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무능력 상태의 금치산자 후견인에 의한 재판상 이혼 청구는 배우자에게 이혼 사유가 존재하고 금치산자의 이혼 의사를 객관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며, 본 사안에서는 이혼 의사 추정의 객관적 사정이 부족하여 청구를 기각함.
사실관계
원고는 의식불명의 식물인간 상태로 금치산 선고를 받았음.
원고의 후견인(아버지)은 피고(원고의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이유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함.
피고는 원고의 회사 주식 관련 다툼이 있었으나, 원고에 대한 배우자로서의 도리를 다하였고, 원고의 간병을 각오하고 있음.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의사무능력 금치산자의 후견인에 의한 재판상 이혼 청구 가능 여부 및 이혼 의사 추정 요건
법리: 의식불명 상태의 금치산자 배우자에게 민법 제840조 각 호의 이혼 사유가 존재하고, 금치산자의 이혼 의사를 객관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경우, 후견인은 금치산자를 대리하여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음.
이혼 의사 추정 요건: 이혼 사유의 성질과 정도, 금치산자의 결혼관 및 이혼 관련 의사표현, 혼인생활의 순탄 정도, 부부간 갈등 해소 방식, 혼인생활 기간, 금치산자의 나이·건강 상태 및 간병 필요성, 이혼 사유 발생 후 배우자의 반성적 태도 및 가족관계 유지 노력, 배우자의 재산 부당 관리·처분 여부, 자녀들의 이혼 의견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혼인관계 해소가 금치산자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고, 금치산자가 이혼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면 혼인관계 해소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볼 수 있어야 함.
법원의 판단:
피고의 1회성 부정행위가 있었으나, 피고가 원고에 대한 배우자로서의 도리를 충실히 하였고, 원고의 간병을 각오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함.
원고의 현재 건강 상태와 간병 필요성, 혼인생활 기간, 자녀들의 의견 등을 종합할 때, 원고의 이혼 의사를 추정할 객관적 사정이 부족하다고 판단함.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며, 이혼 의사에 관한 경험칙 위반의 잘못이 없다고 봄.
관련 판례 및 법령
민법 제840조 (재판상 이혼원인)
민법 제947조 (후견인의 권한)
민법 제949조 (후견인의 대리권)
민법 제940조 (후견인의 변경)
참고사실
원고의 후견인(아버지)과 피고 사이에 회사 주식 관련 민사 분쟁 및 형사 재판 과정이 있었음.
검토
본 판결은 의사무능력 상태에 있는 금치산자의 이혼 청구권 행사에 있어 후견인의 대리권 행사 요건을 명확히 제시함.
특히, 금치산자의 '이혼 의사 추정'이라는 주관적 요소를 객관적이고 다각적인 사정들을 종합하여 판단하도록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후견인의 자의적인 이혼 청구를 방지하고 금치산자의 최선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취지로 보임.
단순히 배우자의 부정행위 등 이혼 사유가 존재한다고 하여 의사무능력자의 이혼 의사가 바로 추정되는 것이 아니라, 혼인생활 전반과 당사자의 현재 상황, 그리고 이혼이 금치산자에게 미칠 영향까지 폭넓게 고려해야 함을 강조함.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의식불명의 식물상태와 같은 의사무능력 상태에 빠져 금치산선고를 받은 자의 배우자에게 부정행위나 악의의 유기 등과 같이 민법 제840조 각 호가 정한 이혼사유가 존재하고 나아가 금치산자의 이혼의사를 객관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민법 제947조, 제949조에 의하여 금치산자의 요양·감호와 그의 재산관리를 기본적 임무로 하는 후견인( 민법 제940조에 의하여 배우자에서 변경된 후견인이다)으로서는 의사무능력 상태에 있는 금치산자를 대리하여 그 배우자를 상대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위와 같은 금치산자의 이혼의사를 추정할 수 있는 것은, 당해 이혼사유의 성질과 정도를 중심으로 금치산자 본인의 결혼관 내지 평소 일상생활을 통하여 가족, 친구 등에게 한 이혼에 관련된 의사표현, 금치산자가 의사능력을 상실하기 전까지 혼인생활의 순탄 정도와 부부간의 갈등해소방식, 혼인생활의 기간, 금치산자의 나이·신체·건강상태와 간병의 필요성 및 그 정도, 이혼사유 발생 이후 배우자가 취한 반성적 태도나 가족관계의 유지를 위한 구체적 노력의 유무, 금치산자의 보유 재산에 관한 배우자의 부당한 관리·처분 여하, 자녀들의 이혼에 관한 의견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혼인관계를 해소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금치산자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인정되고 금치산자에게 이혼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혼인관계의 해소를 선택하였을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혼인관계의 성립, 원고의 아버지 소외 1(현재 원고의 후견인이다)이 설립한 소외 2 주식회사의 주식 보유 경위, 원고의 의식불명 상태 발생과 이후 가족들의 간호내용, 원고 보유 주식의 양도계약 체결과 위 회사에 대한 피고의 경영권 행사 경위, 피고의 간통사실과 그 후 소외 1과 피고 사이에서 전개된 형사재판 과정과 위 주식양도 및 경영권 행사와 관련된 민사분쟁의 내용 등의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민법 제840조 제1호의 이혼사유에 관한 원고 후견인의 주장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배척하였다.
즉, 일반적으로 배우자에 대한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는 상대방 배우자가 이혼을 원하는 한 그 사유만으로도 위 민법 규정의 재판상 이혼사유가 된다고 할 수 있지만, 의사능력이 없는 금치산자인 원고의 후견인이 재판상 이혼을 청구하는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1회성 부정행위를 한 것에 지나지 않고, 피고의 시댁 식구들 특히 소외 1과 사이에 회사와 관련된 다툼이 있긴 하나 원고에 대하여는 피고가 배우자로서의 도리를 충실히 하여 왔으며, 원고로서도 앞으로 누구보다도 가족들 특히 아내인 피고의 따뜻한 보살핌과 간병이 필요하고 피고도 그러한 각오를 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러한 사정 아래에서라면 원고의 의사가 피고와 이혼을 원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피고의 위와 같은 부정한 행위에 대하여 원고의 의사가 피고와 이혼을 원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는 것이다.
원심이 참작한 위 사정들과 함께 기록에 나타난 원고의 현재 건강상태와 간병의 필요성, 혼인생활 기간, 원고의 자녀들의 부모의 이혼에 관한 의견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이혼의사를 추정할 수 있는 객관적 사정이 부족하다고 본 원심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이혼의사에 관한 경험칙 위반의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 밖에 민법 제840조 제1호의 이혼사유와 관련된 상고이유의 주장은 원심이 원고의 이혼의사 추정과 관련하여 참작한 개별 사정들의 지엽적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에 불과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민법 제840조 제4호 및 제6호의 이혼사유에 관한 원심의 판단도 그 판시 이유에 비추어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2.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