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8592 판결 사기·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업무상횡령
공탁금 출급 사기 후 횡령죄 성립 여부 및 사기죄 피해자 판단
결과 요약
- 공탁관을 기망하여 공탁금을 출급받아 종친회에 손해를 입힌 행위는 종친회를 피해자로 하는 사기죄가 성립함.
- 사기죄로 공탁금을 편취한 후, 그 공탁금 반환을 거부한 행위는 새로운 법익 침해를 수반하지 않는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여 별도의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음.
- 원심판결 중 사기죄의 피해자를 공탁관으로 잘못 판단한 부분은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업무상횡령죄를 인정한 부분은 불가벌적 사후행위 법리 오해로 파기환송함.
사실관계
- 피고인은 갑 종친회 회장으로, 위조한 종친회 규약 등을 공탁관에게 제출함.
- 피고인은 위조 서류를 이용하여 종친회를 피공탁자로 하여 공탁된 수용보상금을 출급받아 편취함.
- 피고인은 출급받은 공탁금을 종친회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중 반환을 거부함.
-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사기, 업무상횡령죄를 유죄로 판단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사기죄의 피해자 판단
- 쟁점: 공탁관을 기망하여 공탁금을 출급받은 경우 사기죄의 피해자가 공탁관인지, 아니면 공탁금출급청구권을 상실한 종친회인지 여부.
- 법리: 공탁관의 공탁금출급인가처분에 따라 공탁금이 출급되면, 설령 진정한 출급청구권자가 아닌 사람이 출급받았더라도 공탁절차는 종료됨. 따라서 진정한 출급청구권자는 공탁금출급청구를 하거나 국가를 상대로 민사소송으로 공탁금 지급을 구할 수 없음.
- 법원의 판단: 피고인이 공탁관을 기망하여 공탁금을 출급받음으로써 종친회가 공탁금출급청구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종친회가 사기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을 뿐임. 원심이 피해자를 공탁관으로 잘못 판단하였으나,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함.
관련 판례 및 법령
- 대법원 1993. 7. 13. 선고 91다39429 판결
-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도11040 판결
업무상횡령죄의 성립 여부 (불가벌적 사후행위)
- 쟁점: 사기죄로 공탁금을 편취한 후, 그 공탁금 반환을 거부한 행위가 별도의 업무상횡령죄를 구성하는지 여부.
- 법리: 이미 사기죄가 성립하여 피해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후의 행위가 새로운 법익 침해를 수반하지 않는다면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여 별도의 죄가 성립하지 않음.
- 법원의 판단: 피고인이 공탁관을 기망하여 공탁금을 출급받음으로써 종친회를 피해자로 한 사기죄가 이미 성립함. 따라서 피고인이 그 후 종친회에 대하여 공탁금 반환을 거부한 행위는 새로운 법익의 침해를 수반하지 않는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할 뿐 별도의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함. 원심이 업무상횡령죄를 인정한 것은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아, 업무상횡령죄 부분과 경합범 관계에 있는 나머지 공소사실 부분을 포함하여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환송함.
관련 판례 및 법령
검토
- 본 판결은 공탁금 출급과 관련된 사기죄의 피해자 판단 기준을 명확히 제시함. 공탁관 기망으로 인한 공탁금 출급의 경우, 실질적으로 공탁금출급청구권을 상실하여 손해를 입는 자가 피해자임을 확인함.
- 또한, 사기죄로 재물을 편취한 후 그 재물에 대한 반환을 거부하는 행위가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함. 이미 성립한 사기죄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더하여 새로운 법익 침해가 없는 경우, 별도의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음을 명확히 함으로써 이중 처벌의 위험을 방지하고 죄형 균형을 도모함.
- 변호사는 유사 사건에서 사기죄의 피해자 특정 및 불가벌적 사후행위 법리 적용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여 피고인에게 유리한 변론을 구성할 수 있음.
판시사항
[1] 공탁관의 공탁금출급인가처분에 따라 공탁금이 출급되었으나 출급받은 사람이 진정한 출급청구권자가 아닌 경우, 진정한 출급청구권자가 공탁금출급청구를 하거나 국가를 상대로 민사소송으로 공탁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갑 종친회 회장인 피고인이 위조한 종친회 규약 등을 공탁관에게 제출하는 방법으로 갑 종친회를 피공탁자로 하여 공탁된 수용보상금을 출급받아 편취하고, 이를 종친회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중 반환을 거부하여 횡령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공탁관을 기망하여 공탁금을 출급받음으로써 갑 종친회를 피해자로 한 사기죄가 성립하고, 그 후 갑 종친회에 대하여 공탁금 반환을 거부한 행위는 새로운 법익의 침해를 수반하지 않는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할 뿐 별도의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대법원
판결
변호인법무법인 ○제 담당변호사 ○○○ ○ ○○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이 유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증거에 의하여 살펴보아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종친회 규약에 대한 사문서위조의 점과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사문서위조죄의 객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서에 기재한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므로 그 법리를 이 사건에 원용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 중 사기의 점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은, 종친회를 피공탁자로 하여 수용보상금이 공탁되었는데 피고인이 위조한 종친회 규약 등을 제출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인 공탁관을 기망하고 공탁금을 출급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것이고, 원심은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판단 중 사기죄의 피해자를 공탁관으로 본 부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공익사업의 시행자가 수용보상금을 공탁한 경우 피공탁자는 그 공탁금에 관하여 출급청구권을 가진다. 한편 공탁관의 공탁금출급인가처분에 따라 공탁금이 출급되었다면, 설령 이를 출급받은 사람이 진정한 출급청구권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로써 공탁법상의 공탁절차는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진정한 출급청구권자는 공탁금출급청구를 하거나 국가를 상대로 하여 민사소송으로 공탁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대법원 1993. 7. 13. 선고 91다39429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탁관을 기망하여 공탁금을 출급받음으로써 종친회가 공탁금출급청구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종친회가 사기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을 뿐이다.
다. 다만, 원심판결 이유를 증거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해자를 위와 같이 잘못 판단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사기죄의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해자 판단과 관련한 원심판결의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아니하였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도11040 판결 등 참조).
3.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한 직권판단
가.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위조한 서류를 이용하여 공탁금을 출급받은 행위가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다음, 피고인이 출급받은 공탁금을 종친회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중 정당한 이유 없이 반환을 거부하여 횡령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상횡령의 점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공탁관을 기망하여 공탁금을 출급받음으로써 종친회를 피해자로 한 사기죄가 성립한다.
2) 따라서 피고인이 그 후 종친회에 대하여 공탁금의 반환을 거부하였더라도, 그 행위는 새로운 법익의 침해를 수반하지 않는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할 뿐이고, 별도의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다. 그런데도 피고인에 대하여 사기죄와 별도로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라. 위와 같이 원심판결 중 업무상횡령죄 부분에 파기사유가 있는데, 위 부분과 나머지 공소사실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업무상횡령죄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을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대법관 민일영(재판장) 박보영 김신(주심) 권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