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이 투표권 없는 자의 명의를 도용하여 당내경선에 투표한 행위는 공직선거법상 '당내경선의 자유 방해'에 해당하지 않아 무죄로 판단됨.
사실관계
피고인은 자신이 지지하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고자, 평소 알고 지내던 공소외 1의 인적사항으로 ○○○○당 당원으로 가입하여 선거권을 획득함.
피고인은 공소외 1이 당원 가입 및 경선 참여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녀 명의로 온라인 투표 시스템에 접속하여 인증번호를 입력한 후, 자신이 지지하는 비례대표 후보 공소외 2에게 투표함.
검사는 피고인의 행위가 위계로써 공소외 1의 당내경선의 자유를 방해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공소 제기함.
원심은 공소외 1이 투표권이 없는 자이고 투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으므로, 피고인의 행위가 당내경선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함.
검사는 공소외 1에게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자유가 있으며, 피고인의 행위가 이를 직접적·현실적으로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항소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공직선거법상 '당내경선의 자유 방해'의 의미 및 적용 범위
법리: 공직선거법 제237조 제5항 제2호는 '위계·사술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당내경선의 자유를 방해한 자'를 처벌함. 여기서 '당내경선의 자유'는 투표의 자유와 경선운동의 자유를 의미함.
법리: 같은 조항의 다른 호들이 경선운동 및 투표에 관한 행위 그 자체를 직접 방해하는 행위들을 열거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제2호에서 정한 '위계·사술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당내경선의 자유를 방해'하는 행위는 경선운동이나 투표에 관한 행위 그 자체를 직접 방해하는 행위를 의미함.
법원의 판단: 공소외 1은 ○○○○당 당원이 아니었으므로 애초부터 이 사건 당내경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지위에 있지 않았음.
법원의 판단: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자유는 투표권이 있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투표권이 없는 공소외 1에게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자유가 방해받았다고 볼 수 없음.
법원의 판단: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는 공소외 1의 당내경선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방해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심의 무죄 판단은 정당함.
관련 판례 및 법령
공직선거법 제237조 제5항 제2호: 당내경선과 관련하여 ‘경선운동 또는 교통을 방해하거나 위계·사술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당내경선의 자유를 방해한 자’에 대하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함.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2737 판결: "위계·사술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당내경선의 자유를 방해"하는 행위는 경선운동이나 투표에 관한 행위 그 자체를 직접 방해하는 행위를 말함.
검토
본 판결은 공직선거법상 '당내경선의 자유 방해' 죄의 성립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여, 단순히 명의를 도용하여 투표한 것만으로는 해당 죄가 성립하지 않음을 명확히 함.
특히, '투표권이 없는 자'의 명의를 도용한 경우, 그 명의자의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자유'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를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함.
이는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적용에 있어 행위의 직접성과 피해자의 법익 침해 여부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태도를 보여줌.
1. 항소이유의 요지
원심은 공소외 1에게 투표권이 없기 때문에 피고인의 행위가 공소외 1의 당내경선의 자유 자체를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투표권이 없는 사람(동의 없이 경선 선거인으로 등록된 사람)에게도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고 할 것인데, 피고인이 공소외 1의 이름으로 실제 투표를 함으로써 공소외 1의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권리가 직접적·현실적으로 방해받았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에 대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하여 평소 알고 지내던 공소외 1의 인적사항으로 ○○○○당 당원으로 가입하여 당비를 납부함으로써 선거권을 획득한 후 그녀의 명의로 피고인이 지지하는 후보자에게 투표를 하기로 마음먹고, 2012. 3. 14. 13:10경 광주 서구 (주소 생략)빌딩 10층 △△△△△△△ 호남지점 사무실 내에 설치된 직장동료 공소외 3이 사용하는 컴퓨터에서, 자신이 ○○○○당 당원으로 가입된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위 ○○○○당 일반비례대표 온라인 경선에 참여한다는 사실 역시 알지 못하는 공소외 1 명의로 위 온라인투표시스템에 접속한 후 피고인이 사용중인 휴대전화[(휴대전화번호 생략), 위 공소외 1 명의로 2011. 5. 26.경 가입]로 전송받은 인증번호를 입력한 다음 같은 날 13:11:00부터 13:12:33까지 위 온라인 경선 투표를 하면서 비례대표 후보인 공소외 2에게 투표하여 위계로써 공소외 1의 당내경선의 자유를 방해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공소외 1 명의를 도용하여 이 사건 당내경선에서 비례대표 후보인 공소외 2에게 투표하였다고 하더라도, 공소외 1은 투표권이 없는 자이고, 자신의 명의로 이 사건 당내경선에서 투표를 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당내경선의 자유를 방해할 추상적인 위험을 초래한 정도에 불과하고, 이를 공소외 1의 당내경선에서 투표하지 않을 자유 그 자체를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공직선거법 제237조 제5항 제2호는 당내경선과 관련하여 ‘경선운동 또는 교통을 방해하거나 위계·사술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당내경선의 자유를 방해한 자’에 대하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당내경선의 자유’는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내경선에서의 ‘투표의 자유’와 경선 입후보의 자유를 포함한 ‘경선운동의 자유’를 말한다. 한편, 같은 항이 당내경선의 자유를 방해하는 행위로서 제1호에서 폭행·협박, 유인, 불법 체포·감금행위를, 제2호에서 경선운동 또는 교통의 방해행위를, 제3호에서 업무·고용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지휘·감독을 받는 자에게 특정 경선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를 열거하고 있는바, 이들은 어느 것이나 경선운동 및 투표에 관한 행위 그 자체를 직접 방해하는 행위들인 점에 비추어 보면, 같은 항 제2호에서 정한 “위계·사술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당내경선의 자유를 방해”하는 행위는 같은 호 전단의 경선운동 또는 교통을 방해하는 행위에 준하는 것, 즉 경선운동이나 투표에 관한 행위 그 자체를 직접 방해하는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2737 판결 참조).
2)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것과 같이, 공소외 1은 ○○○○당 당원이 아니므로 애초부터 이 사건 당내경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지위에 있지 않았다. 검사는 공소외 1의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자유가 방해받았다고 주장하나,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자유는 공소외 1에게 투표권이 있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