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이 유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서종합법률사무소의 상고이유 제1점을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먼저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원고가 1987.12.22. 피고와의 사이에 원고 소유의 (기중기번호 생략) 15t 기중기에 관하여 보험자를 피고, 기명피보험자를 원고, 보험기간을 1987.12.22.부터 1988.6.2.까지로 하고 대물보상의 한도액을 금 20,000,000원으로 하는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원고는 소외 한국기업리스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로부터 그 회사가 일본으로부터 수입한 자동종이절단기 1세트의 하차 운반작업을 위한 대형 기중기를 빌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원고 소유의 위 (기중기번호 생략) 기중기와 함께 원고 소속의 기중기 기사인 소외 1을 위 사업장으로 파견하여 그로 하여금 위 기계 하차작업을 하도록 한 사실, 그런데 위 소외 1이 위 기중기로 위 기계의 주몸체 부분에 들어 있는 약 16.5t 가량의 포장상자를 들어 올리다가 위 기중기의 리프트줄을 작동시키는 유압확장식 엘보우가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지면서 위 리프트줄이 풀려 위 상자가 약 160cm 아래 땅으로 떨어진 사실, 위 충격으로 위 기계는 주요기능이 파손되어 그 수리가 거의 불가능할 뿐 아니라 수리한다 하여도 그 비용이 신품 구입가격에 이르게 되자, 소외 회사는 위 기계에 관하여 동산종합보험계약을 맺은바 있는 소외 안국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로부터 보험금 183,510,428원을 지급받은 사실, 그 후 위 안국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는 원고를 상대로 보험자 대위권에 터잡아 소외 회사를 대위하여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1993.1.28.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금 64,956,39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위 인정사실을 근거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보험계약상의 보험자로서 피보험자인 원고가 위 사고로 입게 되는 손해배상액 중 위 보험계약상 보험한도액 범위 내인 금 20,000,000원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다음, 소외 회사는 위 보험계약상의 기명피보험자인 원고로부터 위 기중기를 임차사용한 자로서 피보험자에 해당하고 따라서 피고는 소외 회사가 소유하는 위 기계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보험계약상의 면책약관에 따라 보상할 책임이 없다는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판단하기를,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보험약관에서는 위 보험계약에 의하여 보험자가 보상할 대물배상책임에 관하여 “피보험자가 소유, 사용 또는 관리하는 재물에 생긴 손해에 대하여는 보험자인 피고가 보상하지 않는다”(약관 제10조 제3항 제1호)라고 규정하면서, 위 대물배상의 경우 보험자가 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의 하나로서 “기명피보험자(보험증권에 기재된 피보험자)의 승낙을 얻어 피보험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중인 자는 위에서 말하는 피보험자에 해당한다”(약관 제11조 제3호)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소외 회사가 이 사건 사고시 위 기중기를 사용 또는 관리하고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는 갑 제5호증, 을 제1호증의 12, 24, 37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후, 오히려 갑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증인 1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일반적으로 위와 같이 기중기를 대여함에 있어서는 기중기와 함께 그 기사가 파견되며 그 작업에 있어서도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고 상당한 위험성이 있으므로 목적물을 들여 올려서 목적지까지 옮기는 것이 가능한지의 여부 및 그 작업을 위한 발판의 설치, 붐대의 고정 등을 전적으로 그 기사의 책임으로 행하고, 기중기를 대여받은 자가 하는 일은 작업할 목적물과 목적지를 알려주고 기사의 지시에 따라 목적물을 밧줄로 묶는다거나 목적물을 기중기의 갈쿠리에 묶는 정도에 불과한데, 이 사건 사고시에도 위와 마찬가지로 기사 소외 1이 파견되어 위 기중기 작업을 자기 책임하에 행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은 기중기 작업을 의뢰하고 의뢰받는 관계는 흔히 그 관계가 임대차라고 표현되어 있기는 하나 그 실제관계는 법률상 엄격한 의미의 임대차와는 달리 기중기의 임차를 요청하는 측이 그 기중기를 현실적으로 지배관리하면서 사용수익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작업을 의뢰하는 데 불과한 것이어서, 오히려 법률상의 의미에서 도급에 가까운 관계이므로 소외 회사를 위 보험계약약관 제11조 제3호 소정의 피보험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위 면책항변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갑 제5호증(소외 1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을 제1호증의 18과 같다)의 기재에 의하면, 직접 현장에서 위 기중기를 운전하고 작업을 한 위 소외 1은 자신이 작업장소에 도착하여 보니 고공설치작업을 담당하는 도비공들이 자신에게 크레인을 설치할 장소를 지정하고 크레인 붐대를 신장하게 한 후 크레인의 와이어에 위 포장화물을 걸어 올리라고 지시하여, 위 소외 1은 위 지시에 따라 크레인 조작업무만을 담당하였을 뿐 크레인에 화물을 달아매는 일 등에는 전혀 개입한 바가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소외 회사는 위 기계에 대한 화물하차운반작업을 원고에게 도급한 것이 아니고 원고로부터 위 기중기를 임대받아 이를 사용하여 그 관리와 책임 아래 위 기계하차작업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소외 회사는 위 사고 당시 기명피보험자인 원고의 승낙을 얻어 위 기중기를 사용 또는 관리 중인 자로 보아야 할 것임에도, 원심이 막연히 전 구상금소송의 판결인 갑 제2호증의 1, 2의 기재(이들 판결에서도 원고와 소외 회사 사이의 위 법률관계를 도급으로 본 것은 아니다)와 원심 증인 1의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증언만으로 원고와 소외 회사와의 관계를 도급관계로 보아 피고의 면책항변을 배척한 것은 필경 채증법칙을 어겨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기중기 임대의 성질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을 저질렀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