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판결이유

AI 요약

농산물 가공품 원산지 표시 위반에 대한 과태료 부과 및 법규명령의 위임 범위

결과 요약

  • 농산물 가공품의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과태료 500만원이 부과된 사안에서, 농림부고시인 농산물원산지 표시요령 제4조 제2항은 법규명령으로서의 대외적 구속력이 없으며, 원료 가공품이 본질적인 차이를 갖지 않는 경우 원료 농산물 자체를 원산지 표시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여 재항고를 기각함.

사실관계

  • 재항고인은 이유식 제품에 사용된 쌀 가공품(혼합곡분, 미분, 활곡, 볶음쌀, 유기농 현미 등)의 원산지를 쌀 가공품 기준으로 표시하였음.
  •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장은 재항고인이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을 위반하여 원산지 표시를 하였다는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하였음.
  • 재항고인은 이에 불복하여 이의신청을 제기하였고, 제1심은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는 결정을 내렸으며, 원심은 이를 유지함.
  • 재항고인은 농산물원산지 표시요령 제4조 제2항을 신뢰하여 원산지 표시를 하였으므로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1. 행정고시의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 및 위임 범위

  • 행정 각부의 장이 정하는 고시가 법령에 근거를 두었더라도, 그 규정 내용이 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경우 법규명령으로서의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수 없음.
  •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시행규칙 제24조 제6항은 원산지표시의 위치, 글자 크기, 색도 등 표시방법에 관한 기술적이고 세부적인 사항만을 고시로 정하도록 위임한 것임.
  • 농산물원산지 표시요령 제4조 제2항이 "가공품의 원료로 가공품이 사용될 경우 원산지표시는 원료로 사용된 가공품의 원료 농산물의 원산지를 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것은 원산지표시를 하여야 할 대상에 관한 것이므로, 위 시행규칙에 의해 위임된 사항에 해당하지 않아 법규명령으로서의 대외적 구속력을 가질 수 없음.
  • 따라서 법원은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시행령을 해석함에 있어 농산물원산지 표시요령 제4조 제2항을 따를 필요가 없음.

관련 판례 및 법령

  •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7누13474 판결
  •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2001. 1. 29. 법률 제63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1항, 제3항
  •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시행령(2001. 9. 1. 대통령령 제173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 제1항 제3호, 제24조 제2항
  •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시행규칙(2001. 6. 30. 농림부령 제13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 제6항
  • 농산물원산지 표시요령(1999. 12. 9. 농림부고시 제1999-82호) 제4조 제2항

2.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3호의 ‘원료’의 해석

  •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의 입법 취지(유통질서 확립,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 제공)에 비추어 볼 때, ‘가공품의 원료’로 원료 가공품이 사용된 경우 원산지표시의 대상이 되는 원료는 다음과 같이 해석됨.
    • 원료 농수산물이 화학적 가공단계 등을 거쳐 당초의 원료 농수산물과 다른 별개의 물질로 파악될 만큼 본질적인 차이를 갖게 될 경우에는 원료 가공품을 가리킴.
    • 그와 같은 정도의 가공단계를 거치지 않아 본질적인 차이를 갖지 못할 경우에는 당초의 원료 농수산물 자체를 가리킴.
  • 이 사건 제품에 사용된 쌀 가공품(혼합곡분, 미분, 활곡, 볶음쌀, 유기농 현미 등)은 쌀을 뻥튀기하거나 분쇄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것이 아니고, 원료 농수산물을 제품에 사용하기 위해 단순 가공한 것에 불과하여 원료 농산물인 쌀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움.
  • 따라서 이 사건 제품의 원산지를 표시함에 있어서는 쌀 가공품의 경우 그에 사용된 쌀을 원료로 보아야 함.

관련 판례 및 법령

  •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시행령(2001. 9. 1. 대통령령 제173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 제1항 제3호

3. 과태료 재판에서의 신뢰보호의 원칙 적용 여부 및 정당한 사유 유무

  • 법원이 비송사건절차법에 따라 하는 과태료 재판은 관할 관청이 부과한 과태료처분에 대한 당부를 심판하는 행정소송절차가 아니라 법원의 직권으로 개시·결정하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과태료 재판에서는 행정소송에서와 같은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 여부가 문제 되지 않음.
  • 다만, 위반자가 그 의무를 알지 못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라고 할 수 있거나, 그 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하는 등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음.
  • 이 사건 제품과 같은 이유식을 만들기 위해 원료 농산물을 단순 분쇄 등의 방법으로 1차 가공한 경우를 농산물원산지 표시요령 제4조 제2항에서 말하는 ‘가공품의 원료로 가공품이 사용될 경우’라고 보기는 어려움.
  • 재항고인이 당초 과태료 부과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시 오히려 농산물원산지 표시요령 제4조 제2항에 따라 원산지표시를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재항고인이 해당 고시를 신뢰하여 원산지 표시를 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움.
  • 따라서 재항고인의 위반행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움.

관련 판례 및 법령

  • 대법원 1998. 12. 23.자 98마2866 결정
  • 대법원 2000. 5. 26. 선고 98두5972 판결
  • 비송사건절차법 제248조 제1항, 제2항

검토

  • 본 판결은 행정고시가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근거 법령의 위임 범위를 준수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함. 특히, 위임의 범위가 '표시방법'에 한정될 경우 '표시 대상'까지 정하는 것은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아 해당 고시 조항의 법규명령성을 부정한 점이 중요함.
  • 또한, 가공품의 원산지 표시에서 '원료'의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 단순히 가공된 형태가 아닌 '본질적인 차이' 발생 여부를 기준으로 원료 농산물 자체 또는 가공품을 원료로 볼 것인지를 판단한 점은 소비자 정보 제공이라는 법의 입법 취지를 충실히 반영한 합리적인 해석으로 평가됨.
  • 과태료 재판에서 신뢰보호의 원칙 적용에 대한 제한적인 입장을 명확히 하고, 정당한 사유 판단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과태료 부과의 합리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엿보임. 이는 행정처분에 대한 불복 절차와 과태료 재판 절차의 성격 차이를 명확히 구분한 것으로 볼 수 있음.

재항고인
남양유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장 담당변호사 ○○○)

주 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본다. 1.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3호의 해석 가.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3호를 해석함에 있어서 농림부 고시 제1999-82호 농산물원산지표시요령 제4조 제2항이 구속력을 가지는지 여부 행정 각부의 장이 정하는 고시가 비록 법령에 근거를 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규정 내용이 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일 경우에는 법규명령으로서의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여지는 없다(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7누13474 판결 참조).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2001. 1. 29. 법률 제63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5조 제1항, 제3항,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시행령(2001. 9. 1. 대통령령 제173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4조 제1항 제3호, 제24조 제2항에 따라 국내 가공품의 원산지표시에 관한 세부적인 사항을 정하고 있는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시행규칙(2001. 6. 30. 농림부령 제13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4조 제6항은 “가공품의 원산지표시에 있어서 그 표시의 위치, 글자의 크기·색도 등 표시방법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농림부장관 또는 해양수산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이는 원산지표시의 위치, 글자의 크기·색도 등과 같은 표시방법에 관한 기술적이고 세부적인 사항만을 정하도록 위임한 것일 뿐, 원산지 표시방법에 관한 기술적인 사항이 아닌 원산지표시를 하여야 할 대상을 정하도록 위임한 것은 아니라고 해석된다. 그렇다면 농산물원산지 표시요령(1999. 12. 9. 농림부고시 제1999-82호, 이하 같다) 제4조 제2항이 “가공품의 원료로 가공품이 사용될 경우 원산지표시는 원료로 사용된 가공품의 원료 농산물의 원산지를 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더라도 이는 원산지표시방법에 관한 기술적인 사항이 아닌 원산지표시를 하여야 할 대상에 관한 것이어서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시행규칙에 의해 고시로써 정하도록 위임된 사항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법규명령으로서의 대외적 구속력을 가질 수 없고, 따라서 법원이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시행령을 해석함에 있어서 농산물원산지 표시요령 제4조 제2항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3호의 ‘원료’의 해석 (1)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제15조 제1항, 제3항에 따라 원산지의 표시대상품목·표시방법·원산지 판정기준 등에 관한 필요한 사항을 정하고 있는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3호는 ‘국내가공품(수입가공품을 국내에서 가공한 것을 포함한다)의 경우에는 그 가공품에 사용된 원료의 함량순위에 따라 원료의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정하고 있는바, 농수산물 및 이를 원료로 한 가공품에 대한 유통질서 확립과 소비자에게 원산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로 하여금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위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3호에서 말하는 ‘가공품의 원료’로 원료 가공품이 사용된 경우 원산지표시의 대상이 되는 원료라 함은 원료 농수산물이 화학적 가공단계 등을 거쳐 당초의 원료 농수산물과 다른 별개의 물질로 파악될 만큼 본질적인 차이를 갖게 될 경우에는 원료 가공품을 가리키지만 그와 같은 정도의 가공단계를 거치지 않아 본질적인 차이를 갖지 못할 경우에는 당초의 원료 농수산물 자체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제품에 주된 원료로 사용된 쌀 가공품인 혼합곡분, 미분, 활곡, 볶음쌀, 유기농 현미 등은 쌀을 뻥튀기하거나 분쇄한 것 등인데, 그 원료 가공품이 일반적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것이 아니고, 원료 농수산물을 제품에 사용하기 위하여 단순 가공한 것에 불과하여 원료 농수산물인 쌀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제품의 원산지를 표시함에 있어서는 쌀 가공품의 경우에는 그에 사용된 쌀을 원료로 보아야 한다. 2.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 여부 및 과태료 부과의 면책사유로서의 정당한 사유의 유무 가. 법원이 비송사건절차법에 따라서 하는 과태료 재판은 관할 관청이 부과한 과태료처분에 대한 당부를 심판하는 행정소송절차가 아니라 법원의 직권으로 개시·결정하는 것이므로( 대법원 1998. 12. 23.자 98마2866 결정 참조), 원칙적으로 과태료 재판에서는 행정소송에서와 같은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 여부가 문제로 되지 아니하고, 다만 위반자가 그 의무를 알지 못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어 그것을 정당시할 수 있는 사정이 있을 때 또는 그 의무의 이행을 그 당사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하는 사정이 있을 때 등 그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이를 부과할 수 없다( 대법원 2000. 5. 26. 선고 98두5972 판결 참조). 나.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과태료 재판인 원심결정에 있어서는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 여부가 문제로 되지 않고, 한편 이 사건 제품인 이유식과 같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료 농산물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고 이를 단순 분쇄 등의 방법으로 1차 가공을 하여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를 농산물원산지 표시요령 제4조 제2항에서 말하는 ‘가공품의 원료로 가공품이 사용될 경우’라고 보기는 어려울 뿐 아니라, 재항고인이 당초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장의 과태료 부과처분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함에 있어 오히려 재항고인 스스로 이 사건 제품에 농산물원산지 표시요령 제4조 제2항에 따라 원산지표시를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재항고인이 농산물원산지 표시요령 제4조 제2항을 신뢰하고 그에 따라 원산지표시를 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그 위반행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3. 그렇다면 쌀이 아니라 쌀 가공품을 이 사건 제품의 원료로 보고 그에 따라 원산지를 표시한 이 사건 제품의 원산지표시가 원산지표시방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제38조 제1항 제3호, 제15조 제3항, 구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3호, 비송사건절차법 제248조 제1항, 제2항을 적용하여 재항고인을 과태료 5,000,000원에 처한 제1심결정을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재항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농수산물의 원산지표시에 관한 법리오해,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4. 그러므로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고현철 양승태(주심) 김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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