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판결이유

AI 요약

형사보상청구 기각 요건인 '수사 또는 심판을 그르칠 목적'의 판단 기준

결과 요약

  •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에 환송함.
  • 형사보상청구인이 수사기관의 심리적 압박으로 허위 자백을 한 경우, '수사 또는 심판을 그르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어 형사보상청구를 기각할 수 없다고 판단함.

사실관계

  • 재항고인은 2003. 10. 21. 군용물손괴죄로 구속 기소되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음.
  •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되어 무죄판결이 확정됨.
  • 재항고인은 269일간 구금되었음을 이유로 형사보상청구를 함.
  • 원심은 재항고인이 군사법원의 심판을 그르칠 목적으로 허위 자백을 하였다는 이유로 형사보상금 전부를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형사보상청구 기각 요건인 '수사 또는 심판을 그르칠 목적'의 증명책임 및 판단 방법

  • 법리:
    • 형사보상법 제3조 제2호에 따라 보상청구를 기각하려면 단순히 허위 자백이나 유죄 증거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본인에게 '수사 또는 심판을 그르칠 목적'이 있어야 함.
    • '수사 또는 심판을 그르칠 목적'은 헌법 제28조가 보장하는 형사보상청구권을 제한하는 예외적인 사유이므로 신중하게 인정해야 하며, 형사보상청구권을 제한하고자 하는 측에서 입증해야 함.
    • 수사기관의 추궁과 수사 상황에 비추어 범행을 부인해도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렵다는 생각으로 부득이 자백한 경우, '수사 또는 심판을 그르칠 목적'이 있었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음.
  • 법원의 판단:
    • 재항고인이 자신이 범인으로 몰리고 있어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렵다는 생각과 거짓말탐지기 검사 등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 때문에 허위 자백을 한 것으로 보임.
    • 이러한 사정이라면 재항고인이 군사법원의 심판을 그르칠 목적으로 허위 자백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원심이 든 다른 사정들도 목적을 인정하기에 부족함.
    • 따라서 재항고인에게 형사보상법 제3조 제2호를 적용하기 위한 요건은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함.

관련 판례 및 법령

  • 형사보상법 제1조 제1항: 형사소송법 내지 군사법원법에 의한 일반절차 또는 재심이나 비상상고절차에서 무죄재판을 받은 자가 미결구금을 당하였을 때에는 형사보상법에 의하여 국가에 대하여 그 구금에 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음.
  • 형사보상법 제3조 제2호: "본인이 수사 또는 심판을 그르칠 목적으로 허위의 자백을 하거나 또는 다른 유죄의 증거를 만듦으로써 기소, 미결구금 또는 유죄재판을 받게 된 것으로 인정된 경우"에는 법원은 재량에 의하여 보상청구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각할 수 있음.
  • 형사보상법 제4조 제2항: 구체적으로 형사보상금액을 정함에 있어서는 같은 법 제4조 제2항에서 정한 바에 좇아야 하나, 그 경우에도 전혀 보상하지 않는 것으로 정할 수는 없음.
  • 헌법 제28조: 형사보상청구권 보장.

검토

  • 본 판결은 형사보상청구권이 헌법상 기본권임을 강조하며, 이를 제한하는 '수사 또는 심판을 그르칠 목적'의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함을 명확히 함.
  • 특히, 수사기관의 압박이나 심리적 요인으로 인한 허위 자백의 경우, 이를 곧바로 '수사 또는 심판을 그르칠 목적'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여, 피의자 인권 보호에 기여함.
  • 향후 유사 사건에서 피의자가 수사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심리적 취약성을 고려하여 형사보상청구권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임.

피고인
피고인
재항고인
피고인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기록에 의하여 다음의 사실을 인정하였다. 재항고인이 2003. 10. 21. 군용물손괴죄로 구속되어 공군 제3훈련비행단 보통군사법원 2003고3호로 기소되었고, 같은 법원은 2004. 2. 27.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재항고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였다. 재항고인은 고등군사법원 2004노87호로 항소를 제기하였고, 같은 법원은 2005. 5. 3.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재항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검사가 대법원 2005도3386호로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같은 법원은 2007. 7. 27. 상고를 기각하여 위 항소심판결이 확정되었다. 위 인정 사실을 기초로 원심은 재항고인의 주장, 즉 재항고인이 2003. 10. 21.부터 2004. 7. 16.까지 269일 동안 구금되었다가 무죄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국가는 재항고인에게 형사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재항고인이 군사법원의 심판을 그르칠 목적으로 허위의 자백을 하였다는 이유로 형사보상금의 전부를 지급하지 아니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① 재항고인은 군사법경찰관의 수사 및 군검찰관의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 작성시까지 범행을 자백하다가 군검찰관의 제3회 피의자신문조서 작성시부터 범행을 부인하였으나, 재항고인의 자백의 경위, 자백을 통하여 밝힌 범행의 동기·방법 등이 허위가 아닌 진실한 것으로 인정될 정도로 구체적이고 일정한 논리성이 있었으며, 그로 인하여 군사법원의 재판관들이 유죄의 심증을 가지게 되었다. ② 군사법경찰관의 수사가 진행되는 도중 피고인은 재항고인의 가족들 앞에서까지 울면서 용서를 구한 바 있다. ③ 재항고인 및 변호인은 당시 불법수사에 의한 허위자백이라 주장하고 있으나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판결에서도 재항고인의 진술의 임의성을 인정하였다. ④ 재항고인이 허위로 자백할 특별한 이유가 없고, 수사 및 재판으로 인한 휴직기간 중의 급여 대부분이 전보되었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형사소송법 내지 군사법원법에 의한 일반절차 또는 재심이나 비상상고절차에서 무죄재판을 받은 자가 미결구금을 당하였을 때에는 형사보상법에 의하여 국가에 대하여 그 구금에 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형사보상법 제1조 제1항, 제28조 제2항), 형사보상법 제3조 제2호에 의하여 “본인이 수사 또는 심판을 그르칠 목적으로 허위의 자백을 하거나 또는 다른 유죄의 증거를 만듦으로써 기소, 미결구금 또는 유죄재판을 받게 된 것으로 인정된 경우”에는 법원은 재량에 의하여 보상청구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각할 수 있다. 그런데 형사보상법 제3조 제2호에 의하여 법원이 보상청구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각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단순히 허위의 자백을 하거나 또는 다른 유죄의 증거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본인에게 “수사 또는 심판을 그르칠 목적”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 “수사 또는 심판을 그르칠 목적”은 헌법 제28조가 보장하는 형사보상청구권을 제한하는 예외적인 사유임을 감안할 때 신중하게 인정되어야 하고 형사보상청구권을 제한하고자 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다른 한편, 수사기관의 추궁과 수사 상황 등에 비추어 볼 때 본인이 범행을 부인하여도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으로 부득이 자백에 이르게 된 것이라면 “수사 또는 심판을 그르칠 목적”이 있었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면, 재항고인은 군사법경찰관의 수사 및 군검찰관의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 작성시까지 범행을 자백하다가 군검찰관의 제3회 피의자신문조서 작성시부터 범행을 부인하기 시작하였는데, 자신이 범인으로 몰리고 있어서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과 공군본부에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하는 것 등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 때문에 허위의 자백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사정이 그러하다면 재항고인이 군사법원의 심판을 그르칠 목적으로 허위의 자백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그 밖에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도 군사법원의 심판을 그르칠 목적을 인정하기 위한 근거로 부족하다. 그렇다면 재항고인에게 형사보상법 제3조 제2호를 적용하기 위한 요건은 충족되지 아니하였다 할 것이다(물론, 구체적으로 형사보상금액을 정함에 있어서는 같은 법 제4조 제2항에서 정한 바에 좇아야 하나, 그 경우에도 전혀 보상하지 않는 것으로 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형사소송법 제3조 제2호를 적용하여 재항고인에게 형사보상금 전부를 지급하지 아니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결정에는 위 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재판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3.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영란 안대희 양창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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