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에서 피해자의 체질적 소인 또는 질병의 위험도 등 귀책사유와 무관한 요인도 손해배상액 감액 사유로 참작 가능하며, 과실상계 비율 확정은 사실심의 전권 사항으로 판단함.
망인 본인의 위자료 청구와 직계비속 등의 위자료 청구는 별개의 소송물이며, 제1심이 망인 위자료만 인용하고 가족 위자료 청구를 판단하지 않은 것은 재판의 누락에 해당하여 항소심이 판단하지 않은 것이 정당하다고 판단함.
사실관계
망 허근무(1943. 11. 15.생)는 사고 당시 62세 남짓으로 이미 가동연한을 넘었음.
원고들은 제1심 제1차 변론기일에서 망인 및 가족 전체의 위자료로 60,000,000원을 청구함.
제1심은 망인 자신의 위자료로 25,000,000원을 인용하고, 원고들(가족)의 위자료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음.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1. 피해자 가동연한 판단의 적법성
법리: 가동연한 판단은 사실심의 전권 사항임.
법원의 판단: 원심이 망인의 가동연한을 이미 넘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며, 채증법칙 위반이나 법리오해 없음.
2. 피해자 체질적 소인 또는 질병 위험도 감액 참작 여부 및 과실상계 비율 확정의 적법성
법리: 가해행위와 피해자측 요인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하거나 확대된 경우, 피해자측 요인이 체질적 소인 또는 질병의 위험도와 같이 귀책사유와 무관하더라도, 공평의 이념에 반한다면 과실상계 법리를 유추적용하여 손해배상액을 정함.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비율 확정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 사항임.
법원의 판단: 원심이 인정한 망인의 과실 비율은 수긍할 수 있는 범위 내로서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불합리하지 않으므로 정당함.
관련 판례 및 법령
대법원 2000. 1. 21. 선고 98다50586 판결
3. 망인 본인 위자료 청구와 가족 위자료 청구의 소송물 동일성 및 재판 누락 여부
법리: 불법행위로 생명을 침해당한 피해자 본인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와 그 피해자의 직계비속 등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각각 별개의 소송물임. 제1심이 원고들의 위자료 청구에 대해 판단하지 않은 것은 단순한 판단 누락이 아닌 재판의 누락에 해당하며, 그 부분 청구는 여전히 제1심에 계속되어 있을 뿐 항소심에 이심되지 않음.
법원의 판단: 제1심이 망인 위자료만 인용하고 원고들(가족)의 위자료 청구에 대해 판단하지 않은 것은 재판의 누락에 해당하므로, 원심이 이에 대해 판단하지 않은 것은 정당함.
검토
본 판결은 불법행위 손해배상 사건에서 피해자의 특이 체질이나 기존 질병이 손해 확대에 기여한 경우, 피해자에게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공평의 원칙상 손해배상액을 감액할 수 있다는 법리를 재확인함. 이는 가해자에게 손해의 전부를 부담시키는 것이 불합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임.
또한, 망인 본인의 위자료 청구와 가족의 위자료 청구를 별개의 소송물로 보아, 제1심의 재판 누락이 발생한 경우 항소심이 해당 부분에 대해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함으로써 소송 절차의 명확성을 높임. 이는 소송 경제와 당사자의 권리 보호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짐.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제1심판결의 이유를 인용하여 망 허근무가 1943. 11. 15.생으로서 이 사건 사고 당시에 62세 남짓 되어 이미 가동연한을 넘었다고 판단하여 위 망인이 67세까지 가동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해행위와 피해자측의 요인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하거나 확대된 경우에는 그 피해자측의 요인이 체질적인 소인 또는 질병의 위험도와 같이 피해자측의 귀책사유와 무관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질환의 태양·정도 등에 비추어 가해자에게 손해의 전부를 배상하게 하는 것이 공평의 이념에 반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액을 정하면서 과실상계의 법리를 유추적용하여 그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한 피해자측의 요인을 참작할 수 있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사건에서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 사항이라 할 것인바(대법원 2000. 1. 21. 선고 98다5058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인정한 위 망인의 과실 비율은 수긍할 수 있는 범위 내로서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불합리하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사람의 생명을 침해한 경우에 그 생명을 침해당한 피해자 본인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청구와 그 피해자의 직계비속 등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청구는 각각 별개의 소송물이라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들은 제1심 제1차 변론기일에서 진술된 2006. 10. 17.자 청구취지 및 원인변경신청서를 통하여, 위 망인 및 가족 전체의 위자료로 60,000,000원을 청구한다고 주장하였는데,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은 위 망인 자신의 위자료로 25,000,000원을 인용하였을 뿐 원고들의 위자료에 대하여는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원고들의 위 청구가 원고들 자신의 위자료도 청구하는 취지라면,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이에 대해 판단하지 아니한 것은 잘못이라고 할 것이나, 원고들 자신의 위자료청구는 망인의 위자료청구와는 별개의 소송물이므로 제1심이 원고들의 위자료청구에 대해 판단하지 아니한 것은 단순한 판단의 누락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재판의 누락에 해당하여 그 부분의 청구는 여전히 제1심에 계속되어 있을 뿐 원심에는 이심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이 이에 대해 판단하지 아니한 것은 결국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제1심의 조치가 단순한 판단누락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