권을 갖는 데인트 쉽핑의 대표기관은 아니더라도 이 사건 제2운송계약과 같은 운송계약과 그 이행과정에 있어서 데인트 쉽핑의 직무분장에 의하여 회사의 의사결정 등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 대표기관에 준하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하고, 더구나 이 사건에서 문제로 된 운송물의 선적에 관한 의무는 운송인의 기본적인 의무로서 그 이행에 해상운송 고유의 위험이 수반되는 것은 아니어서 선박사용인의 전문적인 판단에 대한 의존도가 비교적 낮고 운송인이 직접 관여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사건 수출화물 중 로우어 쉘 1상자의 갑판적은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 단서에서 말하는 운송인 자신으로 평가되는 자에 의하여 직접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것이다. 다음으로, 갑 제2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아보면, 갑판적 운송은 선창 내 선적에 비하여 강한 파도에 의하여 용기나 화물이 파괴되거나 해수, 우수에 의하여 젖거나 태양열에 의하여 부패되는 등의 위험이 크고, 이러한 위험성으로 인하여 종래 관습 또는 특약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금지되어 오기까지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 수출화물은 부산항에서부터 타이완의 킬릉항까지 6일 동안 해상으로 운반된 사실, 화주인 엘지전선이 갑판적과 선창 내 선적에 따른 위험의 차이로 인하여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러한 사실에 의하면 위와 같이 나무상자로 포장된 로우어 쉘을 6일 동안 갑판적으로 해상을 통하여 운송하는 것은 해상운송에 흔히 수반되고 선창 내 선적으로 피할 수 있는 정도의 해수로 인한 파괴, 침수 등으로 인한 손해발생의 위험조차 감수하여야 하는 행위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단서에서 말하는 무모한 행위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수출화물 중 로우어 쉘의 갑판적 운송은 운송인 자신의 무모한 행위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상법 제789조의2의 제1항 본문에 의한 손해배상의 제한을 받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화 27,697.37달러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엘지전선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2001. 8. 2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상법에 정한 연 6%의 비율에 의한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그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삼봉(재판장) 전주혜 임정수

하이라이트

하이라이트된 내용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