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 1989. 6. 1. 선고 88나4073 판결 손해배상(기)
상인 간 매매에서 매수인의 목적물 검사 및 통지 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 상실
결과 요약
- 농약 제조 회사가 원료 구매 시 부타놀 종류를 특정하지 않아 아이소부타놀을 수령하였음에도 즉시 검사 및 하자 통지를 게을리하여, 그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상실함.
사실관계
- 원고(농약 제조 회사)는 1987년 5월 피고(화공약품 판매업자)에게 제초제 원료인 노말부타놀을 주문하였음.
- 원고는 과거 거래에서 '부타놀'이라고만 주문해도 노말부타놀이 배송되었기에, 이번에도 '노말부타놀'이라고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고 '부타놀'이라고만 주문함.
- 피고는 부타놀 종류에 대한 지식 없이 제3자를 통해 아이소부타놀 5,090kg을 원고에게 보냄.
- 원고는 피고가 보낸 부타놀이 당연히 노말부타놀일 것이라고 믿고, 아무런 검사 없이 3,368kg을 다른 물질과 혼합하여 부타원제를 제조함.
- 제조된 제품에 이상이 있어 6월 4일 분석 결과, 피고가 보낸 부타놀이 노말부타놀이 아님을 의심하고 뒤늦게 피고에게 성적서 및 세금계산서를 요구함.
- 피고가 보낸 세금계산서를 통해 아이소부타놀임을 알게 되어 뒤늦게 피고에게 하자 내용을 통지함.
- 원고는 피고의 잘못으로 원료비, 인건비 등 총 18,904,348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며, 과실 상계 후 15,000,000원의 배상을 청구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상인 간 매매에서 매수인의 목적물 검사 및 통지 의무
- 상인 간 매매에서 매수인은 목적물 수령 후 지체 없이 검사하여 하자를 발견하면 즉시 매도인에게 통지하여야 함.
- 검사는 해당 목적물을 거래하는 상인으로서의 전문지식과 통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가지고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함.
- 검사 및 하자 통지를 게을리한 경우, 그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상실함.
- 원고는 화학 전문가와 분석 설비(적외선분광분석기, 가스크로마토그라프)를 갖춘 전문 회사로서, 부타놀 수령 후 즉시 검사했더라면 노말부타놀이 아님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음.
- 원고는 아무런 검사 없이 아이소부타놀을 부타원제 제조에 사용하였고, 수령 후 여러 날이 지나서야 하자를 알게 되어 뒤늦게 통지하였으므로, 매수인으로서의 검사 및 하자 통지 의무를 게을리함.
- 피고가 아이소부타놀임을 알고 납품했다는 원고의 주장은 피고의 악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배척됨.
- 결론적으로, 원고는 검사 및 하자 통지 의무를 게을리하여 피고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음.
관련 판례 및 법령
- 상법 제69조 제1항: 상인간의 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은 매도인으로부터 매매목적물을 수령한 후 지체없이 이를 검사하여 그 결과 하자를 발견하면 즉시 매도인에게 그 내용을 통지하여야 함.
- 상법 제69조 제2항: 매도인이 악의인 경우 매수인의 검사 및 통지 의무가 면제될 수 있음.
검토
- 본 판결은 상인 간 매매에서 매수인의 목적물 검사 및 하자 통지 의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줌. 특히, 매수인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경우, 통상 요구되는 주의의무의 수준이 높아짐을 명확히 함.
- 원고는 농약 제조 전문 회사로서 화학 전문가와 분석 설비를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검사 절차를 생략하여 손해를 자초한 것으로 판단됨. 이는 매매 계약 이행에 있어 각 당사자가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시사함.
- 피고의 악의 여부가 쟁점이 되었으나, 이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여 원고의 주장이 배척된 점은, 악의 주장의 입증 책임이 주장하는 측에 있음을 보여줌.
판시사항
상인간의 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의 목적물검사 및 통지의무와 손해배상청구재판요지
상인간의 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은 매도인으로부터 목적물을 수령한 후 지체없이 이를 검사하여 하자를 발견하면 즉시 매도인에게 그 내용을 통지하여야 하고 이 경우의 검사는 당해 목적물을 거래하는 상인으로서 매수인이 갖고 있는 전문지식 등을 고려하여 그러한 종류의 거래에서 통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가지고 하자발견을 위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하며 위 검사 및 하자통지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그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잃게 된다 할 것이므로, 농약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가 제초제 제조를 위하여 필요한 원료인 노말부타놀을 주문·구입함에 있어 이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아니한 채 단순히 부타놀이라고만 표시한 결과 화공약품업자로부터 아이소부타놀을 배달받아 이를 노말부타놀로 믿고 아무런 검사도 하지 아니한 채 막바로 그에 다른 물질을 혼합하여 부타원제를 제조하였다면 농약제조회사로서는 위 아이소부타놀을 수령한 후 지체없이 이를 검사하여 그 하자를 통지하여야 할 의무를 게을리 한 잘못이 있어 그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참조판례
대법원 1987. 7.21.선고 86다카2446 판결(공1987,1380대구고등법원
제3민사부
판결
원심판결제1심 대구지방법원(87가합1551 판결)
주 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1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1,2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는 판결 및 가집행선고이 유
1.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 1호증의 1, 2(외상매입장 표지 및 내용), 갑 제8호증, 갑 제17호증의 1, 2, 3(각 세금계산서), 갑 제10호증의 2(내용증명), 공성부분 및 수령사실에 다툼이 없는 갑 제10호증의 3(내용증명), 원심증인 소외 1의 증언에 의하여 각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5호증의 1, 2(사업지시서표지 및 내용), 갑 제6호증의 1, 2(생산일지표지 및 내용), 원심증인 소외 2의 증언에 의하여 각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13호증의 1, 2(장부표지 및 내용)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소외 1, 소외 2, 소외 3, 당심증인 소외 4의 각 증언(단 위 증인 소외 3의 증언 중 뒤에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농약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로서 1987.1.경부터 화공약품판매업을 영위하는 피고로부터 메타놀, 유화소다, 아세톤 등 화공약품을 구매하여 왔는데, 같은 해 5월 초순경 제초제인 부타원제를 제조하다가 그 원료인 노말부타놀이 부족하여 총무부장인 소외 2를 시켜 급히 피고에게 노말부타놀 5,090킬로그램을 주문한 사실, 그런데 부타놀에는 원래 노말부타놀(normalbtanol), 아이소부타놀(iso-butanol), 세컨더리부타놀(secodary butanol), 터셔리부타놀(teriary butanol)등 여러 종류가 있는 바, 그 중에서 농약의 원료로는 노말부타놀만 사용되며, 원고가 피고와의 위 거래 이전에 소외 세원기업주식회사와 거래할 때 원고가 부타놀을 주문하면 위 회사에서는 으례 노말부타놀을 보내왔기 때문에, 위 소외 2는 피고에게 위와 같은 노말부타놀을 주문함에 있어서도 "노말부타놀"이라고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아니하고 늘상 해오던 대로 그냥 "부타놀"이라고만 하였고, 그때까지 부타놀에 관하여는 원고와 거래가 없었던 피고는 화공약품대리점을 경영하는 소외 3에게 다시 전화로 주문하여 그를 통하여 같은 해 5.28. 원고에게 아이소부타놀 5,090킬로그램을 보낸 사실, 당시 피고가 위 부타놀의 종류, 성분, 수량 등을 기재한 성적서나 세금계산서 등을 함께 보내오지 아니하였으나 원고는 피고가 화공약품 취급상인으로서 위험물취급자격자이고 그때까지의 거래를 통하여 원고가 농약제조회사임을 알고 있었으니 피고가 보내온 위 부타놀이 당연히 노말부타놀일 것이라고 믿고 그중 3,368킬로그램을 엠.알.엠(MRM) 6,600킬로그램에 혼합하여 부타원제를 만들었는 바, 그 제품이 이상하여 같은 해 6.4. 제품을 분석하여 본 결과 피고가 보내온 부타놀이 "노말부타놀"이 아님을 의심하고 비로소 피고에게 성적서, 세금계산서 등을 요구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가 위 소외 3으로부터 받은 세금계산서를 기초로 작성하여 보내온 세금계산서(갑 제8호증, 발행일은 애초의 납품일인 같은 해 5.28.로 기재하였다)를 보고 위 부타놀이 노말부타놀이 아니라 농약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아이소부타놀임을 알게 되어 뒤늦게 피고에게 그 내용을 통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없다.
2. 원고는 위 인정사실을 기초로 하여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서, 원고가 피고에게 농약의 원료로 쓰이는 부타놀, 즉 노말부타놀을 주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화공약품상이며 위험물취급자격자인 피고가 노말부타놀과 아이소부타놀이 같은 것으로 잘못 알고 위와 같이 원고에게 아이소부타놀을 보내왔고, 그것이 노말부타놀인 것으로 믿은 원고가 거기에 위 엠알엠을 혼합하여 부타원제를 제조하려 하였으나 제초제로 사용할 수 없는 폐품만 만들게 되어 원료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는바, 원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잘못으로 원료비, 인건비, 동력비, 분석비 등 합계 금 18,904,348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여 그중 원고의 과실을 고려하여 스스로 과실 상계한 나머지 금 15,000,000원의 배상을 구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원·피고 사이의 위 부타놀거래는 상인간의 매매에 해당한다 할 것으로, 일반적으로 상인간의 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은 매도인으로부터 매매목적물을 수령한 후 지체없이 이를 검사하여 그 결과 하자를 발견하면 즉시 매도인에게 그 내용을 통지하여야 하고(상법 제69조 제1항), 이 경우의 검사는 당해 목적물을 거래하는 상인으로서 매수인이 갖고 있는 전문지식 등을 고려하여 그러한 종류의 거래에서 통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가지고 하자발견을 위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하며, 만일 위 검사 및 하자통지를 게을리 한 경우에는 그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잃게 된다 할 것인데(위 같은 법 조항),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5호증의 1, 2(화학약품편람표지 및 내용), 갑 제18호증의 1, 2(사실조회회보서 및 검토의뢰서), 갑 제19호증의 1, 2(조회회시에 대한 보완 및 검토의견서보완)의 각 기재와 당심증인 소외 5의 증언(단 뒤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노말부타놀과 아이소부타놀이 비록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무색 투명하고 냄새가 비슷하여 쉽게 구별이 안되나, 양자가 비중 및 비등점이 다를 뿐만 아니라 원고회사에는 독일 하이델베르그대학 화학과를 졸업하고 국방연구소장으로 근무하는 화학전문가가 있어 원고가 보유하고 있음을 자인하는 적외선분광분석기와 가스크로마토그라프를 이용하면 쉽게 양자를 구별할 수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에 일부 반하는 위 증인 소외 5의 증언부분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없는바, 그렇다면 원고는 화공약품을 원료로 농약을 제조하는 전문회사로서, 위와 같이 화학전문가인 연구소장이 있고 분석설비까지 갖추고 있는 점에 비추어 피고로부터 위 부타놀을 수령한 후 지체없이 이를 검사하였더라면 그것이 원고가 애초에 주문한 노말부타놀이 아님을 쉽게 발견할 수 있고, 따라서 즉시 그 사실을 피고에게 통지할 수 있었을 터인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 부타놀을 수령한 후 아무런 검사를 하지 아니한 채 막바로 이를 부타원제의 제조에 사용하였기 때문에 위 수령후 여러날이 지나서야 비로소 위 부타놀이 원고가 주문한 노말부타놀이 아님을 알게 되어 뒤늦게 피고에게 그 내용을 통지함으로써 매수인으로서의 검사 및 하자통지의무를 게을리 하였다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위 부타놀을 원고에게 납품할 때 그것이 원고가 주문한 노말부타놀이 아님을 알고 있었으므로상법 제69조 제2항에 의하여 원고는 여전히 위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을 피고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위 증인 소외 3의 증언부분은 위 갑 제10호증의 2의 기재와 위 증인 소외 1, 소외 4의 각 증언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위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의 위 부타놀주문 실무담당자인 위 소외 2나 화공약품상인 피고 모두 위 거래당시 도대체 부타놀에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여러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달리 피고의 악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없다 할 것이다.
3. 그렇다면 검사 및 하자통지의무를 게을리 한 원고로서는 피고에게 그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니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없이 기각할 것인 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원판결은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항소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판사 송재헌(재판장) 박태범 민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