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판결이유

AI 요약

의료진의 불성실한 진료와 위자료 배상책임의 범위

결과 요약

  •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그 위반의 정도가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넘어설 만큼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위자료 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음을 명확히 함.
  • 원심이 의료진의 불성실한 진료를 이유로 위자료 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에 대해,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현저한 불성실 진료 여부에 대한 심리가 미진했다는 이유로 파기환송함.

사실관계

  • 망아는 피고 병원에서 전신마취 수술을 받은 후 기면 내지 혼미의 의식상태에 놓여 있다가 사망함.
  • 원심은 망아의 사망이 뇌동정맥기형에 기한 급성 소뇌출혈로 발생하여 의료진의 사망과 상당인과관계 있는 과실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함.
  • 그러나 원심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아의 기면 내지 혼미 의식상태에 따른 환기 및 산소공급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고, 마취과 전문의 또는 수술 집도의에게 적절한 보고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수술 후 사후 관리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보아, 불성실한 진료행위 그 자체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여 위자료 지급을 명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과 위자료 배상책임의 요건

  •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의료행위상 주의의무 위반, 손해 발생 및 양자 간 인과관계가 입증되어야 함.
  • 의료행위의 특성상 의료진은 환자의 구체적 증상과 상황에 따라 위험 방지를 위한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할 주의의무를 부담하며, 환자 치료에 전력을 다하지 않은 경우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봄.
  • 다만, 주의의무 위반과 환자에게 발생한 악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음.
  • 예외적으로,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일반인의 처지에서 보아 수인한도를 넘어설 만큼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한 것이라고 평가될 정도에 이른 경우에는 그 자체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하여 환자나 가족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배상을 명할 수 있음.
  • 이때,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정도로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가 있었다는 점은 불법행위의 성립을 주장하는 피해자가 입증해야 함.
  • 법원의 판단: 원심은 의료진의 수술 후 관리 소홀을 인정하였으나, 대법원은 그러한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넘어설 만큼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만큼 충분한 입증이 이루어졌는지 의문이라고 판단함.
  • 법원의 판단: 원심이 이 점에 대한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위자료 지급을 명한 것은 의료사고에 있어서의 과실과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오해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보아 파기환송함.

검토

  • 본 판결은 의료행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진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한 판례임.
  •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이 있더라도, 그로 인한 악결과와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는 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함.
  • 특히, 인과관계가 없더라도 위자료 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는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의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고, 이에 대한 입증책임이 피해자에게 있음을 명확히 함으로써 의료진의 과도한 책임을 제한하려는 의도를 보임.
  • 이는 의료행위의 특성상 모든 악결과에 대해 의료진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며, 의료진의 방어권 보장에도 기여할 수 있음.
  • 다만,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의 구체적인 판단 기준은 여전히 개별 사안에서 법원의 심리를 통해 구체화될 필요가 있음.

원고, 피상고인
원고 1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강 담당변호사 ○○○○ ○○)
피고, 상고인
피고 학교법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 ○○)

주 문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의료행위상 주의의무의 위반, 손해의 발생 및 그 양자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이 각 입증되어야 할 것인바,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인 의료행위의 속성상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의료인 및 의료종사원 등 의료진이 그와 같은 환자의 기대에 반하여 환자의 치료에 전력을 다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그러한 주의의무 위반과 환자에게 발생한 악결과(악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그에 관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다만, 그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일반인의 처지에서 보아 수인한도를 넘어설 만큼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한 것이라고 평가될 정도에 이른 경우라면 그 자체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하여 그로 말미암아 환자나 그 가족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의 배상을 명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이때 그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정도로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가 있었다는 점은 불법행위의 성립을 주장하는 원고들이 이를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은, 망아(망아)가 피고 병원에서 전신마취 수술을 받은 후 기면 내지 혼미의 의식상태에 놓여 있다가 사망한 이 사건에서, 망아의 사망은 뇌동정맥기형이라는 망아의 특이체질에 기한 급성 소뇌출혈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 망아의 사망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과실이 있다고 인정할 수 없지만,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아의 기면 내지 혼미의 의식상태에 따른 환기 및 산소공급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아니하고 마취과 전문의 혹은 수술 집도의에게 적절한 보고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등, 전신마취 수술 후 마취 회복 기간이 경과하도록 기면 내지 혼미의 의식상태에 놓인 환자에 대한 사후 관리를 함에 있어 충분하고도 최선의 조치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없고, 피고 병원 의료진의 위와 같은 불성실한 진료행위 그 자체로 곧바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여 피고 병원에게 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으로 위자료의 지급을 명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비록 위와 같은 수술 후 관리 소홀의 점에 관한 피고 병원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의 점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더 나아가 그러한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넘어설 만큼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한 것으로 평가될 정도에 이르렀음이 입증되지 아니하는 한 피고 병원의 위자료 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인데, 이 사건에 있어서 원심이 인정한 사실만으로 피고 병원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을 정도로 피고 병원 의료진이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넘어서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한 잘못이 있었다고 단정할 만큼 충분한 입증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수술 이후 망아에게서 나타난 구체적 증상하에서 망아의 수술 및 회복을 위한 입원치료를 맡은 병원의 의료진에게 일반적 의학상식 및 임상의학의 현실에 비추어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그러한 조치를 피고 병원의 의료진이 스스로 용이하게 취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것인지, 아니면 담당 수술 집도의 등에게 보고하여 그로 하여금 즉각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한 것인지 등 위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것인지 여부의 판단에 필요한 모든 사정에 관하여 먼저 심리한 다음 피고 병원의 위자료 배상책임의 존부 및 그 적정한 액수 여하를 판단하였어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점에 관한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피고 병원의 의료진이 그 판시와 같은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위자료의 지급을 명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의료사고에 있어서의 과실과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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