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1. 1. 27. 선고 2009도10701 판결 배임
구 농지개혁법상 비농가의 농지매수인이 소유권 취득 불가 및 배임죄 불성립
결과 요약
- 구 농지개혁법상 자경 또는 자영 의사가 없는 비농가 매수인은 농지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없으므로, 매도인이 제3자에게 농지를 처분하여도 매수인에 대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음.
사실관계
- 망 갑은 망 을에게, 망 을은 병에게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순차 이행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음.
- 갑의 처인 피고인은 갑의 의무를 상속하였음에도, 해당 토지를 제3자에게 처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줌으로써 시가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병에게 손해를 가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됨.
- 병은 이 사건 토지 매수 당시 직접 농사를 지을 의도가 없었고, 매수 후 일정 기간 임대만 하였을 뿐 자경 또는 자영한 사실이 없음.
- 병은 매매계약 체결 후 20년 가까이 소유권이전등기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토지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생활하였음.
- 위 기간 동안 토지에 부과되는 제세공과금은 모두 피고인이 납부하였음.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구 농지개혁법상 농지 소유권 취득 및 배임죄 성립 여부
- 구 농지개혁법상 자경 또는 자영의 의사가 없는 농지의 매수인은 농지매매증명 발급 여부와 관계없이 농지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음.
- 비농가인 매수인이 자경·자영 의사가 없었다고 인정되면 매수인은 매도인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수 없음.
- 을과 병 사이의 토지 매매는 병이 자경 또는 자영할 의사가 없었던 매매이므로, 병은 구 농지개혁법상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음.
- 따라서 피고인이 제3자에게 토지를 처분하고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마쳤더라도, 병에 대하여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단함.
관련 판례 및 법령
- 구 농지개혁법(1994. 12. 22. 법률 제4817호 농지법 부칙 제2조로 폐지)
- 대법원 1994. 9. 13. 선고 93다52501 판결
- 대법원 2000. 8. 22. 선고 99다62609, 62616 판결
공소장 변경 없이 피해자 변경 인정 여부
- 법원이 공소장 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여야 하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어야 함.
- 공소사실과 달리 을의 상속인들을 피해자로 인정할 경우 피고인의 방어방법이 달라질 수 있어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있음.
- 원심이 직권으로 을의 상속인들을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 현저하게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볼 수 없음.
- 따라서 원심이 공소제기된 대로 병을 피해자로 한 배임죄에 관하여만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하다고 판단함.
관련 판례 및 법령
-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8도11042 판결
-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도11601 판결
검토
- 본 판결은 구 농지개혁법의 입법 취지, 즉 농지 소유의 자경·자영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여, 비농가의 농지 매매는 소유권 취득을 불가능하게 하고, 이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도 인정하지 않음을 명확히 함.
- 이는 농지 소유권의 제한적 성격을 재확인하며, 농지 거래에 있어 매수인의 자경·자영 의사 유무가 핵심적인 법적 효력 판단 기준임을 시사함.
- 또한, 형사소송에서 공소사실의 동일성과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원칙을 재확인하며, 검사의 상고 이유를 배척함으로써 공소장 변경 없이 피해자를 임의로 변경하여 유죄를 인정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에 중대한 불이익을 줄 수 있음을 강조함.
- 이 판결은 구 농지개혁법 적용 시점의 농지 거래 관련 분쟁 해결 및 배임죄 성립 여부 판단에 중요한 선례가 됨.
대법원
판결
변호인법무법인 ○행 담당변호사 ○○○ ○ ○○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가. 구 농지개혁법( 1994. 12. 22. 법률 제4817호 농지법 부칙 제2조에 의하여 1996. 1. 1.자로 폐지된 법, 이하 ‘구 농지개혁법’이라 한다)상 자경 또는 자영의 의사가 없는 농지의 매수인은 농지매매증명의 발급 여부에 관계없이 농지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는 것이고, 비농가인 매수인이 자경·자영의사가 없었다고 인정되면 매수인은 매도인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1994. 9. 13. 선고 93다52501 판결, 대법원 2000. 8. 22. 선고 99다62609, 6261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망 공소외 1은 망 공소외 2에게, 망 공소외 2는 공소외 3에게 각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순차 이행하여 주어야 할 의무가 있고, 공소외 1의 처인 피고인은 공소외 1의 위와 같은 의무를 상속하였음에도 그 임무에 위배하여 이 사건 토지를 제3자에게 처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줌으로써 이 사건 토지의 시가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공소외 3에게 그에 해당하는 손해를 가하였다는 요지의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① 공소외 3은 제1심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 동기가 학창시절에 등산을 갔을 때 경치가 아름다워서 나이가 들면 노년을 이곳에서 보내고 싶은 생각이었고 애당초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할 당시 직접 농사를 지을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한 점, ② 공소외 3은 1987. 1. 17.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일정 기간 공소외 4에게 임대해 주고 차임을 지급받았을 뿐 이 사건 토지를 자경 또는 자영한 일이 없는 점, ③ 위 매매계약 체결 이래로 20년 가까이 경과하도록 공소외 3은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이 사건 토지와 멀리 떨어진 부산 등지에서 생활하여 왔던 점, ④ 위 기간 동안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재산세 등 부동산에 부과되는 제세공과금은 모두 피고인이 납부하여 왔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2와 공소외 3 사이의 이 사건 토지 매매는 자경 또는 자영할 의사가 없었던 매매로서 공소외 3은 구 농지개혁법상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제3자에게 이 사건 토지를 처분하고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마쳐 주었다 하더라도 공소외 3에 대하여 배임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구 농지개혁법과 배임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가. 법원이 공소장의 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어야 하고, 이와 같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적정절차에 의한 신속한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법원이 직권으로 그 범죄사실을 인정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8도11042 판결,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도11601 판결 등 참조).
나. 상고이유 제2점의 주장은, 공소외 1과 공소외 2 사이의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은 유효하므로 원심으로서는 공소장변경 없이도 직권으로 공소사실에 피해자로 기재된 공소외 3이 아닌 공소외 2의 상속인들을 피해자로 보아 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하였어야 한다는 취지로 선해할 수 있으나, 이 사건에서 공소사실과 달리 공소외 2의 상속인들을 피해자로 인정할 경우 그에 대응할 피고인의 방어방법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직권으로 공소외 2의 상속인들을 피해자로 인정하지 아니한 것이 현저하게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심이 공소제기된 대로 공소외 3을 피해자로 한 배임죄에 관하여만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취지와 같은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이인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