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재판요지

주문

판결이유

AI 요약

백지어음 보충권 한도 불특정 시 유가증권위조죄 성립 여부

결과 요약

  • 백지어음 보충권의 한도가 특정되지 않고 행사 방법에 특별한 정함이 없는 경우, 보충권 일탈만으로 유가증권위조죄의 범의를 단정할 수 없으며, 보충권 일탈의 정도, 원인, 경위 등을 신중히 심리해야 함.
  • 원심의 판단은 백지어음 보충권 남용의 범의에 대한 법리오해 또는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여 파기환송함.

사실관계

  • 피고인은 신축 목욕탕 및 여관 건물의 설비공사 관련, 수급인인 고소인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한 손해를 담보하기 위해 백지어음을 발행·교부함.
  • 고소인의 공사 하자로 인해 피고인은 손해를 입었고, 고소인에게 하자 보수를 통고했으나 이행되지 않자 피고인이 직접 보수공사를 시행함.
  • 피고인은 고소인에 대한 손해배상채권 6,470만원을 액면금으로 백지어음을 보충하여 유통시키고 할인금을 교부받음.
  • 원심은 피고인이 보충한 액면금이 실제 손해액을 초과하므로 유가증권위조죄, 위조유가증권행사죄,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백지어음 보충권 남용과 유가증권위조죄의 범의

  • 법리: 백지어음 취득자가 발행자와의 합의에 정해진 보충권 한도를 넘어 보충한 경우, 발행인의 서명날인 있는 기존 약속어음 용지를 이용한 새로운 약속어음 발행에 해당하여 유가증권위조죄를 구성함. 이를 제시하여 할인받은 행위는 위조유가증권행사죄 및 사기죄를 구성함.
  • 법원의 판단: 보충권의 한도가 처음부터 특정되지 않고 행사 방법에 특별한 정함이 없어 다툼이 있는 경우, 보충권 행사가 범위를 일탈했더라도 그 점만으로 백지보충권 남용 또는 그에 대한 범의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음. 보충권 일탈의 정도, 행사 원인 및 경위 등을 신중히 심리해야 함.
  • 사안 적용: 피고인이 보충한 액면금 6,470만원 중 일부는 정산감리 결과에 근거하고, 누수 하자보수 비용 및 손해배상액에 대해서는 고소인의 방해를 주장하며, 고소인이 하자보수 각서까지 작성했음에도 다투어 피고인이 감정 의뢰 후 직접 보수공사를 시행한 점 등을 고려함.
  • 결론: 비록 피고인이 보충한 액면금이 실제 손해배상채무액을 넘고, 중재 제의를 거절했더라도, 고소인에게도 불실공사나 공사 지연의 귀책사유가 있었고 피고인이 상당액의 손해를 입었으며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보충권을 행사한 점 등을 종합할 때, 백지보충권 남용 및 이에 대한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여 형사책임을 지우기 어려움. 원심이 액면금 초과만을 이유로 범의를 인정한 것은 법리오해 또는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배에 해당함.

관련 판례 및 법령

  • 대법원 1972. 6. 13. 선고 72도897 판결

검토

  • 본 판결은 백지어음 보충권의 남용 여부 및 유가증권위조죄의 범의 판단에 있어, 단순히 보충된 금액이 실제 손해액을 초과하는지 여부만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보충권의 한도 설정 경위, 분쟁의 원인, 당사자 간의 책임 소재, 보충권 행사 전후의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함을 명확히 함.
  • 특히, 백지어음의 보충권 한도가 불특정하거나 다툼이 있는 경우, 발행인의 주관적 인식과 행위의 합리성 여부가 범의 판단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함. 이는 유사 사건에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음.

판시사항

백지어음보충권의 한도가 특정되어 있지 아니하고 그 행사방법에 대하여도 특별한 정함이 없는 경우 결과적으로 그 범위를 일탈한 보충권의 행사와 유가증권위조죄

재판요지

백지어음에 대하여 취득자가 발행자와의 합의에 의하여 정하여진 보충권의 한도를 넘어 보충을 한 경우에는 발행인의 서명날인 있는 기존의 약속 어음용지를 이용하여 새로운 약속어음을 발행하는 것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보충권의 남용행위는 유가증권위조죄를 구성하는 것이나, 그 보충권의 한도자체가 처음부터 일정한 금액 등으로 특정되어 있지 아니하고 그 행사방법에 대하여도 특별한 정함이 없어서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결과적으로 보충권의 행사가 그 범위를 일탈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 점만 가지고 바로 백지보충권의 남용 또는 그에 대한 범의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그 보충권일탈의 정도, 보충권행사의 원인 및 경위 등에 관한 심리를 통하여 신중히 이를 인정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형법 제214조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각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통해서 이 사건 백지어음은 피고인이 신축하는 목욕탕 및 여관 건물의 설비공사에 관하여 도급인인 피고인이 수급인인 고소인 공소외 1이 경영하는 공소외 2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입게 될 모든 손해를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인이 그 손해상당액을 액면금으로 보충하여 유통시킬 수 있는 보충권을 수여하여 발행교부된 사실, 그런데 고소인은 위 설비공사를 하면서 그 설시와 같이 위 건물 지하실의 배수관에서 누수되게 하였고 옥상의 물탱크 등을 설계용량에 미달되게 하였으며 온수배수관의 일부 등을 누락시킨 사실, 또한 위 공사도중 이 사건 누수하자가 발견되어 피고인과 고소인, 방수업자인 공소외 3 사이에 1986.2.8.까지 이를 보수하고 같은 날까지 보수를 마치지 아니하면 고소인은 1일 50만원의 비율에 의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면서 그와 같은 취지의 각서까지 피고인에게 작성하여 주었으나 다툼이 계속되어 같은 해 6.10.까지 보수공사가 시행되지 않고 있던 중 피고인은 같은 해 5.2. 고소인에게 같은 달 10.까지 위 하자보수공사를 하지 아니하면 피고인 스스로 보수공사를 시행하겠다고 통고한 후 다른 공사업자를 선정하여 약 20일간 1,200만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 위 보수공사를 마친 사실,그리고 피고인은 같은 해 6.10. 그 설시와 같이 이 사건 백지어음에 액면금을 6,470만원으로 보충하여 이를 유통시키고 공소외 4로부터 할인금 명목의 금원을 교부받은 사실 등을 확정한 다음 피고인은 고소인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규격미달의 용기설치 등으로 인한 공사대금 감액요인 1,670만원과 누수하자 보수비용 1,200만원 및 손해배상약정에 따라 1986.2.9.부터 피고인의 하자보수공사 개시일인 같은 해 6.10.까지 122일간 1일 50만원의 비율에 의한 손해배상액 6.100만원을 합한 8,970만원에서 나머지 공사대금 채무액 2,500만원을 공제한 6,470만원의 손해배상채권을 고소인에 대하여 취득하게 되었으므로 이를 액면금으로 보충하여 이 사건 백지어음을 행사한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고소인이 옥상 물탱크 등을 당초의 설계용량에 미달하게 설치한 것은 피고인의 설계변경에 따른 것이고 위 하자보수약정에 따라 보수공사를 시행하지 않은 것도 피고인의 일방적인 방해로 인한 것이어서 고소인에게만 귀책사유가 있었던 것이 아니며 또한 1일 50만원의 비율에 의한 손해배상금은 여관개업이 지연됨으로써 피고인이 입을 손해를 배상하기로 한 것인데 고소인이 하자보수공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1986.4. 초순경에야 비로서 여관개업이 가능하였던 사정이엿보이며 1,200만원의 하자보수비용도 고소인이 보수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범위를 넘는 것이어서 결국 피고인이 이 사건 약속어음에 6,470만원으로 액면금을 보충한 것은 실제로 입은 손해액의 상당범위를 넘는 것이므로 위 보충행위는 유가증권위조죄를 구성하고 정당하게 보충된 약속어음인 것처럼 이를 위 공소외 4에게 제시하고 할인받은 행위는 위조유가증권행사죄 및 사기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을 위 각 죄의 경합범으로 처단하고 있다. 어음취득자로 하여금 후일 어음요건을 보충시키기 위하여 미완성으로 발행된 이른바, 백지어음에 대하여 취득자가 발행자와의 합의에 의하여 정해진 보충권의 한도를 넘어 보충을 한 경우에는 발행인의 서명날인 있는 기존의 약속어음 용지를 이용하여 새로운 약속어음을 발행하는 것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보충권의 남용행위는 유가증권위조죄을 구성하는 것이고 ( 당원 1972.6.13. 선고 72도897 판결 참조) 나아가 이를 정당하게 보충된 약속어음인 것처럼 상대방에게 제시하여 할인명목의 돈을 교부케 한 행위는 위조유가증권행사죄 및 사기죄를 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이 그 보충권의 한도 자체가 처음부터 일정한 금액 등으로 특정되어 있지 아니하고 그 행사방법에 대하여도 특별한 정함이 없어서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결과적으로 보충권의 행사가 그 범위를 일탈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 점만 가지고 바로 백지보충권의 남용 또는 그에 대한 범의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그 보충권일탈의 정도, 보충권행사의 원인 및 경위 등에 관한 심리를 통하여 신중히 이를 인정하여야 할 것인 바,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보충한 위 액면금 6,470만원 중 규격미달의 용기설치 등으로 인한 공사대금 감액요인 1,670만원에 대하여는 그가 이른바 정산감리를 시켰다는 공소외 5를 내세워 그 금액의 내역을 주장하고 있고(공판기록 96, 106쪽) 비록 액수는 확정하지 않았으나 이미 1986.5.2. 고소인에게 내용증명을 보내어 그 지급을 청구하고 있었으며 또한 이 사건 누수하자보수비용 1,200만원과 손해배상약정에 따른 1일 50만원의 비율에 의한 손해배상액 6,100만 원에 대하여는 피고인은 고소인이 위 보수공사를 불성실하게 시행하려 하기에 이를 제지한 것일 뿐 일방적으로 위 보수공사시행을 방해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고(수사기록 403쪽, 공판기록 315쪽) 제1심증인 공소외 6(공판기록 202쪽), 공소외 5(공판기록98쪽), 공소외 3(공판기록 173쪽), 원심증인 공소외 7(공판기록 361쪽)의 각 증언도 이에 부합하고 있으며 한편 고소인은 각서까지 작성하여 자기의 잘못을 시인하고 다시 이를 다투자 피고인은 1986.3.8.경 위 건물의 설계자 겸 건축사인 공소외 8에게 위 하자부분에 대한 감정을 의뢰하여 위 하자는 고소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고 재시공을 하여야 한다는 감정결과가 나오자(수사기록 66, 20쪽) 1986.5.2. 고소인에게 누수하자보수를 위한 전면재시공을 같은 해 5.10.까지 착공하지 아니하면 스스로 착공할 것과 1일 50만원의 비율에 의한 지체배상금 및 설계도면과 달리 시공함으로써 생긴 차액의 보상금 등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었으나(수사기록 17쪽) 고소인이 같은 해 5.26. 역시 내용증명을 통하여 이를 거절하자 피고인 스스로 하자보수공사를 하고 이 사건 약속어음을 보충하여 행사한 사실이 인정되며, 또한 고소인이 작성한 이 사건 하자보수각서(수사기록70쪽) 에 의하면 위 보수약정은 1986.2.8. 여관을 개업치 못하면 고소인은 그 이튿날부터 1일 금 50만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실제로 피고인이 입게 되는 손해액에 관계없이 배상하기로 약정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이 사건 건물의 여관개업이 1986.4. 초순경에야 비로서 가능하였던 사정은 위 손해배상의 기준이 되는 일자를 정함에 있어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백지어음의 보충원인 및 그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인이 보충한 이 사건 어음의 액면금은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의뢰한 감정서 등에 산출근거를 둔 것이어서 실제로는 원심설시와 같이 고소인이 부담하여야 할 손해배상채무액을 넘는 것이었고, 또한 고소인으로부터 공사도급계약서의 조항대로 분쟁을 제3자의 중재에 따르자는 제의를 받고도 이에 따르지 아니하고 보충권을 행사한 것이라 할지라도 원심설시와 같이 고소인에게도 이 사건 분쟁의 근본원인인 위 불실공사나 공사지연의 일부 귀책사유가 있었던 것이고 그로 말미암아 피고인이 실제로 상당액의 수리비용을 지출하는 등 손해를 입고 있었으며 당사자사이에 그 책임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중에 피고인은 나름대로의 근거를 내세워 고소인에게 그 하자보수의 이행 등을 독촉하다가 끝내 고소인이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이 사건 어음보충행위에 이르게 되었다면 고소인이 민사상 그 손해배상채무액에 대한 별도의 확정절차를 거쳐서 이 사건 어음금과의 정산을 볼 수 있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이 위 어음을 보충한 것이 백지보충권남용에 해당되고 나아가 이에 대한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여 피고인에게 형사책임을 지우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어음의 액면금액이 그 보충권의 범위를 상당정도 넘었으리라는 점만 가지고 피고인에게 백지어음보충권 남용에 대한 범의가 인정된다는 전제아래 유가증권위조죄와 동행사죄 및 사기죄가 구성된다고 판단한 것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백지어음보충권 남용의 범의에 대한 법리오해가 아니면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인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주한(재판장) 이회창 배석 김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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