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1868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일부예비적죄명:배임)
파기환송
주문
판결이유
AI 요약
매매계약 당사자 확정 오류로 인한 횡령죄 성립 여부 재판단
결과 요약
교육청 토지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이 피고인으로 명시된 계약서가 작성된 사안에서, 매수인의 지위에 있는 자는 계약서에 표시된 바에 따라 피고인으로 봄이 상당함에도, 원심이 피해자 회사를 매수인으로 전제하여 피고인의 보상금 임의 소비 행위를 횡령죄로 판단한 것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보아 파기환송함.
사실관계
피해자 회사가 종전부터 교육청 토지를 사용해 옴.
교육청이 토지를 입찰에 부치자, 피해자 회사는 입찰 참여를 준비함.
교육청 담당자의 권유로 피해자 회사 직원인 피고인 명의로 입찰에 참여함.
교육청도 피해자 회사가 매입자금을 조달하고 피고인은 명의를 빌려주는 사람임을 알고 있었음.
피고인은 매수 과정에서 명의를 빌려주는 것 외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음.
교육청은 관련 법령에 따라 공개경쟁입찰절차를 거쳐 피고인을 낙찰자로 선정함.
매수인을 피고인으로 명시한 계약서를 작성하고 교육청 교육장과 피고인이 각 기명·날인함.
이 사건 교육청 토지가 협의수용되어 피고인이 보상금을 수령하였고, 피고인이 이를 임의 소비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매매계약 당사자 확정 및 횡령죄 성립 여부
지방자치단체가 사경제의 주체로서 사인과 사법상의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관련 법률에 따른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요건과 절차를 이행하여야 하며, 이를 거치지 않은 계약은 효력이 없음.
원심은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매매계약의 당사자로서 매도인인 충청북도와 매매계약을 체결한 다음 등기만을 피고인 앞으로 직접 이전하도록 한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보상금에 대하여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아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함.
그러나 대법원은 공개경쟁입찰절차를 거쳐 피고인을 낙찰자로 선정하고, 매수인을 피고인으로 명시한 계약서에 교육청 교육장과 피고인이 기명·날인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매매계약에서 충청북도의 계약상대방으로서 매수인의 지위에 있는 자는 계약서에 표시된 바에 따라 피고인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함.
따라서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매매계약의 매수인임을 전제로 피고인이 보상금을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아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매매당사자 확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함.
관련 판례 및 법령
구 지방재정법(2004. 1. 29. 법률 제71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3조: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하여 이 법 및 다른 법령에서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의 규정을 준용함.
구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2002. 12. 30. 법률 제68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1항, 제2항: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은 계약을 체결하고자 할 때에는 계약의 목적·계약금액·이행기간·계약보증금·위험부담·지체상금 기타 필요한 사항을 명백히 기재한 계약서를 작성하여 그 담당공무원과 계약상대자가 계약서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함으로써 계약이 확정됨.
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3다14812 판결: 지방자치단체와 사인 간에 사법상의 계약 또는 예약이 체결되었다 하더라도 위 법률상의 요건과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계약 또는 예약은 그 효력이 없음.
검토
본 판결은 지방자치단체와의 계약에서 계약서에 명시된 당사자가 누구인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임을 명확히 함. 특히 공개경쟁입찰과 같이 법령에 따른 절차가 중요한 경우, 실질적인 자금 부담 주체나 명의신탁 관계보다는 계약서상의 명의가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음을 시사함.
횡령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는 재물의 소유권 귀속 여부와 밀접하게 관련되므로, 계약 당사자 확정은 횡령죄 성립의 전제가 되는 중요한 법리적 쟁점임을 재확인함.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부분에 대한 명백한 오류 지적은, 판결의 정확성을 기하고 향후 유사 사건에서 혼동을 방지하기 위한 대법원의 의지를 보여줌.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 즉 피해자 주식회사 ○○(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가 종전부터 이 사건 교육청 토지를 사용하여 온 점, 매각담당부서인 진천교육청이 2002년경 이 사건 교육청 토지를 입찰에 부치겠다고 하자, 피해자 회사는 입찰참여를 준비하였고 그 후 진천교육청 소속 담당자의 권유에 따라 피해자 회사 직원인 피고인 명의로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점, 진천교육청도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교육청 토지 매입자금을 조달하고 입찰에 참여한 피고인은 명의를 빌려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점, 피고인은 이 사건 교육청 토지 매수과정에서 자신의 명의를 빌려주는 외에는 별다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교육청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의 당사자로서 매도인인 충청북도와 사이에 매매계약을 체결한 다음 그 등기만을 충청북도로부터 피고인 앞으로 직접 이전하도록 한 것으로서, 이는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또는 삼자간 등기명의신탁에 해당하고 그와 같은 관계에서는 명의수탁자인 피고인이 이 사건 교육청 토지의 등기명의인으로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고, 이 사건 교육청 토지가 협의수용되어 피고인이 보상금을 수령하였다면 그 보상금에 대하여도 여전히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위 보상금을 임의로 소비한 행위가 피해자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이 사건 매매계약이 체결된 당시 시행되던 구지방재정법(2004. 1. 29. 법률 제71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3조는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하여 이 법 및 다른 법령에서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른 준용조문인 구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2002. 12. 30. 법률 제68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1항,제2항은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은 계약을 체결하고자 할 때에는 계약의 목적·계약금액·이행기간·계약보증금·위험부담·지체상금 기타 필요한 사항을 명백히 기재한 계약서를 작성하여 그 담당공무원과 계약상대자가 계약서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함으로써 계약이 확정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가 사경제의 주체로서 사인과 사법상의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는 위 법률에 따른 계약서를 따로 작성하는 등 그 요건과 절차를 이행하여야 할 것이고, 지방자치단체와 사인 간에 사법상의 계약 또는 예약이 체결되었다 하더라도 위 법률상의 요건과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계약 또는 예약은 그 효력이 없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3다1481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소유자인 충청북도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진천교육청이 이 사건 교육청 토지를 매도함에 있어서 관련 법령에 따라 공개경쟁입찰절차를 거쳐 피고인을 낙찰자로 선정한 다음, 매매금액, 계약보증금, 매매잔금의 납입시기, 기타 필요한 사항과 매수인을 피고인으로 명시한 계약서를 작성하고 진천교육청 교육장과 피고인이 각 기명·날인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앞서 본 관련 법령의 규정에 나타난 계약확정을 위한 요건과 절차, 이에 위반된 계약의 효력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판시한 이 사건 매매계약의 체결경위나 소요자금의 부담관계 등의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 충청북도의 계약상대방으로서 매수인의 지위에 있는 자는 그 계약서 표시된 바에 따라 피고인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와 달리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매매계약의 매수인임을 전제로 이 사건 교육청 토지의 등기만을 이전받은 피고인은 이 사건 교육청 토지 및 그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보상금을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위 보상금을 임의 소비한 행위가 피해자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단에는 이 사건에서 횡령죄 판단의 전제가 된 매매당사자 확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위 상고이유 주장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매매계약의 매수인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나, 이는 원심판단의 전제가 된 이 사건 공소사실 내용과 부합하지 않는 것이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3. 파기의 범위에 대하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심판결 중 이 사건 교육청 토지에 관한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위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그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나머지 부분을 포함한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될 수밖에 없다.
그 밖에 이 사건 원심판결 제7면 제11행부터 제15행의 “2003. 3. 18.경 피해자 주식회사 ○○와 체결한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종중(대표자 공소외인)이 소유하는 충북 진천군 덕산면 두촌리 195-8 토지를 매수하고 2003. 3. 20.경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으로써, 피해자 주식회사 ○○를 위하여 위 두촌리 195-8 토지를 보관하게 되었다.”는 부분은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부분으로서 그 자체로 명백히 오류임을 지적해 둔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