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다른 증거자료를 통해 문서의 실질적 증거력을 부정하는 심증을 형성한 경우, 문서의 진부를 조사하지 않고도 그 증명력을 배척할 수 있음.
형사사건의 무혐의 불기소처분은 민사재판을 기속하지 않으며, 법원은 자유심증으로 반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
원심의 사실인정 및 증거 판단에 위법이 없으므로 상고를 기각함.
사실관계
원심은 원고의 채무자인 소외인이 원고를 해칠 것을 알면서 그의 처형인 피고와 통정하여 피고에게 액면 금 8억 원의 약속어음을 허위로 발행하고 공증받은 사실을 인정함.
피고는 원심이 서증들의 인부를 조사하지 않은 점, 형사사건에서 무혐의 불기소처분된 사실이 있음에도 원심이 반대 사실을 인정한 점 등을 이유로 상고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문서의 실질적 증거력 판단 방법
법리: 문서는 형식적 증거력이 있어야 실질적 증거력이 문제되며, 실질적 증거력은 법관의 자유심증에 일임됨.
법리: 수소법원은 먼저 문서의 형식적 증거력 존부를 조사하는 것이 순서이나, 다른 증거자료를 통해 해당 문서의 실질적 증거력 자체를 부정하는 심증을 이미 형성한 경우, 문서의 진부를 조사하지 않고도 그 증명력을 배척할 수 있음.
법원의 판단: 원심이 소론 서증들의 인부를 조사하지 않았으나, 해당 서증에 의한 입증사항을 그에 저촉되는 사실인정을 통해 배척한 것은 원심이 소론 서증들의 실질적 증거력을 부정하는 심증을 형성하였기 때문으로 보아 위법이 없다고 판단함.
형사사건 무혐의 불기소처분의 민사재판 기속 여부
법리: 형사사건에서 무혐의 불기소처분되었다는 사실이 있다 하여 민사재판에 기속되는 것은 아니며, 법원은 증거에 의한 자유심증으로 그에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
법원의 판단: 소외인과 피고가 강제집행면탈죄로 피소된 형사사건에서 무혐의 불기소처분되었다는 사실이 있더라도, 민사재판에서 이에 기속되지 않으며, 원심의 사실인정은 증거의 취사선택 및 정황적 사실인정이 정당하여 채증법칙 위배, 증거판단 유탈, 이유불비 등의 위법이 없다고 판단함.
검토
본 판결은 문서의 증거력 판단에 있어 법관의 자유심증주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형식적 증거력 조사보다 실질적 증거력에 대한 심증 형성이 우선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함.
또한, 형사사건의 불기소처분이 민사재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여, 형사 절차의 결과가 민사 절차의 사실인정을 구속하지 않음을 분명히 함으로써 민사재판의 독자성을 강조함.
판시사항
가. 법원이 문서의 실질적 증거력을 부정하는 심증을 이미 형성하고 있는 경우 그 문서의 진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소극)
나. 무혐의불기소처분된 사실과 민사재판에 있어 사실인정과의 관계
재판요지
가. 문서는 그 존재자체가 증거로 되는 경우가 아닌 한 형식적 증거력이 있어야만 비로소 실질적 증거력이 문제가 되는 것이고 이 실질적 증거력은 법관의 자유심증에 일임되는 것이므로 수소법원으로서는 먼저 문서의 형식적 증거력의 존부를 조사하는 것이 순서라 하겠으나 당해법원이 다른 증거자료들을 통하여 당해 문서의 실질적 증거력 자체를 부정하는 심증을 이미 형성하고 있는 때에는 문서의 진부를 조사함이 없이 바로 그 증명력을 배척하여도 위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나. 형사사건에서 무혐의 불기소처분되었다는 사실이 있다하여 민사재판에 있어서 이에 기속되는 것은 아니고 법원은 증거에 의한 자유심증으로 그에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상고이유에 대하여,
문서는 그 존재자체가 증거로 되는 경우가 아닌 한, 형식적 증거력이 있어야만 비로소 실질적 증거력이 문제가 되는 것이고 이 실질적 증거력은 법관의 자유심증에 일임되는 것이므로 수소법원으로서는 먼저 문서의 형식적 증거력의 존부를 조사하는 것이 순서라 하겠으나 당해 법원이 다른 증거자료들을 통하여 당해 문서의 실질적 증거력자체를 부정하는 심증을 이미 형성하고 있는 때에는 문서의 진부를 조사함이 없이 바로 그 증명력을 배척하여도 위법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원심이 소론의 서증들에 대하여 그 인부를 조사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당해서증에 의한 입증사항을 원심이 그에 저촉되는 사실인정을 통하여 배척하고 있는 것은 원심의 설시이유를 통하여 분명하게 알수 있고 이것은 필경 원심이 소론서증들의 실질적 증거력을 부정하는 심증을 형성하고 있었음에 기인하는 것으로 쉽게 여겨짐으로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를 비난하는 소론은 당치않다고 하겠다.
그리고 원심이 원고의 채무자인 소외인이 원고를 해칠 것을 알면서 그의 처형인 피고와 통정하여 피고에게 액면 금 800,000,000원의 이 사건 약속어음을 허위로 발행하고 공증받은 사실을 인정한 것은 그 사실인정을 위하여 설시하고 있는 정황적 사실들의 인정을 위한 관계증거의 취사선택에 아무런 잘못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정황적 사실인정도 정당하여 옳다고 수긍이 되고 또한 소외인과 피고가 강제집행면탈죄로 피소된 형사사건에서 무혐의 불기소처분되었다는 사실이 있다하여 민사재판에 있어서 이에 기속되는 것은 아니고 법원은 증거에 의한 자유심증으로 그에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므로 원판결에는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 증거판단유탈, 이유불비 등의 위법 따위가 있다 할 수 없다.
이리하여 논지는 모두 이유없으므로 이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