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6. 2. 23. 선고 94도1684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관세)
관세포탈죄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방조범 인정 여부
결과 요약
- 관세포탈죄의 공동정범으로 공소 제기된 사안에서, 피고인의 행위가 관세포탈의 방조에 해당하더라도 공소장 변경 없이 이를 유죄로 인정하지 아니한 원심의 조치가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검사의 상고를 기각함.
사실관계
- 피고인은 중국인으로서 내국인 공소외 1, 공소외 2 등과 중국산 잣을 한국에 밀수입하기로 공모함.
- 피고인은 중국에서 잣을 구입하는 역할을, 공소외 1 등은 한국으로 반입하는 역할을 담당함.
- 피고인이 중국에서 구입한 잣을 2회에 걸쳐 한국으로 반입하거나 1회 반입을 시도하다가 중국 세관에 적발되는 등 밀수 및 밀수예비 범행을 공동정범으로 감행한 것으로 공소 제기됨.
- 원심은 밀수예비의 점에 대해 피고인이 외국인이고 행위지가 중국이므로 국내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함.
- 2회에 걸친 밀수의 점에 대해서는 공소외 1, 공소외 3의 수사기관 진술을 신뢰할 수 없고, 달리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공소장 변경 없는 방조범 인정 가능성
- 쟁점: 관세포탈죄의 공동정범으로 공소 제기된 경우, 피고인의 행위가 관세포탈의 방조에 해당하더라도 공소장 변경 없이 이를 유죄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 법리: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공소장 변경 없이 다른 죄를 인정할 수 있으나,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어야 하며,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지 않아야 함.
- 법원의 판단:
- 이 사건 심리 과정에서 관세포탈의 방조 사실이 단 한 번도 언급된 바 없음.
- 공소장 변경 없이 방조 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있음.
- 관세포탈의 방조 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보이지 않음.
- 따라서, 관세포탈의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조치는 옳다고 판단함.
관련 판례 및 법령
- 대법원 1991. 5. 28. 선고 91도676 판결
검토
- 본 판결은 형사소송법상 공소장 변경의 필요성과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원칙을 재확인한 사례임.
- 검사가 공동정범으로 기소한 사안에서, 설령 방조범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더라도 공소사실의 동일성 범위 내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에 불이익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공소장 변경 없이 유죄 인정이 가능함을 명확히 함.
- 특히, 심리 과정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은 사실을 근거로 유죄를 인정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중대한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판결임.
- 검사는 수사 및 공소 제기 단계에서 피고인의 행위가 어떤 죄명에 해당하는지 명확히 특정하고, 필요한 경우 공소장 변경 절차를 거쳐야 함을 시사함.
판시사항
관세포탈죄의 공동정범으로 공소제기된 경우, 피고인의 행위가 관세포탈의 방조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유죄로 인정하지 아니한 법원의 조처가 적법한지 여부(적극재판요지
피고인의 행위가 관세포탈의 방조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관세포탈죄의 공동정범으로 공소가 제기된 이 사건의 심리과정에서 단 한번도 언급된 바 없는 관세포탈의 방조사실을 법원이 공소장의 변경도 없이 그대로 유죄로 인정하는 것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관세포탈의 방조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여지지도 아니한다이 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인은 중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으로서 내국인인 공소외 1, 공소외 2 등과 중국산 잣을 한국에 밀수입하기로 공모하여, 피고인은 중국에서 잣을 구입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위 공소외 1 등은 그 잣을 한국으로 반입하는 역할을 담당하여 실제로 피고인이 중국에서 구입한 잣을 2회에 걸쳐 한국으로 반입하거나 1회 반입을 기도하다가 중국세관에 적발되는 등 밀수 및 밀수예비의 범행을 공동정범으로 감행한 것이라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원심은 밀수예비의 점은 피고인이 수집한 잣을 한국에 반입하지 못하고 중국 석도항에서 적발되어 예비에 그친 것으로서 그 행위지가 중국이고 피고인이 외국인인 이상 국내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로, 2회에 걸친 밀수의 점에 대하여는 피고인이 위 공소외 1 등과 공모하여 이 사건 범행을 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공소외 1, 공소외 3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내용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믿을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이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판단을 함에 있어 거친 증거의 취사과정 및 이에 따른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상고이유의 주장은 피고인이 관세포탈의 공동정범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지라도 관세포탈의 방조범으로는 처벌할 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방조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것이나, 이는 원심의 가정판단에 대한 것으로서 원심도 피고인의 행위가 관세포탈의 방조에 해당한다고 단정한 것이 아니며, 또 가사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의 행위가 관세포탈의 방조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관세포탈죄의 공동정범으로 공소가 제기된 이 사건의 심리과정에서 단 한번도 언급된 바 없는 관세포탈의 방조사실을 법원이 공소장의 변경도 없이 그대로 유죄로 인정하는 것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관세포탈의 방조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여지지도 아니한다(대법원 1991. 5. 28. 선고 91도676 판결 참조). 따라서 관세포탈의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조처는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방조범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이유불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이 내세우는 대법원 판례는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대법관 박만호(재판장) 박준서 김형선(주심) 이용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