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지하에 시공된 시설이 토지에 부합되었는지, 아니면 지상 건축물의 일부가 되었는지 여부는 시설과 토지 및 건축물의 결합 정도, 물리적 구조, 기능과 용도, 거래관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함.
싸이로시설을 지지하기 위해 지하에 항타·매립된 콘크리트 파일은 토지에 부합된 것이 아니라 싸이로시설의 기초를 구성하는 시설로서 그 일부가 되었으므로, 싸이로시설과 마찬가지로 국가에 귀속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함.
사실관계
피고 산하 군산지방해양수산청은 ㎡당 3톤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양곡부두 배후부지 조성공사를 한 상태에서 원고에게 항만공사를 허가함.
원고는 면적 3,600㎡의 토지 위에 직경 500㎜, 평균길이 25m인 고강도 콘크리트 파일 3,805본을 지하 암반까지 항타·매립하여 파일을 시공함.
그 파일 위에 면적 3,600㎡, 높이 1.5m의 콘크리트 사각판을 설치하는 콘크리트바닥기초 공사를 시행하고, 그 위에 다시 높이 7.5m의 옹벽을 설치한 후 저장시설을 설치하는 방법으로 싸이로시설을 설치함.
파일 1개 당 지지력은 100톤 상당임.
이 사건 싸이로시설은 지름 11m, 높이 약 50m의 원형 싸이로 30기(합계 저장능력 10만 톤)와 내부에 곡물 등의 이송·배출·훈증·집진 등을 위한 기계시설 등으로 이루어져 있음.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토지 지하 시설의 부합 여부 판단 기준
부동산에 부합된 물건이 사실상 분리복구가 불가능하여 거래상 독립된 권리의 객체성을 상실하고 그 부동산과 일체를 이루는 부동산의 구성부분이 된 경우에는 타인의 권원에 의하여 이를 부합시킨 경우에도 그 물건의 소유권은 부동산의 소유자에게 귀속됨.
그러나, 토지의 지상에 별개의 부동산인 건축물이 건축된 경우, 토지의 지하에 시공된 시설이 토지에 부합되었는지 아니면 지상 건축물의 기초 등을 구성하여 건축물의 일부분이 되었는지 여부는, 그 시설과 토지 및 건축물 사이의 각 결합 정도나 그 물리적 구조 뿐만 아니라 당해 시설의 객관적, 사회경제적인 기능과 용도, 일반 거래관념, 토지의 당초 조성상태, 건축물의 종류와 규모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함.
법원은 이 사건 파일이 암반까지 항타·매립되어 토지와 결합된 외에 이 사건 싸이로시설과도 상당한 수준으로 결합되어 있고, 구조적으로 싸이로시설의 규모와 특성에 맞게 설치되었으며, 그 기능에 있어서 지반을 강화하는 작용도 하지만 주된 기능은 특별히 무거운 하중을 가진 싸이로시설을 지지하고 토지에 단단히 정착시키는 기초로서의 역할을 하는 데에 있다고 판단함.
또한, 경제적으로도 토지 자체의 효용을 객관적으로 더 증가시키기보다는 싸이로시설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고 보아, 이 사건 파일은 토지에 부합된 것이 아니라 싸이로시설의 기초를 구성하는 시설로서 싸이로시설의 일부가 되었다고 판단함.
관련 판례 및 법령
대법원 2001. 11. 13. 선고 2000두4354 판결
구 항만법(2005. 5. 31. 법률 제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1항
구 항만법 시행령(2005. 12. 9. 대통령령 제191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1항 제2호
검토
본 판결은 토지 지하 시설의 부합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물리적 결합뿐만 아니라 해당 시설의 기능, 용도, 경제적 기여도 등 다양한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함을 명확히 함.
특히, 지상 건축물의 특성과 규모에 따라 지하 시설의 역할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인정하여, 싸이로시설과 같이 특별히 무거운 하중을 지지해야 하는 건축물의 경우, 그 기초 시설은 토지 자체의 구성 부분이 아닌 건축물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함.
이는 항만시설의 국가 귀속 여부와 관련하여 구 항만법 시행령의 규정을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데 중요한 기준을 제시함.
대법원
판결
원고, 피상고인
원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결 담당변호사 ○○○ ○○)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국제 담당변호사 ○○○)
원심판결
광주고법 2008. 5. 9. 선고 (전주)2007누84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부동산에 부합된 물건이 사실상 분리복구가 불가능하여 거래상 독립된 권리의 객체성을 상실하고 그 부동산과 일체를 이루는 부동산의 구성부분이 된 경우에는 타인의 권원에 의하여 이를 부합시킨 경우에도 그 물건의 소유권은 부동산의 소유자에게 귀속되는 것이지만( 대법원 2001. 11. 13. 선고 2000두4354 판결 등 참조), 토지의 지상에 별개의 부동산인 건축물이 건축된 경우, 토지의 지하에 시공된 시설이 토지에 부합되었는지 아니면 지상 건축물의 기초 등을 구성하여 건축물의 일부분이 되었는지 여부는, 그 시설과 토지 및 건축물 사이의 각 결합 정도나 그 물리적 구조 뿐만 아니라 당해 시설의 객관적, 사회경제적인 기능과 용도, 일반 거래관념, 토지의 당초 조성상태, 건축물의 종류와 규모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산하 군산지방해양수산청은 판시 이 사건 싸이로시설 등이 설치될 부지를 조성하기 위하여 토지를 매립하는 등 ㎡당 3톤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양곡부두 배후부지 조성공사를 한 상태에서 원고에게 이 사건 항만공사를 허가한 사실, 원고는 면적 3,600㎡의 토지 위에 직경 500㎜, 평균길이 25m인 고강도 콘크리트 파일 3,805본을 약 1.5m 간격으로 지하 암반까지 항타·매립하여 이 사건 파일을 시공하고, 그 파일 위에 면적 3,600㎡, 높이 1.5m의 콘크리트 사각판을 설치하는 콘크리트바닥기초 공사를 시행하였으며, 콘크리트바닥기초 위에 다시 높이 7.5m의 옹벽을 설치한 후 그 위에 저장시설을 설치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싸이로시설을 설치한 사실 및 파일 1개 당 지지력은 100톤 상당인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파일의 매립 위치와 그 위에 설치된 콘크리트바닥기초 및 저장시설과의 결합 형태, 파일의 지지력 등을 고려해 볼 때, 이 사건 파일은 그 위에 설치된 이 사건 싸이로시설 및 향후 싸이로에 보관될 양곡의 하중까지 견딜 수 있도록 싸이로시설 부지의 지반을 강화하기 위해 매립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파일은 위와 같이 지하 암반까지 항타된 후 매립되어 있어 그것을 훼손하거나 과다한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서는 이를 부지로부터 분리할 수 없게 되었다 할 것이며, 또한 이 사건 파일은 싸이로시설 부지의 지반을 강화하기 위해 매립한 것으로 그것이 매립된 부지와 독립한 경제적 효용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파일은 이 사건 싸이로시설 부지에 부합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아울러 비관리청의 항만공사로 설치된 시설의 국가 귀속에 관한 규정인 구 항만법(2005. 5. 31. 법률 제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2005. 12. 9. 대통령령 제191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1항에서 ‘토지에 매설한 파일’을 국가에 귀속되지 않는 항만시설로 규정하고 있지도 않으므로, 이 사건 파일은 피고에게 귀속되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비추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수긍할 수 없다.
먼저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쳐 채택한 증거 등에 의하면, 이 사건 싸이로시설은 앞서 본 것처럼 콘크리트바닥기초 위에 옹벽을 쌓아 조성된 것으로, 지름 11m, 높이 약 50m의 원형 싸이로 30기(합계 저장능력 10만 톤)와 내부에 곡물 등의 이송·배출·훈증·집진 등을 위한 기계시설 등이 갖추어진 중앙의 콘크리트 구조물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 사건 싸이로시설은 그 부지와는 별개의 독립한 부동산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 파일과 이 사건 싸이로시설의 물리적인 결합 정도 및 구조, 이 사건 파일의 기능 등에 관하여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쳐 채택한 증거 등을 살펴보면, 이 사건 파일은 각 파일 기둥의 머리 부분이 위 콘크리트바닥 부분과 철근 및 콘크리트로 강결(강결)되어 있고 이와 같은 강결구조는 파일이 횡압력에 의하여 기울어지는 것을 막고 지상시설이 파일에 단단히 고정되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사실, 이 사건 싸이로시설이 설치된 부지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당 3톤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조성되었고 이는 일반 야적장 등으로 사용하기에 하자가 없는 수준이었던 사실, 그런데 이 사건 싸이로시설은 일반 건축물과 달리 그 자체의 무게와 내부의 곡물 등의 무게 등을 감안하여 그 부지가 수 십 톤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조성되어야 하고 이에 이 사건 싸이로시설의 규모 등에 맞추어 그 부지가 100톤 정도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이 사건 파일을 시공하게 된 사실, 이 사건 파일을 제외할 경우 이 사건 싸이로시설은 중앙의 일부 지하시설을 제외하면, 두께 1.5m 정도의 위 콘크리트바닥기초 중 일부분(약 1m 정도)만 지하에 위치하는 외에 아무런 기초시설이 없게 되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이 사건 싸이로시설이 설치된 부지의 당초 조성 상태, 이 사건 파일과 이 사건 싸이로시설의 물리적인 결합 정도 및 구조, 이 사건 파일의 객관적, 경제적인 기능, 이 사건 싸이로시설의 규모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파일은 암반까지 항타·매립되어 토지와 결합된 외에 이 사건 싸이로시설과도 상당한 수준으로 결합되어 있고, 구조적으로 이 사건 싸이로시설의 규모와 특성에 맞게 설치되었으며, 한편 그 기능에 있어서 지반을 강화하는 작용을 하기도 하지만 주된 기능은 특별히 무거운 하중을 가진 이 사건 싸이로시설을 지지하고 토지에 단단히 정착시키는 기초로서의 역할을 하는 데에 있고, 경제적으로도 토지 자체의 효용을 객관적으로 더 증가시키기보다는 이 사건 싸이로시설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파일은 토지에 부합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싸이로시설의 기초를 구성하는 시설로서 싸이로시설의 일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위 시행령 제17조 제1항 제2호는 싸이로시설을 국가에 귀속되지 않는 항만시설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파일을 이 사건 싸이로시설의 일부로 보는 이상 이 사건 싸이로시설과 마찬가지로 국가에 귀속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파일이 토지에 부합하여 국가에 귀속되었음을 전제로 그 공사의 총사업비 상당 무상사용권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부합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