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3도4533 판결 증거인멸·범인도피
범인도피죄 및 증거인멸죄 성립 요건과 사실혼 배우자의 친족 해당 여부
결과 요약
- 피고인이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도피시키고 증거물을 인멸한 행위는 범인도피죄 및 증거인멸죄에 해당함.
- 사실혼 관계에 있는 자는 형법상 친족에 해당하지 않아 범인도피죄 및 증거인멸죄의 특례 조항이 적용되지 않음.
사실관계
- 피고인은 공소외 1이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것을 인식함.
- 피고인은 공소외 1의 사고 차량을 치워 수리하도록 함.
- 피고인은 공소외 1을 외국으로 도피시킴.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범인도피죄 및 증거인멸죄의 성립 요건
- 범인도피죄는 범인은닉 외의 방법으로 형사사법 작용을 곤란 또는 불가능하게 하는 행위를 의미함.
- 위험범으로서 현실적인 방해 결과는 요구되지 않음.
- **'죄를 범한 자'**는 수사 대상이거나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포함함.
- **'타인의 형사사건'**은 수사 개시 전이라도 장차 형사사건이 될 수 있는 것을 포함함.
- 법원은 피고인이 공소외 1이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것을 인식하고 도피시키고 증거물을 인멸한 사실을 인정하여 유죄로 판단함.
관련 판례 및 법령
- 형법 제151조 제1항 (범인도피죄)
- 형법 제155조 제1항 (증거인멸죄)
- 대법원 1982. 1. 26. 선고 81도1931 판결
- 대법원 1995. 3. 3. 선고 93도3080 판결
- 대법원 2000. 11. 24. 선고 2000도4078 판결
- 대법원 1982. 4. 27. 선고 82도274 판결
사실혼 배우자의 친족 해당 여부
- 형법 제151조 제2항 및 제155조 제4항은 친족, 호주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범인도피죄, 증거인멸죄 등을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함.
- 사실혼 관계에 있는 자는 민법상 친족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위 조항에서 말하는 친족에 해당하지 않음.
- 법원은 피고인의 사실혼 관계 주장을 배척하고, 사실혼 배우자는 친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함.
관련 판례 및 법령
- 형법 제151조 제2항
- 형법 제155조 제4항
- 대법원 1980. 4. 22. 선고 80도485 판결
- 대법원 2001. 6. 29. 선고 2001도2514 판결
검토
- 본 판결은 범인도피죄 및 증거인멸죄의 성립 요건을 명확히 하고, 특히 '죄를 범한 자' 및 '타인의 형사사건'의 범위를 넓게 해석하여 수사 개시 전의 행위도 처벌 가능함을 확인함.
- 또한, 사실혼 배우자를 형법상 친족으로 인정하지 않아 특례 조항의 적용 범위를 제한함으로써, 법적 혼인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취지로 보임.
- 변론 시에는 피고인의 행위가 범인도피 및 증거인멸의 고의가 없었음을 주장하거나, 사실혼 관계의 실질적 유사성을 강조하여 친족 특례 적용의 확장을 시도할 수 있으나, 본 판례의 확고한 입장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
이 유
1. 형법 제151조에서 규정하는 범인도피죄는 범인은닉 이외의 방법으로 범인에 대한 수사, 재판 및 형의 집행 등 형사사법의 작용을 곤란 또는 불가능하게 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그 방법에는 어떠한 제한이 없고, 또 위 죄는 위험범으로서 현실적으로 형사사법의 작용을 방해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 요구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151조 제1항의 이른바, 죄를 범한 자라 함은 범죄의 혐의를 받아 수사대상이 되어 있는 자를 포함하며 ( 대법원 1982. 1. 26. 선고 81도1931 판결, 1995. 3. 3. 선고 93도3080 판결, 2000. 11. 24. 선고 2000도4078 판결 등 참조), 나아가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도피하게 한 경우에는 그 자가 당시에는 아직 수사대상이 되어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범인도피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고, 한편, 증거인멸죄에 관한 형법 제155조 제1항의 이른바, 타인의 형사사건이란 인멸행위시에 아직 수사절차가 개시되기 전이라도 장차 형사사건이 될 수 있는 것까지 포함한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82. 4. 27. 선고 82도274 판결 참조).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택 증거들을 위의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공소외 1이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사건 당일 그 증거물인 사고 차량을 치워 수리하도록 하는 한편, 공소외 1을 외국으로 도피하게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이 이 사건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조치는 옳고,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채증법칙을 어겨 사실을 오인하거나 범인도피죄 또는 증거인멸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2. 그리고 형법 제151조 제2항 및 제155조 제4항은 친족, 호주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범인도피죄, 증거인멸죄 등을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사실혼관계에 있는 자는 민법 소정의 친족이라 할 수 없어 위 조항에서 말하는 친족에 해당하지 않는다 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80. 4. 22. 선고 80도485 판결, 2001. 6. 29. 선고 2001도2514 판결 등 참조).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는 옳고, 거기에 형법 제151조 제2항 및 제155조 제4항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대법관 윤재식(재판장) 변재승 강신욱 고현철(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